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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신고하면 바보…업체 죄없다?
입력: 2010.12.30 10:29 / 수정: 2010.12.30 10:29

[더팩트|황준성기자] 2010 핫이슈 중 하나가 식품업계 이물질 사고다. 최근 발견된 동원F&B의 닭가슴살 캔 파리부터 농심의 육개장 벌레, 롯데햄의 비닐까지 다양한 종류의 이물질이 발견돼 소비자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특히 식품위생안전을 보장한다는 HACCP(이하 해썹) 지정업체의 식품에서도 자주 이물질이 발견돼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물질 신고를 해도 막상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식약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 조사를 벌이지만 해썹 지정업체의 경우 대부분 제조상의 문제가 아닌 유통상의 문제 등을 들기 때문에 이물질 유입에 대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것이 허다하다.

◆ “블랙컨슈머 아닌데 하소연할 곳도 없고”

지난 10월26일 전라북도에 사는 정모씨는 동원F&B의 양반김에서 벌레를 발견했다. 정씨는 “개봉한 양반김에서 갈색의 바퀴벌레로 보이는 벌레를 발견했다”며 “첫 장과 두 번째 장 사이에 눌려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바로 동원F&B 고객상담실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이에 방문한 해당업체 직원은 제품회수를 권유했다. 하지만 정씨는 벌레의 유입 과정이나 조사 결과를 통보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에 동원F&B 측의 제품회수를 거부했다.

결국 벌레 나온 양반김은 현행법에 따라 식약청의 조사를 받게 됐다. 하지만 결과는 불보듯 뻔했다. 제조상의 문제가 아니라고 통보받은 것. 그것도 동원F&B의 연락이 아닌 식약청에서 보낸 등기에 의해 알게 됐다.

정씨는 자신이 ‘블랙컨슈머’로 취급받았다는 의심을 버릴 수 없었다고 전했다. 정씨는 “제조상 문제가 아니라면 내가 고의적으로 벌레를 집어넣었다는 것인가”라며 “확실한 설명 없이 단순히 제조상 문제가 아니라고만 하니, 결국 내가 했다는 소리밖에 더 되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최소한 동원F&B 측에서 전화라도 해서 식약청 결과를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처음 신고할 때에는 제품 교환, 상품권 제공 등 여러 수법으로 유혹하더니 시간이 지났다고 나몰라라 하면 되겠냐”며 “자주 먹었던 김에서 벌레 나온 것도 화나는데 블랙컨슈머 취급까지 받아야 하냐”고 덧붙였다.

◆ 해썹은 소비자 아닌 업체위한 제도?

이처럼 식품 이물질 중 벌레가 나왔을 경우 식약청은 대부분 ‘유통과정 중 혼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변한다. 실제로 식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화랑곡 나방의 애벌레 경우 포장지를 뚫고 제품에 서식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랑곡 나방 애벌레가 아닐 경우에는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 다만 유통상 등의 문제를 들며 제조상에는 문제가 없다고만 밝힌다. 올해 만해도 풍뎅이, 파리, 비닐, 쇠붙이 등 식품 이물질들이 발견됐지만 해당 업체는 뒷수습에만 급할 뿐 식약청의 조사결과를 대부분 밝히지 않았다. 식약청도 전체 이물질 보고 건수 중 제조공정상의 실수로 드러난 10%가량의 조사결과만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랑곡 나방 애벌레일 경우 업체들은 신속하게 언론 등에 해명한다. 하지만 그 외의 이물질은 식약청의 조사를 받겠다는 말만 할뿐 조사 후에 대한 발표는 깜깜 무소식이다”라고 말했다.

또 식약청과 해썹 지정업체들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을 것일 수도 있지만, 만일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이 혼입된 것으로 밝혀지면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해썹 인증을 해준 식약청이 오히려 철퇴를 맞을 수 있어서다. 때문에 식약청도 해썹 지정 업체의 이물질 조사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이물질 유입에 대해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제품을 만드는 시점은 과거고 벌레를 발견·조사하는 시점은 현재기 때문에 원인 규명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상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할 시 이물질 유입에 대한 부가적인 가능성을 설명하는 방안도 검토 하겠다”고 덧붙였다.

yayajoon@tf.co.kr

<관련기사>

▶ 동원F&B ‘양반김’에 ‘닭가슴살캔’까지…잇따른 벌레 이물질 논란

▶ 벌레 나온 ‘양반김’, 동원F&B 오히려 ‘블랙컨슈머’ 취급?

<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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