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종열·황준성기자] "왜 자꾸 죽지? 흉조인가?"
세계 1위의 철강그룹 포스코가 물고기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 사옥에 설치한 38억원짜리 대형 수족관의 물고기들이 자꾸 죽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 이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물고기의 죽음을 놓고 "흉조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사실 포스코가 수십억짜리 수족관을 설치한 것은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또 철강사라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바다에서 벌이는 환경운동을 알린다는 취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물고기들이 하나둘 죽으면서 포스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족관 유지 관리는 물론이고, 물고기를 다시 사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있어서다. 재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포스코의 럭셔리 수족관에 대해 알아봤다.
◆ 국내 기업 사옥 중 가장 비싼 볼거리?
국내 철강업계 1위 답게 포스코의 손은 컸다. 38억원을 들여서 대형 수족관을 만든 것. 수족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 연결돼 있으며 폭 5m, 높이 9m에 이른다. 또 수조는 12cm에 달하는 아크릴로 만들어졌다. 그 가격만 해도 12억원에 달한다.
수족관에는 총 2,000여 마리, 40종에 이르는 열대어가 수족관을 헤엄치고 있다. 산호 30여종과 바다거북, 상어 등도 있다. 물고기들은 대부분 희귀어종이거나 값비싼 열대어들이며 ‘나폴레옹피시’와 같이 얼굴 생김새가 특이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열대어도 있다.
설치부터 관리까지 모두 코엑스 아쿠아리움측에서 맡았다. 국내 최고의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만큼 외관부터 수족관 속 전경까지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지난 2009년 5월 시공에 들어가 지난 9월에 준공 및 오픈식을 가졌다”며 “최대한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국내 기업 사옥 중 가장 비싼 볼거리”라며 “보통 값비싼 열대어나 바다거북을 보기 위해서 유료의 수족관을 찾아야 하지만 포스코 서울 사옥에 오면 공짜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고가의 대형 수족관인 만큼 관리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수족관 전문 관리인은 “바다거북이나 희귀어종, 산호들이 많아 관리하는데 꽤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이정도 규모의 수족관인 경우 연간 수천만원의 관리비가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자세한 관리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담수, 정화 등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통해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 수천만원의 열대어들 죽어나가? 흉조?
그러나 지난 10월 38억원을 들여 만든 포스코 서울 사옥 수족관에서 물고기들이 집단으로 폐사했다. 하루에 10마리가 넘는 고가의 열대어들이 죽어나간 것.
또 심지어 한때 바다거북마저 자취를 감췄다. 이로 인해 장수를 상징하는 바다거북이 죽었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불길한 징조가 아니냐는 설마저 돌았다.
포스코 측은 이에 대해 “수족관 관리 중 하나로 물고기용 약제를 수조에 풀기위해 파충류인 바다거북을 꺼내어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잠시 맡겨둔 것”이라며 “죽은 것이 아닌 잠시 따로 관리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많은 물고기들이 죽었다. 모두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물고기들이라 그 액수만 해도 엄청나다. 하지만 문제는 세간에 떠도는 소문. 흉조가 아니냐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에 수조를 설치하면 스트레스 때문에 죽는 물고기들이 생긴다”며 “최대한 물고기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물고기들도 적응해서 죽는 일이 없다”며 “흉조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또 “포스코 서울 사옥에서 주말에 주차장을 개방할 뿐만 아니라 음악회와 예식을 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와서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