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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두박질’ 두산DST, 명품 K21장갑차 잇단 사고 명예 실추
입력: 2010.09.23 10:14 / 수정: 2010.09.23 10:14

[황준성기자] 두산DST, 방산업체로 홀로서기…결코 쉽지 않아

두산DST의 행적은 마치 드라마 같다. 지난해 천당과 올해 지옥을 오가는 극과극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 두산DST는 지난 2009년 초 방산 전문업체로 신설 법인 된 후, 금융위기가 뒤엎었던 지난해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며 승승장구 했지만 올해에는 급전직하하고 말았다. 두산DST의 자랑인 K21장갑차의 결함이 발견돼 그 이미지가 낭떠러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DST는 지난해 1ㆍ4분기 두산그룹 계열사중 최대 매출 증가율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다수의 사업 수주 계약 실적을 올리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당시 업계에서는 매출 5,000억원 수준이었던 두산DST 매출이 2010년에는 1조원을 넘어 설 것으로 예상했다.

군사 전문가는 “두산DST는 지난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차기 다련장 발사대 및 탄약운반차 개발 우선협상 대상 업체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지난 2009년에서만 5건의 연구개발 신규 사업 과제를 획득했다”며 “수주 잔고는 지난해 4,578억원 규모의 K21 보병 전투장갑차 사업 등을 포함해 총 1조7,000억원 규모에 달했다”고 말했다.

◆ 헬기 잡는 K21장갑차, 세계에서도 인정받아?

두산DST가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에는 K21장갑차의 공이 크다. K21장갑차로 인해 두산DST는 세계적으로 기업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을 뿐만 아니라 ‘명품 장갑차’ 생산 업체로 인정받았기 때문. 군사 전문가는 “K21장갑차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두산DST의 자랑 K21장갑차의 연구제작 업무는 1999년부터 시작됐다. 한국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구체적인 개발업무를 맡고 두산인프라코어와 기타 10여 개의 국방사무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K21장갑차 개발은 7년에 걸쳐 이뤄졌다”며 2007년 샘플에 대한 전체 테스트 업무를 마치고 대량 생산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K21장갑차의 가장 큰 장점은 화력과 기동성을 뽑을 수 있다. K21장갑차는 기존 주력 장갑차인 K200장갑차가 가지고 있던 7.62㎜ 기관총에다 40㎜ 중구경포를 더해 화력이 강화됐다. 특히 근접신관 기능이 있는 40㎜포 복합 기능탄은 적 헬기도 격추시킬 수 있다. 또 K21은 울퉁불퉁한 야지에서도 K200에 비해 두 배가량 빨라진 시속 40㎞로 기동할 수 있으며 ‘에어백 부양장치’를 통해 물 위에서도 최대 시속 7.8㎞까지 주행할 수 있다.

생존력도 크게 향상됐다. K21은 장갑판 사이에 알루미늄 등 여러 소재를 배열한 ‘복합 적층’ 장갑을 사용한다. 이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가벼우면서도 20~40㎜ 사이의 중구경 무기에 대한 방호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K21장갑차의 성능은 세계 어느 장갑차와 견주어도 부족함 없다”며 “빠른 기동력으로 병력을 수송해야하는 장갑차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장갑차”라고 말했다. 이어 “장갑차의 주적 헬기까지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장갑차의 단점을 최소화 했다”고 덧붙였다.

◆ 결국 아군 잡는 장갑차로 전락,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두산DST의 승승장구는 길지 못했다. K21장갑차의 명예에 찬물을 끼얹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 지난 7월 29일 시험 훈련 중이던 K21장갑차가 저수지에 침몰해 장병 1명이 숨졌다.

사고를 당한 K21장갑차는 도하 훈련을 위해 저수지에 들어갔다. 하지만 빠져나오지 못하고 운행이 중지됐다. 사고 당시 K21장갑차에는 제작 업체인 두산DST 직원 1명과 현역 장병 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사고 직후 두산 직원과 이등병은 탈출했으나 김모 하사(23)는 빠져나오지 못해 결국 숨을 거뒀다.

K21장갑차의 침몰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도 K21장갑차는 경기 양평 남한강 일대에서 도하 시험운용을 하던 중 엔진이 꺼지면서 침수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시 “전남 장성에서 발생한 K21장갑차 침몰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며 “조사단에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 제조업체(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K21장갑차의 침몰사고가 잇따르자 두산DST의 이미지는 낭떠러지로 추락했다. 또 ‘명품 장갑차’라고 일컬어지는 K21장갑차의 명예도 곤두박질쳤다. 업계 관계자는 “적군을 잡아야 하는 장갑차가 우리나라 군인을 잡았다”며 “어서 빨리 원인 규명이 이뤄져 두 번 다시 이러한 사고가 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지난 16일 K21장갑차의 사고 원인을 밝혔다. 기본적 장비 사용법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는 것. 방위사업청의 자료에 따르면 K21장갑차는 강을 도하할 때 1개 분대원(10명)이 탑승해야 하며 탄약 및 군장 등 장비도 모두 싣도록 설계됐지만 지난 7월 훈련 당시에는 3명만 탑승했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장비도 싣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는 “K21장갑차는 엔진이 앞에 달려 있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있다”며 “최초 설계된 것처럼 훈련 때에도 1개 분대원과 모든 장비들을 실어야 부력장치에 의지해 도하하는 과정에서 앞뒤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당시 이를 무시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DST 관계자도 “K21장갑차는 처음부터 실전을 대비해 설계됐다”며 “훈련 상황이라 해도 기본 설계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군도 앞으로 K21장갑차를 훈련용으로 사용할 경우 2.1t 무게의 덩어리 더미를 달기로 했으며 방탄막도 보완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사고에 대한 모든 의혹이 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군은 최초 사고원인에 대해 K21장갑차의 기본 설계 오류라고 밝혔지만 지난 16일에는 운용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말 바꾸기가 자주 일어났기 때문에 발표된 모든 말을 믿기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

업계 관계자는 “말 바꾸기가 상습적으로 이뤄지는 현실이기 때문에 모든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무기들의 사고가 잇따르는데 어서 빨리 원인을 밝혀 다시는 국내 무기들의 명예가 실추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yayajo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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