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미국)=나지연기자] "美쳤다."
코리안돌이 강렬한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1만 5,000여 미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장장 4시간에 걸쳐 열린 SM타운 콘서트는 케이팝 선율로 LA 밤하늘을 수놓으며 아이돌의 미국 진출에 대한 희망을 쏘아올렸다.
'2010 SM타운 월드투어(SMTOWN LIVE'10 WORLD TOUR)' LA 공연이 4일 오후 7시(현지시각) 미국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렸다. 보아, 강타, 유노윤호,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에프엑스, 샤이니 등 SM소속 가수들과 배우 등 총 43명이 참석한 첫 미주 콘서트였다.
스테이플스 센터는 미 최고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 개최지로 비욘세, 저스틴 팀버레이크, 레이디 가가 등 할리우드 최정상 가수들만 설 수 있는 공연장이다. 한국 가수가 공연을 펼친 것은 SM타운이 처음. 하지만 첫술에 전 좌석을 매진시키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미국에 케이팝의 존재를 각인시킨 'SM타운 월드투어' LA공연을 직접 살펴봤다. 그리고 현지에서의 반응과 그 의미를 짚어봤다.

◆ "SM타운, 다양한 무대 연출 눈길"
SM타운의 LA공연은 43명이라는 아티스트 숫자만큼 다양하게 채워졌다. 에프엑스를 필두로 강타, 샤이니,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보아 등 이 개인무대와 합동공연을 통해 특별한 스테이지를 이어갔다. '따로 또 같이'가 시너지를 내 공연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것.
개인 공연은 화려한 무대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동방신기'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와이어를 타고 공중에서 내려오는 스케일을 선보였다. 보아는 미국과 한국 앨범 곡을 동시에 소화하며 '아시아의 별'의 면모를 입증했다. '슈퍼주니어'는 딱 떨어지는 군무로 남성미를 과시했다.
크로스오버 합동공연도 눈에 띄었다. '소녀시대' 제시카는 동생인 '에프엑스' 크리스탈과 케샤의 '틱톡'을 선보였다. 강타와 아라는 '7989'를 듀엣으로 불렀고, '샤이니' 태민은 이연희와 팝송 '슬로우모션'을 소화했다. 온유와 려욱도 발라드로 화음을 맞췄다.
특별스테이지도 다양했다. 특히 슈퍼주니어 '쏘리쏘리', 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 샤이니 '링딩동', 에프엑스 '누예삐오' 등 SMP(SM특유의 음악 스타일을 칭하는 용어)곡으로 꾸민 무대는 SM만의 색깔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은혁, 루나, 효연, 태민의 댄스 퍼레이드도 화려했다.

◆ "1만 5,000팬 달군 코리안 돌"
4시간에 걸친 공연의 열기는 뜨거웠다.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은 1만 5,000여명의 팬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끝까지 열광적인 환호로 SM타운 콘서트에 화답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할 때 만큼은 한 마음 한 뜻, 피부색은 상관없었다.
공연 시작 전부터 스테이플스 주변은 해외 팬들로 북적였다. 이 중에는 유럽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도 있었고, 미국 동부에서 넘어온 팬도 있었다. 이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얼굴이 새겨진 옷과 부채, 현수막 등 응원도구와 직접 만들어 오기도 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미국 대학생 제이슨(19)은 "지난해 '소녀시대'를 유투브 영상으로 처음 본 후 팬이 됐다. 소녀시대가 미국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티켓을 예매했다"면서 "공연장에 오기 위해 응원 도구도 직접 구입해 왔다"며 설레이는 마음을 표현했다.
열기는 공연장에서도 이어졌다. 센터에 운집한 팬들은 발라드곡이 나올 때 형광봉을 좌우로 흔들며 박자를 맞췄다. 화려한 퍼포먼스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나올 때면 팬끼리 한데 모여 응원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SM타운 콘서트가 끝나고 만난 미국 고등학생 엘리샤(18)는 "동영상이나 드라마 등을 통해서 보다가 직접 무대를 보니 노래 실력도 뛰어나고, 퍼포먼스도 수준급이었던 것 같다"라면서 "다음에 또 미국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 응원을 하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K팝의 희망, 미국에 쏘았다"
기대 이상의 미국 공연. 물론 그 안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보아의 공연 도중에는 음악이 겹쳐 나와 잠깐 무대가 중단되는 실수가 있었고, 일부 가수들의 노래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아티스트와 팬 사이에 어색한 기운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SM타운의 미국 공연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우선 세계 진출의 교두보가 될 미국에 케이팝의 희망을 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70% 이상이 외국인임을 고려할 때 케이팝과 해외팬의 교감은 그리 먼 미래가 아니었다.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는 진리가 확인된 셈.
또한 케이팝의 위상이 높아진 걸 알 수 있었다. 유투브 등 해외 동영상 사이트의 영향이 컸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이미 코리안돌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꿰고 있었다. 온라인으로 연결된 세상이 케이팝의 해외진출을 앞당겼고, 이것이 한국 가요의 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 김영민 대표는 "SM소속 가수들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여건과 상황만 갖춰진다면 매년 SM타운 콘서트를 미국에서 열어 팬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글=나지연기자,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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