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장단 인사 단행…CEO 대부분 유임
다른 기업도 '안정 속 쇄신'에 무게 가능성
![]() |
| SK그룹이 30일 주요 계열사 CEO를 유임하고, 일부 경영진을 교체하는 '안정 속 쇄신' 기조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4대 그룹 최고경영자(CEO) 인사의 막이 올랐다. 가장 먼저 SK그룹이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을 유임하면서 에너지 계열 경영진을 재편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경영 연속성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안정 속 쇄신'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SK그룹은 30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결정한 2027년도 사장단 인사 내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해당 인사 내용을 살펴보면,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장용호 CEO가 유임됐고, 핵심 계열사 SK하이닉스를 2022년부터 이끈 곽노정 CEO 역시 내년에도 회사를 이끈다. SK그룹의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또한 최창원 의장 체제가 유지된다.
지난해 사장단을 대거 교체한 만큼, 올해는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의장 체제가 유지된 것은 기존의 사업 체질 개선 작업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그간 SK그룹은 사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적극 추진해 왔다.
CEO 대부분이 유임되더라도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SK그룹은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리더를 앞세워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했다. SK㈜의 경우 포트폴리오 관리 전문가인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을 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력·에너지 전문가인 정승일 SK㈜ 미래성장담당 사장을 신임 CEO로 내정했으며, SK㈜ 운영 전반을 총괄해 온 강동수 사장을 SK이노베이션의 각자 대표이사 및 SK에너지 대표이사로 전진 배치했다.
곽노정 CEO 체제를 유지한 SK하이닉스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사장급 핵심 보직을 재배치했다. 안현 개발총괄 사장이 미국 현지에 사장급 조직으로 신설되는 미주총괄을 맡게 됐고, 후임 개발총괄에는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사장)이 선임됐다. 또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을 맡아 온 윤풍영 사장은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 총괄사장으로 선임돼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맡는다.
![]() |
| 재계는 삼성전자의 전영현(오른쪽)·노태문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차세대 실무형 리더가 전진 배치됐다.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으로 승진해 멤버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그룹의 미래 준비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SK는 기존 미주·중국·일본 외 동남아 지역 총괄을 신설하고 추형욱 사장을 보임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차원의 해외 사업 리더십 강화에도 나섰다.
재계에서는 다른 기업들도 '안정 속 쇄신' 무게를 둔 CEO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방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 '투톱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사는 두 대표이사가 겸직 중인 메모리사업부장과 모바일경험사업부장에 젊은 경영진이 재배치될지 여부다.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 및 임원 인사 시기는 통상 11월 말~12월 초로, 올해 발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LG그룹도 인사 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CEO를 교체해 올해는 '변화'보단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전문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으로 젊은 인재를 발탁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특유의 인사 기조는 유지돼 올해도 R&D 인재가 적극 중용될 것으로 추측된다. LG그룹은 이달 내내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11월 중순쯤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현대차그룹도 불확실성이 큰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리더십을 대거 교체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4대 그룹 외 기업 중에서는 롯데그룹이 지난 2년간 CEO 41명을 물갈이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미래 준비 등 현재 주요 경영 화두를 생각하면 모험보단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