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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차밭 펼쳐졌다…차지, '세계 첫 매장 디자인' 청량리서 공개 [TF현장]
입력: 2026.10.23 16:30 / 수정: 2026.10.23 16:30

전 세계 7000곳 중 '루티드 인 티' 첫 적용
청과시장 착안 사과 특화메뉴 3종 선봬
진출 반년 만에 서울 11곳…'커피 틈새' 공략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1층에 문을 연 글로벌 모던 티 브랜드 차지(CHAGEE) 11호점 매장이 음료를 주문하려는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유연석 기자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1층에 문을 연 글로벌 모던 티 브랜드 차지(CHAGEE) 11호점 매장이 음료를 주문하려는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유연석 기자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통유리창 너머로 따스한 흙빛 벽면과 나무 프레임이 시선을 붙잡는다. 백화점 특유의 화려함 대신 차분한 찻집의 공기가 흐른다.

23일 낮 서울 동대문구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1층. 글로벌 모던 티 브랜드 차지(CHAGEE)의 국내 11호 매장 '롯데몰 청량리점'이 문을 연 현장이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매장 앞에는 새 공간과 한정 메뉴를 맛보려는 발길이 길게 늘어섰다.

차지는 2017년 중국 윈난성에서 출발한 대형 티 브랜드다. 지난 1월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라이브 방송에서 마신 뒤 호평해 국내에서는 '장원영 밀크티'로 입소문을 탔다.

명품 가방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컵 디자인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구기도 했다. 지난 4월 강남·용산·신촌 등 3곳을 동시에 열며 한국에 발을 들인 지 반년 만에 매장을 11곳까지 넓혔다.

◆ 차밭 옮겨놓은 공간…세계 최초 '루티드 인 티' 적용

이번 청량리점은 차지가 서울 동북권에 처음 낸 거점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새로운 공간 실험과 지역 맞춤 메뉴'다. 차지는 전 세계 7000여개 매장 가운데 차세대 공간 콘셉트인 '루티드 인 티(Rooted in Tea)'를 이곳에 가장 먼저 적용했다.

'차에 뿌리를 둔'이라는 의미의 루티드 인 티는 '차는 언제나 차지의 중심에 있다'는 브랜드 철학을 공간 전체로 옮겨낸 디자인이다. 차를 단순히 파는 음료에 그치지 않고 공간을 구성하는 근본 바탕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실제로 매장에 들어서면 전통 다정(茶亭)의 간결한 형태를 본뜬 구조물과 함께 은은한 차향이 전해진다. 석재와 목재, 흙빛 색감의 가구에 소쿠리 오브제를 곳곳에 얹어 자연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통창을 통해 자연광을 매장 안으로 그대로 끌어들였고, 1인석과 여럿이 둘러앉는 자리를 조화롭게 섞었다.

서울 동대문구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1층에 들어선 차지 11호점 전경. 자연의 빛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대형 통창 구조가 눈에 띈다. /차지
서울 동대문구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1층에 들어선 차지 11호점 전경. 자연의 빛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대형 통창 구조가 눈에 띈다. /차지

카운터와 내부 집기는 외부에서 제작해 조립하는 '모듈형 구조'를 도입했다. 차지의 콘셉트 틀 안에서 향후 신메뉴나 새 장비가 들어오더라도 해당 요소만 손쉽게 바꿔 공간을 지속적으로 변형해 쓸 수 있도록 한 설계다.

차지 관계자는 "전 세계 7000여개 매장 중 한국에서 새 디자인을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본다는 뜻"이라며 "차밭에서 차를 마시는 듯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했다"고 말했다.

지역 상권을 겨냥한 '맛'의 변주도 돋보였다. 인근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착안해 사과를 활용한 단독 메뉴 3종을 내놨다.

현장에서 맛본 '애플 랍상소우총 티-에스프레소 라떼'는 첫 모금에 진한 소나무 훈연 향이 입안을 채운 뒤, 곧이어 은은하고 달콤한 사과 풍미와 부드러운 우유 맛이 뒤따라 깔끔하게 떨어졌다. 묵직한 홍차 베이스에 과일의 산뜻함을 얹어 텁텁함 없이 넘어갔다.

국내 키친웨어 브랜드 '헤리터'와 협업해 만든 전용 글라스 2종도 이 매장에서만 한정 판매한다.

◆ '커피 공화국' 파고든 C-푸드…5달 만에 11호점 확장

차지의 빠른 영토 확장은 국내 외식업계에 불어닥친 C-푸드 열풍과 궤를 같이한다. 훠궈 브랜드 하이디라오 한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9% 늘어난 1177억원, 영업이익은 84.6% 급증한 20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140억원)과 비교하면 8배 넘게 뛴 수치다.

탕화쿵푸 역시 지난해 매출 255억원, 영업이익 111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미쉐, 차백도, 헤이티 등 중국 본토 밀크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상륙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차지 측은 구체적인 매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국내 시장 안착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커피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국내 음료 시장에서 차(茶)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소비 흐름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인기 매장에서는 음료 한 잔을 받기 위해 여전히 1시간 안팎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23일 문을 연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내 차지 롯데몰 청량리점 내부. 새 디자인 루티드 인 티를 적용해 흙빛 색감과 전통 다정(茶亭)의 간결한 형태, 자유로운 좌석 배치로 도심 속 쉼터를 구현했다. /차지
23일 문을 연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내 차지 롯데몰 청량리점 내부. 새 디자인 '루티드 인 티'를 적용해 흙빛 색감과 전통 다정(茶亭)의 간결한 형태, 자유로운 좌석 배치로 도심 속 쉼터를 구현했다. /차지

차지 관계자는 "단순 유행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프루트 티(과일차), 말차 등 다양한 찻잎 베이스를 취향대로 시도하고 있다"며 "매출 추이도 긍정적이며, 차 문화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이 점차 깊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서울 내 11개 매장을 확보한 차지는 상권 특색에 맞춘 특화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지난달 문을 연 롯데월드몰점(9호점)에 이어 이번 청량리점까지 잇따라 대형 유통 채널을 파고들고 있다.

이날 오후 매장에서는 차지 브랜드 상징과 청량리 풍경을 한 폭에 담아내는 라이브 드로잉 쇼가 열려 오가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커피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공간 경험과 상권 맞춤형 메뉴를 앞세운 차지가 일회성 유행을 넘어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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