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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 엇갈린 조선업계…HD현대重 2차 잠정합의·한화오션은 재교섭
입력: 2026.10.23 15:29 / 수정: 2026.10.23 16:20

HD현대중, 2차 잠정합의…26일 조합원 찬반투표
한화오션은 노사 이견 지속
양사 노조, 기자회견으로 공동 대응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조와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노사 갈등이 각각 다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부터 한화오션 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발판 조립장 크레인 2곳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한 하청노동자들. / 금속노조 경남지부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조와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노사 갈등이 각각 다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부터 한화오션 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발판 조립장 크레인 2곳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한 하청노동자들. / 금속노조 경남지부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조와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노사 갈등이 각각 다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타결 가능성이 열린 반면, 한화오션은 성과급 산정 기준과 고용 조건 등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면서 노사 갈등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은 노사가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달 30일 도출한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지 21일 만이다. 노조는 오는 26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올해 임단협은 최종 타결된다.

2차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일시금 1150만원 및 200% 지급, 복지포인트 30만원 추가 지급 등이 담겼다. 1차 합의안과 비교하면 일시금이 50만원 늘었으며, 호봉승급분과 퇴직금 산정 기준 등 일부 조건도 조정됐다.

앞서 1차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투표에서 52.14%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노사는 추가 교섭을 통해 합의 조건을 조정했다. 이번에는 일시금 인상과 일부 조건 변경 등이 조합원들의 수용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교섭을 통해 다시 한번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이번 합의가 원만한 타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화오션은 임단협 교섭에서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 공개와 정년퇴직자 재고용 기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련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유철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 8일부터 거제사업장 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노동자들도 지난달 30일부터 한화오션 사업장 내 크레인과 공장 지붕 등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원청을 비롯해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까지 겹치면서 노사 갈등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한화오션과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웰리브지회는 지난 22일 제3차 원청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교섭 의제 범위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 측은 임금·복지·고용 등 36개 요구안 전체를 교섭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 결정과 법원의 집행정지 판단에 따라 산업안전과 시설 개선 등 6개 조항에 한해 교섭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은 오는 29일 제4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병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사무장(가운데)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조선소 노동자는 왜 고공에 올랐는가 -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현대중공업지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송호영 기자
양병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사무장(가운데)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조선소 노동자는 왜 고공에 올랐는가 -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현대중공업지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송호영 기자

한편 이날 양사 노조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며 동일업계 노조 간 연대 움직임을 보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지부와 한화오션지회는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중앙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간부들의 고공농성 배경과 임단협 쟁점, 향후 대응 방향 등을 설명했다. 김유철 김속노조 한화오션지회장과 김동하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지부장은 각각 8일과 18일부터 고공농성을 진행해 왔다. 다만 김동하 지부장은 이날 노사가 임단협 2차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이후 농성을 해제했다.

조선업계가 초호황을 맞은 가운데 실적 개선의 성과를 노동자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양사 노사 갈등의 공통된 쟁점이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앞두고 있는 반면, 한화오션은 주요 쟁점에 대한 교섭 진전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다음 주 HD현대중공업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양사의 노사 협상의 매듭 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성과급 산정 기준과 고용 조건 등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고공농성과 노조의 공동 대응이 향후 교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회사는 지난 4개월 동안 29차례 교섭을 진행하고 세 차례 제시안을 마련하는 등 원만한 타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정당한 교섭권과 쟁의권은 존중하지만, 크레인 점거와 고공농성처럼 현장의 안전과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위협하는 행위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가 원만한 타결을 위해 계속 머리를 맞대고 있는 만큼 조속히 합리적인 접점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회사 역시 생산현장의 조속한 정상화와 교섭 타결을 위해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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