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연속 인상 효과 점검 필요성↑
물가·성장·가계부채 부담에 추가 긴축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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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하며 두 차례 연속 인상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높은 물가와 견조한 성장세, 국제유가 불안에 더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안정 위험도 여전히 남아 있어 이번 결정은 긴축 종료보다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둔 '매파적 동결'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오는 11월 추가 인상에 나설지 여부와 향후 최종금리 수준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에도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 이후 처음 열린 이번 회의에서 추가 인상보다 그간 긴축 효과를 점검하는 쪽을 택한 셈이다.
이번 동결의 배경에는 앞선 연속 인상의 정책 효과를 확인할 필요성이 자리 잡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연거푸 두 번 인상을 했기 때문에 그 효과도 저희가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일 내비췄다.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도 다른 주요국보다 먼저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한 만큼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추가 인상을 서두르기보다 정책 효과를 살필 필요성을 시사했다.
다만 한은이 추가 인상 카드를 접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예상보다 강한 경제 성장세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2.9%로 각각 크게 높였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설비투자와 소비 등 내수로 확산하면서 국내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특히 성장률 전망에는 추가 상방 위험도 남아 있다. 한은은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더 강해지고 국내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충도 빨라질 경우 올해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0.2%포인트, 내년에는 0.6%포인트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가 예상보다 강할수록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커질 수 있어 추가 긴축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물가 역시 한은의 목표 수준인 2%를 웃돌고 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 내년을 2.3%로 전망하고 있으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5%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누적된 비용 상승이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는 가운데 소득 개선과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지난 8월 전망 당시 근원물가 전망치를 올해 0.1%포인트, 내년 0.2%포인트 각각 상향 조정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1일 국제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지역 원유 수출은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안보 불안과 운송 차질 우려가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다. 유가 상승이 국내 석유류와 운송비, 생산비용으로 전이될 경우 소비자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경계할 요인이 남아 있다. 지난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2000억원 줄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 감소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주담대도 2조9000억원 늘어 가계부채 증가의 핵심인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올라 88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도 전주 0.12%에서 확대됐다. 경기 지역 아파트 가격도 같은 기간 0.26% 상승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주택가격 불안은 여전히 금융안정 변수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총량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주담대와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한은이 금융안정 경계감을 쉽게 낮추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금통위도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경제의 높은 성장세와 물가뿐 아니라 금융안정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당시 금통위는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금통위로 향할 전망이다. 이번 동결이 앞선 연속 인상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일시적 속도 조절에 그친다면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흐름에 따라 11월 추가 인상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신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