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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커피 이어 편의점까지…'차액가맹금 소송' 유통가 전방위 확산
입력: 2026.10.22 11:35 / 수정: 2026.10.22 11:35

이디야 점주 108명 제소·메가 617억 청구…이마트24도 소송 준비
피자헛 판결 후 청구액 눈덩이…본사는 '합의' 주


이디야커피 가맹점주 108명이 지난 4월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이디야커피 측은 관련 사실관계를 충실히 소명하고 법적 절차에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이디야커피 가맹점주 108명이 지난 4월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이디야커피 측은 "관련 사실관계를 충실히 소명하고 법적 절차에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공급하며 붙여온 유통마진인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외식 프랜차이즈를 넘어 유통가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치킨·버거에 이어 대형 커피 브랜드 점주들이 잇따라 소송에 나섰고, 편의점 점주들까지 소송 준비에 들어가며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점주에게 원·부재료나 상품을 공급하면서 적정 도매가격을 넘어 받는 대가로, 가맹사업법상 가맹금의 일종이다. 본사가 800원에 사들인 상품을 점포에 1000원에 납품했다면 차액인 200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 가맹점주 108명이 지난 4월 본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원고들은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 지급에 관한 합의 내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2021년 정보공개서상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은 1217만원, 매출 대비 비율은 약 6.8%다. 원고들은 우선 1인당 100만원을 청구한 상태로, 재판 과정에서 본사의 원·부재료 매입가와 공급가 자료를 확보해 실제 청구액을 정할 계획이다.

이디야커피 측은 "가맹점과의 상생을 우선하고 있다"며 "피자헛 사례와는 운영 구조 등에 차이가 있으며, 관련 사실관계를 충실히 소명하고 법적 절차에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215억 반환' 피자헛 판결 이후…청구액 1000억원대로

차액가맹금 소송 확산의 기점은 한국피자헛 사건이다. 대법원 민사3부는 지난 1월 한국피자헛 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소송에서 2016~2022년 받은 차액가맹금 약 215억원을 돌려주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차액가맹금 수취 자체를 위법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이를 받으려면 점주와의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본사가 주장한 묵시적 합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피자헛 점주들은 본사가 매출의 6%를 고정 수수료로 받으면서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따로 챙겨왔다며 지난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정보공개서에 비율이 특정된 2019~2020년분 75억원만 인정했지만, 2심은 정보공개서에 비율이 공개되지 않은 2016~2018년분도 2019년 비율을 적용해 반환 범위를 넓혔다.

한국피자헛은 2심 판결 이후 점주들이 본사 계좌를 압류하자 2024년 1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 6월 영업을 PH코리아에 넘기는 청산형 회생계획이 인가됐다. 회생계획상 차액가맹금 관련 채권 변제율은 약 14%로, 점주들이 실제 돌려받는 금액은 64억원 수준이다.

이 판결 이후 소송은 다른 브랜드로 번졌고, 대법원 확정 이후 청구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 bhc 점주 410명이 제기한 소송 3건의 청구액은 약 1063억원으로,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약 1645억원)의 64.6%에 달한다. 메가MGC커피 점주 290명도 지난 6일 청구액을 약 617억원으로 늘리는 신청서를 법원에 냈다. 지난 4월 제소 당시 1인당 100만원이던 청구액을 재판 과정에서 확보한 본사 자료를 근거로 키운 결과다.

교촌치킨 점주 233명은 1인당 청구액을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려 약 23억원을 청구했고, 맘스터치 점주 201명은 약 498억원, 지코바 점주 72명은 당초 7억2000만원에서 늘린 약 102억7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BBQ, 굽네치킨, 두찜,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등 소송이 진행 중인 브랜드만 20여곳에 이른다.

피자헛에서 촉발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외식업계를 넘어 편의점으로 번지고 있다. 이마트24 일부 점주들은 최근 본사가 물품 공급가에 붙인 유통마진이 계약서에 없는 부당이득이라며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에 나섰다. /이마트24
피자헛에서 촉발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이 외식업계를 넘어 편의점으로 번지고 있다. 이마트24 일부 점주들은 최근 본사가 물품 공급가에 붙인 유통마진이 계약서에 없는 부당이득이라며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에 나섰다. /이마트24

◆ 편의점으로도 번져…쟁점은 '구체적 합의'

편의점 업계에서도 소송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마트24 일부 점주들은 최근 소송에 참여할 점주 모집에 들어갔다. 이마트24는 매달 정액 회비를 받는 '월회비' 방식으로 가맹점을 늘려왔고, 2024년 4월부터는 신규점에 매출 총이익을 나누는 로열티 방식을 도입했다.

점주들은 상품 공급가에 포함된 유통마진이 계약서에 없는 차액가맹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이마트24 측은 정보공개서로 비용 구조를 안내했고 계약 체결 과정에서도 관련 내용을 약정해왔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법정 공방의 핵심은 각 브랜드가 차액가맹금 지급에 대해 점주와 '구체적 합의'를 이뤘는지다. 가맹본부들은 정보공개서 기재와 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동의를 근거로 내세운다. bhc 역시 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명시돼 있고 점주 동의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한 가맹소송 전문 변호사는 "대법원이 피자헛 판결에서 요구한 합의는 단순히 정보공개서를 열람했거나 계약서에 포괄적으로 서명한 수준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가와 공급가의 산정 기준, 마진율 등에 대해 본사가 점주에게 실질적으로 설명하고 명시적 승낙을 받았는지를 재판부가 브랜드마다 따져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앞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대법원 판결 직후 업계의 오랜 상거래 관행을 흔드는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내수 시장이 좁아 매출 연동 로열티보다 필수품목 유통마진에 기대 온 수익 구조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정보공개서에 가맹점당 차액가맹금 규모를 적도록 한 것은 2019년부터이며, 필수품목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한 개정 가맹사업법은 2024년 7월 시행됐다.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향후 전체 소송 규모가 1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피자헛 판결 이후 법원의 첫 후속 판단이 나올 지코바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 울산지법은 지난 7월로 잡혔던 선고 기일을 미루고 변론을 재개한 상태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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