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팬들의 자부심...김시우 임성재가 온다 [박호윤의 IN&OUT]

  • 박호윤 기자
  • 입력: 2026.10.21 03:55 / 수정: 2026.10.21 03:55
PGA에서 빛난 두 스타, 제네시스챔피언십 출전
총상금 400만달러 무대서 세계 강호들과 맞짱
디 오픈 챔피언, DP투어 1위도 참가
김시우가 1년만에 다시 제네시스챔피언십에 출전한다. PGA투어에서 시즌 상금 1천만달러를 넘기며 세계 톱 랭커로 성장했지만 아직 국내 무대에서는 우승이 없다는 김시우는 남다른 각오로 이번 대회에 임한다./AP.뉴시스
김시우가 1년만에 다시 제네시스챔피언십에 출전한다. PGA투어에서 시즌 상금 1천만달러를 넘기며 세계 톱 랭커로 성장했지만 아직 국내 무대에서는 우승이 없다는 김시우는 남다른 각오로 이번 대회에 임한다./AP.뉴시스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국내 남자골프가 여자골프에 비해 침체돼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대회 수부터 차이가 크다. 올해 KPGA투어는 19개 대회로, 31개 대회가 열리는 KLPGA투어의 60% 남짓에 그친다. 갤러리 동원과 TV 시청률, 선수 후원 시장 등 흥행과 산업 측면에서도 여자골프의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여자골프는 '솔림대전'이니 '림솔대전'이니 하며 새로운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남자골프는 이렇다 할 흥행 카드조차 찾기 어렵다. 더 안타까운 건 내년 시즌에도 큰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무대서 빛난 '코리안 3총사'

그래도 올해 남자골프 팬들에게는 위안거리가 있었다. 세계 최고 무대인 PGA투어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김시우(31), 임성재(28), 김주형(24)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 무대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코리안 3인방의 활약은 팬들에게 적지 않은 자부심과 즐거움을 안겼다.

김시우는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한국 선수 최초로 PGA투어 단일 시즌 상금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임성재는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특유의 끈질긴 경기력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막내 김주형은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골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김민휘 이후 16년 만에 한국에 안긴 금메달이다.

임성재(왼쪽)가 지난 18일 끝난 아시안투어 마카오오픈에서 자신의 캐디와 화이팅하는 모습. 임성재는 연장 승부 끝에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AP.뉴시스
임성재(왼쪽)가 지난 18일 끝난 아시안투어 마카오오픈에서 자신의 캐디와 화이팅하는 모습. 임성재는 연장 승부 끝에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AP.뉴시스

#김시우·임성재, 우정힐스서 고국 팬과 만난다

이 가운데 김시우와 임성재가 이번 주 고국 팬들 앞에 선다. 22일부터 나흘간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열리는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나란히 출전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동반 출전이다. 두 선수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주역이기도 하다.

김시우의 금의환향은 당당하다. 올해 PGA투어 24개 대회에 나서 준우승 3차례를 포함해 11차례 톱10에 들었다.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단일시즌 상금 1천만달러 돌파라는 꾸준함, 안정감과 함께 디오픈에서 6위에 올라 메이저대회에서의 경쟁력도 입증했다. 시즌 중 세계랭킹도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13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는 김시우에게 또 다른 도전이다. PGA투어 통산 4승을 거뒀지만 국내 정규 프로대회 우승은 아직 없다. 2017년 불과 21세에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그가 정작 고국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건 다소 의외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올해 두번째 출전을 앞두고 김시우는 "지난해 팬들의 응원이 정말 대단했다. 다시 출전하게 된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고 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났다.

임성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인연이 깊다. 2019년 정상에 올랐고, 2023년에는 박상현과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올해는 오른쪽 손목 부상으로 PGA투어 시즌 초반을 건너뛰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복귀 후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18일 끝난 아시안투어 마카오오픈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로 왕웨이쉬안(대만)과 동타를 이룬 뒤 첫 번째 연장홀에서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7년 만의 대회 정상 탈환을 앞두고 샷 감각이 한껏 살아났다는 점이 반갑다.

제네시스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라이언 폭스(오른쪽)가 올해 디 오픈에서 우승한 뒤 클라레 저그를 들고 캐디와 기뻐하는 모습./AP.뉴시스
제네시스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라이언 폭스(오른쪽)가 올해 디 오픈에서 우승한 뒤 클라레 저그를 들고 캐디와 기뻐하는 모습./AP.뉴시스

#총상금 400만 달러…DP월드투어 정규시즌 최종전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국내에서 열리는 남녀 정규 프로골프 대회를 통틀어 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총상금 400만 달러에 우승상금만 68만 달러다. DP월드투어 전체 일정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2017년 창설돼 올해 10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2024년부터 KPGA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대회로 격상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DP월드투어 정규시즌의 마지막 대회로, 레이스 투 두바이 포인트 상위 100위 이내에 들어야 다음 시즌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더욱 치열한 순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스 투 두바이 1위 차카라 등 강호 총출동

출전 선수 면면도 화려하다. 올해 디 오픈 챔피언 라이언 폭스(뉴질랜드)를 비롯해 DP월드투어 강호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스페인의 에우헤니오 차카라다. 차카라는 지난주 인도 뉴델리에서 끝난 DP월드투어 인디아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KLM오픈과 이탈리아오픈에 이어 시즌 3승째다. 이 우승으로 패트릭 리드(미국)를 제치고 레이스 투 두바이 1위에 올라, 절정의 상승세 속에 한국 땅을 밟는다.

올 시즌 나란히 2승을 거둔 케이시 자비스와 제이든 셰이퍼(이상 남아공), 라이더컵 유럽팀 우승 멤버 니콜라이 호이고르(덴마크)도 가세한다. 지난해 우승자 이정환은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이 대회는 상금 규모뿐 아니라 국내 선수들에게 세계 무대로 향하는 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정환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으로 DP월드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 강호들과 겨루며 국제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대회로 자리 잡은 것이다.

창설 10년째를 맞은 제네시스챔피언십 공식 포스터. 역대 최강의 멤버가 출전,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조직위원회 제공
창설 10년째를 맞은 제네시스챔피언십 공식 포스터. 역대 최강의 멤버가 출전,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조직위원회 제공

#국내 선수 36명 출전...최상위 한국 선수에 스코티시오픈 출전권

국내 남자골프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한국 남자 선수들의 활약까지 빛이 바래는 것은 아니다. 김시우와 임성재, 김주형은 팬들이 한국 남자골프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않게 해준 고마운 존재들이다.

그 중 두 선수가 이번 주 고국 팬들 앞에서 샷 대결을 펼친다. 누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평소 TV로만 보던 두 스타의 플레이를 한자리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자골프 팬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다. 22일부터 우정힐스에서 펼쳐질 나흘간의 승부가 기다려진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는 모두 126명이다. 국내 선수 몫 36장은 지난주 끝난 더채리티클래식까지의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로 정해졌다. 포인트 1위 신상훈을 필두로 올 시즌 우승자 13명이 모두 출전하며, 시즌 2승씩을 거둔 최찬과 장유빈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는 내년 DP월드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 출전권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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