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매각 협상 장기화…이자수익 줄고 유가증권 의존
대형사 본업 수익 감소…리테일 기반 강화 숙제 잔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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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인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권 전반에서 본업 경쟁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KBI그룹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저축은행권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지만, 상상인과 KBI그룹 간 저축은행 매각 작업은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인수 완료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저축은행권 전반적으로 본업 경쟁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KBI그룹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은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처분 예정일을 다음 달 2일로 변경했다. 당초 지난 3월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금융당국의 주식취득 승인 지연으로 일정이 다섯 차례 미뤄졌다. 이후 KBI그룹이 승인 신청을 철회하면서 거래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조율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같은 흐름은 저축은행 M&A 시장이 활발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지난 4월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 인수를 마무리했으며, 지난 9월 한화생명과 센트로이드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도 애큐온저축은행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핀다 역시 대원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저축은행 인수 움직임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상인그룹과 KBI그룹 간 줄다리기의 배경으로 인수가격을 꼽는다. 올해 상반기 상상인저축은행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본업으로 거두는 수익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인수자인 KBI그룹 입장에선 인수가격을 판단할 때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고려해야하는 만큼 양측이 접점을 찾기까지 추가 시간이 요구된다는 관측이다.
올 상반기 상상인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흑자전환했다. 비용 효율화와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소폭 상승했지만, 이자수익과 대출채권 관련 수익은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반기 이자수익은 6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0억원)과 비교하면 147억원 줄었다. 이어 대출채권 관련 수익은 109억원 감소한 59억원, 기타수익은 380억원 줄어든 440억원을 기록했다. 본업 경쟁력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악화했다. 6월말 기준 ROA와 ROE는 각각 0.16%, 1.44%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6%포인트, 1.06%포인트씩 낮아졌다. 잠재적 부실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8.51%로 전년 동기보다 8.65%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성장한 회사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올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역할을 부동산·건설업 중심의 여신 공급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재정립하고 있다.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도 강조하고 있어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리테일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을 내며 흑자를 달성했고 BIS비율도 규제비율을 웃돌고 있다"라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도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본업에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상상인저축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 상반기 업계에서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거둔 곳은 2291억원 기록한 OK저축은행이다. 그러나 이자수익은 53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9억원 감소했고, 대출채권 관련 수익은 101억원 줄어든 94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실적을 견인한 만큼 본업 경쟁력 회복과는 동떨어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올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SBI저축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반기 이자수익은 53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1억원 줄었으며, 대출채권 관련 수익도 392억원 감소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이자수익 역시 1864억원으로 같은 기간 396억원 줄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47억원의 당기순손실에서 올해 1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했지만, 비용 효율화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상상인저축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업권 전반적으로 리테일 기반 회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부동산 PF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개인 고객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저축은행권에서는 리테일 확대를 위해선 시장금리 인하가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이날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80%다. 퇴직연금 예금에는 일반 예금보다 0.5%포인트 안팎의 추가 금리도 제공한다. 과거 1~2%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역마진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협상이 지연되는 것을 한 회사 차원의 문제만으로 보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라며 "저축은행권이 본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인수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업권이었다면 M&A가 이렇게까지 늘어질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