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순익 2856억→올해 상반기 185억 적자
취득가보다 363억 낮은 매각 계약…인수금융 부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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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이달 13일 신한금융지주와 롯데손해보험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윤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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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윤정원 기자]
◆ 승승장구하던 JKL의 굴욕…롯데손보 7년 투자에 남은 건 손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7년 만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JKL파트너스는 그동안 다른 투자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던 곳이라면서요?
-그렇습니다. JKL파트너스는 2001년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출발한 국내 1세대 PEF 운용사입니다. 정장근(J)·강민균(K)·이은상(L) 세 사람이 함께 설립했는데요.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하는 '바이아웃'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팬오션과 크린토피아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하지만 롯데손보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지난 13일 신한금융지주와 롯데손해보험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2019년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에 투입한 7296억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입니다.
-팬오션 때는 어땠나요?
-JKL은 2015년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업회생절차를 밟던 팬오션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전체 인수대금은 약 1조80억원이었는데요. JKL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펀드 출자금 1050억원과 인수금융 650억원을 합쳐 약 17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이후 팬오션의 선박관리 효율화와 선박금융 재조달 등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됐습니다. JKL은 보유 지분을 세 차례에 걸쳐 매각하면서 투자원금의 2.76배를 회수했습니다.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은 32.5%에 달했습니다.
-위기에 빠진 해운사를 인수해 투자금을 거의 세 배로 불린 셈이네요.
-그렇습니다. 팬오션은 JKL의 기업 구조조정 투자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았습니다. 2023년 당시 보도에 따르면 JKL이 청산한 7개 펀드의 IRR은 20.8%에 달했는데요. 모든 투자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겠지만 과거 회수 성과가 상당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매각한 크린토피아도 성공작이죠?
-수익 배수만 놓고 보면 팬오션보다 높습니다. JKL은 2021년 약 1900억원에 세탁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를 인수했습니다. 이후 올해 2월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약 6300억원에 매각했는데요. 앞서 올해 1월 투자은행(IB)업계 보도에서는 배당금 등을 포함한 투자원금 대비 회수배수(MOIC)가 약 4.5배, IRR은 약 40%로 평가됐습니다.
-크린토피아에서는 어떻게 기업가치를 높였나요?
-기업 간 거래(B2B)로 사업을 넓히고 수익구조를 바꿨습니다. 호텔 세탁 전문기업 크린워시 등을 인수하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했는데요. 2021년 795억원이던 매출은 2024년 2797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여기에는 2024년 가맹점 계약과 정산 구조를 바꾸면서 본사가 인식하는 매출 범위가 커진 영향도 있습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9억원에서 365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사업 확장과 이익 규모 확대가 높은 매각가격을 뒷받침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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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18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롯데손해보험 |
◆ 사옥 팔아 2240억 확보했지만…되풀이된 자본건전성 부담
-이 정도면 JKL이 롯데손보를 인수할 때도 상당한 자신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롯데손보 역시 한동안은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받았습니다. JKL은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한 뒤 자동차보험과 저축성보험보다 장기 보장성보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습니다. 미래에 인식할 보험이익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실제로 실적도 많이 좋아지지 않았나요?
-회사는 2023년 결산 실적을 발표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장기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85.2%까지 올라갔습니다.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이 성과를 내면서 JKL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이 보험업에서도 통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다만 2023년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첫해인 만큼 회계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불과 3년 만에 취득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매각 계약을 체결한 거군요. 무엇이 달라졌나요?
-가장 큰 변화는 수익성입니다. 재작성된 재무제표 기준으로 2023년 2856억원이던 순이익은 2024년 242억원으로 91.5%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513억원으로 일부 회복했지만 2023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쳤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185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2분기에는 소폭 흑자로 돌아섰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보험상품은 잘 팔았는데 다른 곳에서 손실이 난 건가요?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에서 537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투자영업에서 79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부자산과 일부 외화자산의 평가손실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롯데손보는 금리 안정 시 일부 평가손실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자산별 특성과 회계상 분류에 따라 실제 회복 여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매각을 추진하는 시점에 투자손익이 악화한 것은 기업가치 평가와 인수 협상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익성뿐 아니라 자본건전성 문제도 심각했다고요.
-롯데손보의 올해 6월 말 총 지급여력(K-ICS)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161.9%였지만, 회사가 발표한 잠정 기본자본 K-ICS비율은 -5.4%에 머물렀습니다. 직전 분기 -21.4%보다 개선됐어도 여전히 마이너스입니다. 보험사는 영업에서 이익을 내는 것뿐 아니라 향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 경영개선요구 조치까지 받았습니다. 이후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받아 이행 중입니다.
-자본건전성을 높이려고 사옥까지 팔았다면서요?
-네. JKL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인 2021년 3월 롯데손보는 서울 중구 남창동 본사 사옥을 캡스톤자산운용에 2240억원에 매각하고 다시 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롯데손보 자체의 유동성과 재무건전성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당시 회사는 추가 자본확충 없이 지급여력(RBC)비율을 8.6%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2023년 도입 예정이던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렇다면 팬오션이나 크린토피아에서 통했던 전략이 보험업에서는 한계에 부딪힌 걸까요.
-그렇게 해석할 여지는 있습니다. 크린토피아는 사업영역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기업가치를 높였고, 팬오션은 구조조정 이후 경영 정상화가 투자금 회수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보험사는 보험영업 외에도 자산운용 위험과 지급여력 규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합니다. 롯데손보는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데 성과를 냈지만 이후 나타난 투자손실과 자본건전성 문제까지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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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손해보험 투자로 JKL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윤정원 기자 |
◆ 2조원 기대했지만 6933억원에 매각…인수금융 부담까지
-매각 시점을 놓친 것도 손실을 키운 원인으로 볼 수 있을까요?
-JKL은 2023년 10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듬해 공개매각에 나섰습니다. 당시 시장에 알려진 보유 지분의 희망 매각가격은 2조원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력 인수 후보였던 우리금융지주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매각이 무산됐습니다. 올해는 신한금융과 협상했지만 지난 7월 가격 이견으로 논의가 중단됐다가 재개됐습니다. 최종 계약가격은 6933억원으로, 당시 희망가격인 2조원을 기준으로 약 65% 낮아졌습니다.
-2조원을 기대하다가 7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매각하기로 한 셈이네요.
-그렇습니다. 다만 2024년에 실제로 2조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희망가격이지 원매자가 제시한 확정 인수가격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매각이 장기화하는 동안 롯데손보의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이 악화했고, 원매자가 부담해야 할 자본확충 비용도 가격 협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됐습니다.
-매각대금이 취득원가보다 363억원 적은데, JKL의 실제 투자 손실은 더 클 수 있다고요?
-인수금융 비용까지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JKL은 롯데손보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빅튜라를 설립하고 펀드 출자금과 차입금을 함께 활용했습니다. 빅튜라는 2024년 10월 총 465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재조달 약정을 체결했는데요. 선순위 대출에는 연 7%, 중순위 대출에는 연 10%의 금리가 적용됐습니다. 매각대금에서 남아 있는 차입금과 미지급 이자, 거래비용 등을 정산해야 투자자에게 돌아갈 금액이 정해집니다. 최종 투자손익은 이렇게 남은 회수액을 실제 출자금과 비교해야 하고, 투자자별 배분조건도 따져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JKL이 운용하는 펀드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겠네요.
-롯데손보 투자에는 JKL의 네 번째 블라인드펀드인 제10호 펀드가 2000억원을 출자했습니다. 전체 펀드 약정액 6766억원의 약 29.6%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별도 프로젝트펀드와 IMM인베스트먼트 측 자금도 투입됐습니다. 제10호 펀드는 투자금 회수에서 후순위에 놓이는 구조로 알려져 있어 실제 회수금액이 얼마나 될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신한금융은 JKL이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손보에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신한금융은 금융당국 승인 등을 거쳐 롯데손보의 잔여 지분 22.96%까지 확보하고 신한EZ손해보험과 통합할 계획입니다. 인수 이후 추가 재원을 투입해 자본구조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인데요. JKL이 보유 기간에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던 자본확충 과제를 새로운 대주주가 넘겨받는 셈입니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의 자본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활용해 보험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