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 점유율 24.6% 역대 최고…첨단기술기업 대출도 확대
국민성장펀드 10조원 참여…중소기업 모험자본 투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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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대출 270조원 시대를 열며 생산적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K기업은행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대출 270조원 시대를 열며 생산적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 금융시장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첨단기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도 강화하면서다. 특히 기존 대출 중심의 금융지원에서 벗어나 혁신기업 투자와 자본시장 진출 지원까지 영역을 넓히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70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조1000억원(3.1%)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24.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 기업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분의 1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산적금융의 무게중심을 첨단산업으로 옮기고 있다. 단순히 자금이 부족한 기업에 대출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기업을 발굴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첨단기술기업에 신규대출 17조1000억원을 공급했다. 당초 연간 목표인 10조원의 171%에 달하는 규모다. 연말까지 석 달을 남겨둔 시점에 이미 연간 목표를 크게 웃돈 것이다. 기업은행은 첨단기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는 등 생산적금융 확대를 위한 내부 평가체계도 정비했다.
주목할 부분은 대출 심사 방식의 변화다. 기술 기반 중소기업은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특성상 당장의 매출이나 영업이익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기존 재무제표 중심의 여신심사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기업은행은 지난 3월 '생산적금융 전담심사반'을 신설하고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심사체계를 강화했다. 전문 심사인력을 통해 첨단산업 관련 여신을 신속하게 심사하고, 재무실적이 부족하더라도 사업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전담심사반은 출범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약 1900개 기업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심사 소요일수는 2.1일로, 신속한 자금 공급에도 초점을 맞췄다. 별도로 운영 중인 'IBK 미래성장성 심의회(FLC)'를 통해서는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7개 기업에 131억원을 지원했다. 기존 재무실적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금융지원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의 생산적금융 확대는 대출에만 머물지 않는다. IBK금융그룹은 향후 5년간 국민성장펀드에 총 10조원 규모로 참여할 계획이다. 올해는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에 1조35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추진한다.
이 가운데 8500억원은 혁신 중소·벤처기업 투자에, 5000억원은 첨단산업 인프라에 배정했다. 기업투자 부문에서는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기업 규모 확대에 이르기까지 성장 단계별 모험자본을 공급한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전력과 용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발전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지원한다.
특히 인프라 투자는 IBK자산운용이 운용을 맡고 그룹 자본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은행의 기업금융 역량과 계열사의 투자·운용 전문성을 결합해 중소기업 성장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3월 'IBK 코스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코스닥 상장기업에 대한 분석 보고서 발간과 기업설명회(IR) 지원, 투자자 연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IBK 코스닥 붐업 데이'를 개최해 우량 중소·벤처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중소기업이 은행 대출뿐 아니라 자본시장을 통해서도 성장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소기업 금융에 강점을 가진 기업은행이 직접적인 자금 공급을 넘어 기업의 투자유치와 성장 기반 마련까지 지원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과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1일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IBK소상공인 경영안정대출'을 출시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경영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1.5%포인트의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지방 소재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대출 한도를 최대 30억원까지 우대한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지방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8월에는 중·저신용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고정금리 대출도 출시했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지원과 함께 경영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는 데도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지원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을 뒷받침하는 전통적인 정책금융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첨단산업 투자와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생산적금융이 금융권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기업은행의 자금 공급 확대가 실제 기업의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금융기관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신보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포용 및 생산적 금융이 영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