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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정상화 어렵다"…홈플러스, 재개장 두 달 만에 또 위기[TF현장]
입력: 2026.10.14 11:53 / 수정: 2026.10.14 11:53

본점도 테넌트 매장 입점업체 줄줄이 철수
재개장 두 달 만에 결제액 절반 이상 증발
조주연 "매출 증가 제한적…M&A 최선책"


13일 오후 찾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본점 1층 테넌트 매장에서 올리브영과 에잇세컨즈, 카페, 식당 등이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원태 기자
13일 오후 찾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본점 1층 테넌트 매장에서 올리브영과 에잇세컨즈, 카페, 식당 등이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원태 기자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 이후 매장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영업 정상화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그러나 재개장 두 달 만에 결제액이 3분의 2가량 급감하며 또다시 경영 위기에 내몰렸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매출 증가가 제한적"이라며 경영상의 한계를 인정했다.

13일 오후 찾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 홈플러스 본점. 1층 테넌트 매장은 두 달 새 올리브영과 에잇세컨즈, 카페, 식당 등이 줄줄이 나가면서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매장 곳곳에서는 출입을 막는 가림막과 함께 '영업 종료'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한산했던 1층과 달리, 신선식품과 생활용품이 들어선 2층 매장은 장을 보려는 손님들로 제법 북적였다. 진열대는 국내 주요 브랜드 제품들이 주를 이뤘지만, 일부 공간은 홈플러스의 자체 브랜드(PB)인 '심플러스' 상품들로 빼곡했다.

과일 코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매대 한쪽은 심플러스 황도 통조림으로 가득 찼다. 돈가스와 분식을 판매하던 식음(F&B) 매장은 불이 꺼진 채 비어 있었고, 와인이나 화장품을 다루던 전문 코너는 면적을 축소한 뒤 진열대를 앞으로 당겨 다른 상품들을 진열해 판매하고 있었다.

손님들의 장바구니를 채운 것은 대부분 치킨이나 피자 등 즉석식품과 프로모션 중인 주방 기기들이었다. 장을 보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지만, 지난 8월 13일 재개장 첫날의 뜨거웠던 열기와 비교하면 매장 안은 눈에 띄게 차분했다.

3층으로 올라가니 황량함은 더욱 짙어졌다. 가전 전문점과 의류 매장 대부분이 철수한 탓에 매장 절반이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나마 일부 의류점과 다이소 매장이 불을 밝히고 있어 층 전체에 감도는 적막감을 달래주는 분위기였다.

매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A씨는 "이 근처에 큰 마트가 여기뿐이라 홈플러스를 자주 찾는데, 가게들이 자꾸 사라지는 것 같아서 짠하다"며 "다시 예전처럼 장사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13일 오후 찾은 홈플러스 2층 매장은 1층 테넌트 매장과 달리, 제법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진열대도 국내 주요 브랜드들의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으나, 일부 공간은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 위주로 들어선 상태다. /손원태 기자
13일 오후 찾은 홈플러스 2층 매장은 1층 테넌트 매장과 달리, 제법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진열대도 국내 주요 브랜드들의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으나, 일부 공간은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 위주로 들어선 상태다. /손원태 기자

◆ 극적으로 살아난 홈플러스…재개장 효과도 주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경영 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1년 넘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지 못해 표류해 왔으며, 지난 7월에는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려 청산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당시 홈플러스는 협력업체 납품 대금과 공과금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이 심화했고, 한 달간 전 매장 운영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도 겪었다.

홈플러스는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과 함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조달했고, 법원은 지난달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극적으로 인가했다. 8월 13일 영업 재개에 나선 홈플러스는 기존 126곳이던 점포를 67곳으로 축소해 경영 정상화에 사활을 걸었다. 재개장 첫날에는 정치권도 가세해 홈플러스를 살리자는 '장보기 캠페인'도 벌였다.

이 효과로 홈플러스는 재개장 직후인 8월 한 달간 매출이 영업 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급등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재개장 후 두 달이 지난 현재, 홈플러스의 매출은 다시 뒷걸음질하며 초기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재개장한 첫날(8월 13일) 신용·체크카드 결제액은 75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첫 주말인 8월 15일에는 결제액이 116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10월로 접어들며 분위기는 급변했다. 평일인 10월 8일 결제액은 33억5000만원으로 절반 넘게 빠졌고, 주말인 10월 10일 역시 35억8000만원에 그치며 첫 주말 결재액의 3분의 2가량이 증발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오른쪽)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오른쪽)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공익채권만 9300억원…조주연 "M&A만이 최선"

홈플러스가 다시 직면한 경영 위기는 지난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경영 난맥상을 인정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매출 둔화가 이어지면서 협력업체 납품 대금 지급에도 난항을 겪는 상태다. 미지급 물품 대금과 임직원의 급여 및 퇴직금 등을 모두 더한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총액은 9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홈플러스는 이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는 회생계획안 인가 후 첫 희망퇴직이다. 매출 대비 고정비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인력 감축으로, 구체적인 목표 인원도 정해지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가용한 운영자금 한도 내에서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조 대표는 현재의 경영 위기에 대해 "여신 거래를 통해 재고를 늘려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현실은 선지급과 현금거래만 가능해 매출 증가에 제약이 크다"며 "작년부터 상품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납품업체가 많이 이탈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홈플러스 사태의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M&A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진단했다. MBK파트너스도 매각을 위해 보유 중이던 2조5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 240만 주를 무상 소각했다.

조 대표는 "10월 말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예정"이라며 "M&A를 신속하게 진행해 모든 채권을 조속히 상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며, 현재 폐점된 점포 가운데 자가 점포 19곳에 대한 매각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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