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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스페이스X 청약 보상 미확정…투자손익 변동성도 부담
입력: 2026.10.13 00:00 / 수정: 2026.10.13 00:00

2분기 세전이익 64%가 스페이스X…보호예수에 추가 헤지도 제약
미래에셋증권 "美 사후 배분 절차 준수"


미래에셋증권은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신뢰 회복 방안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은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신뢰 회복 방안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청약 무산 약 넉 달이 지나도록 고객에 대한 별도 보상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청약 절차를 둘러싼 책임론이 국감으로 번진 상황에서, 자체 투자에서도 분기 손익을 좌우하는 스페이스X 의존도가 부담으로 남아 있다.

◆ 청약 무산 넉 달째 보상 미정…회사 "美 배분 절차 준수"

12일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청약 고객에 대한 보상을 묻는 <더팩트> 질의에 "별도 보상은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6월 배정 무산 직후 고객들에게 사과하면서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신뢰 회복 방안을 검토해 신속하게 안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청약이 무산된 지 넉 달이 지나도록 보상이 미정인 상태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6월 5~10일 총 786건, 7억9541만5000달러의 청약증거금을 받았다. 의원실 자료 기준 약 1조706억원이다. 국내 고객에게 배정된 주식은 없었고 증거금은 6월 13일 전액 반환됐다. 평균 예치 기간은 5.3일이었다.

국내 청약은 미래에셋이 한국 투자자용 별도 물량인 '한국 트랜치'를 먼저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회사는 투자심사운영위원회·위험관리위원회 심사와 6월 1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인수단에 참여했다. 그러나 청약 개시 당시 확보할 물량은 정해지지 않았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배정이 불확실한 물량을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판매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전 비용과 환차손에 따른 고객 부담도 거론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증거금을 먼저 받은 것이 미국 기업공개(IPO)의 배분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IPO는 청약증거금을 받은 뒤 최종 물량을 배분받는 '재량적 사후 배분 방식'이었다"며 "당시 스페이스X 청약을 진행한 대부분 국가에서도 같은 순서로 배분과 환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에 대해서는 "청약 설명서 등에 최종적으로 주식이 배정되지 않을 가능성을 안내했다"며 "미배정 통보 직후 대표 주관사에 사유를 문의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즉각 취했다"고 밝혔다. 청약 과정의 전문투자자 등록 권유와 절차 적정성과 관련해서도 "전문투자자 등록이 고객의 자발적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부연했다.

◆ 평가익 1.6조 안긴 투자…주가·환율 하락에 적자 전망까지

미래에셋은 고객의 청약을 주선한 증권사인 동시에 스페이스X의 초기 투자자이기도 하다. 고객에게 판매할 공모주와 별개로 보유한 스페이스X 투자자산은 2분기 말 약 5조원 규모였다. 2분기 반영한 스페이스X 평가이익은 1조6242억원으로, 연결 세전이익 2조5287억원의 64.2%를 차지했다.

실적을 끌어올린 만큼 평가가치가 하락할 때의 영향도 크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 투자자산 중 약 4조6000억원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FVPL)으로 분류돼 있다. 주식을 팔지 않아도 평가가치 변동이 분기 손익에 반영되는 구조다.

하나증권이 지난 7일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 평가손실을 약 1조원으로 추산하고, 미래에셋의 3분기 연결 지배주주순손실을 4088억원으로 예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KB증권 역시 3837억원의 순손실을 추정했다.

하나증권은 스페이스X 주가가 2분기 말 170달러 수준에서 3분기 말 150달러 수준으로 낮아지고, 원·달러 환율도 1549원에서 1353원으로 하락한 점을 반영했다. 주가 하락에 달러 자산의 원화 환산가치 감소가 겹친 것이다.

적자 전망에는 본업 수익 둔화도 반영됐다. 하나증권은 위탁매매 수수료손익을 352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7.6%, 자산관리(WM) 수수료손익을 846억원으로 29.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가의 기업가치 평가에도 이러한 변동성이 반영됐다. KB증권은 스페이스X 투자와 환율 변화에 따른 이익 민감도가 커졌다며 지속 가능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낮춰 잡았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목표주가를 3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미래에셋은 지난 8월 실적발표에서 상장 과정에 추가로 확보한 약 3000억원의 물량을 헤지(위험회피)했다고 밝혔다. 반면 펀드를 통해 초기 투자한 물량은 보호예수에 묶여 당장 헤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보호예수가 순차적으로 해제되면 추가 헤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분기 평가손실이 투자원금 손실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공개한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34달러다. 하나증권은 지난 5일 주가가 170달러 수준을 회복했다며, 이 수준 이상의 가격이 유지되면 4분기에 평가이익이 다시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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