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 소재 가격 상승·위탁생산 단가 인상 전망
최태원 회장, 상하이서 공장 증설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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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9일 반도체 팹 후보지인 광주 광산구 광주군공항 탄약고 예정부지 앞 도로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특별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최치봉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판 소재 가격이 오르고 위탁생산 단가 인상까지 예고되며 반도체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짚으며 생산능력 확대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소재 가격과 공정 비용도 함께 오르면서 반도체 가격이 쉽게 내려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30일 올해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0~1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는 15~20% 상승을 예상했다. 메모리 업체들이 첨단 공정을 서버용 제품에 우선 배정하면서 모바일용 공급이 빠듯해지고 PC 업체들이 내년 공급 감소에 대비해 구매를 늘린 영향이다. 범용 D램 상승폭은 3분기 전망치(13~18%)보다 다소 줄었지만 낸드는 3분기 전망치(10~15%)보다 커졌다.
메모리 거래가격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6달러로 전월보다 4.0% 올랐다. 지난해 4월(1.65달러)의 약 16배다. 모회사인 트렌드포스는 4분기 PC용 D램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13~18%로 높였다.
반도체 소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과 반도체 기판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의 3월 수입단가는 톤당 2만728달러로 1년 전보다 74.5% 뛰었다. 공정에 쓰이는 헬륨은 지난 3월 중동 전쟁으로 카타르 생산시설이 피해를 입은 뒤 현물 가격이 급등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는 원자재와 장비 가격 상승을 이유로 2027년 초부터 생산 가격을 5~10% 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은 완제품 업계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내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는 메모리 등 부품 원가가 오르면서 2분기 7000억원의 영업손실로 첫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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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과 청주에 신규 팹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청주 'M17' 조감도. /SK하이닉스 |
메모리 공급 측면에서는 생산능력을 서둘러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K하이닉스를 계열사로 둔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1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8회 상하이시 시장 국제기업가 자문회의' 행사장에서 "익스팬션(확장)을 빨리빨리 해야 한다"며 "중국이나 미국 마이크론이 더 빠른 속도로 증설해버리면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는 엄청나게 있는데 공장을 못 늘리면 그게 문제"라며 광주뿐 아니라 어디서든 생산능력을 계속 늘려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등 해외 공장 증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스터디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그는 지난 9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광주 군공항을 찾아 여건이 갖춰지면 최대한 빨리 짓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중국 업체의 추격을 두고 "가만히 놔두면 다 추격된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증설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도 현재 메모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도 증설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5공장(P5) 첫 양산라인의 장비 반입 시점을 내년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기는 방안을 장비 업체들과 협의하고 있다. 이 라인에는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설비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공장도 완공 목표를 당초 2030~2031년에서 2029년으로 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내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확대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12나노급 공정 양산을 공식화하는 등 물량을 늘리고 있어 공급난이 풀리는 시점에는 범용 D램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23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폭은 다소 둔화하겠지만 2027~2028년에도 빠듯한 수급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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