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10명 중 5명 "대체 기관 없어"
서울시 "시립 급식장 개방시간 연장 등 대책"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서울역 인근 민간 노숙인 쉼터 '드림씨티'가 오는 10월 말 경기 부천시로 이전하는 가운데 노숙인들이 서울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숙인 절반은 드림씨티에서 받던 지원을 다른 기관에서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전 이후 대체할 기관도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홈리스행동이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역 일대 노숙인 등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6명 중 98명(92.5%)은 최근 1년간 드림씨티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이용자들은 일주일 평균 4.5일, 하루 평균 4.5시간 드림씨티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도 41명(41.7%)에 달했으며, 50명(51%)은 주 5일 이상 이용한다고 답했다.
드림씨티에서 이용하는 서비스는 'TV 시청 등 여가 활동'이 79명(80.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쉬거나 머물러 있기' 75명(76.5%), '식수나 음료 이용' 55명(56.1%), '이발' 54명(55.1%), '인간관계와 교류' 32명(32.7%), '전기 사용' 31명(31.6%) 등 순이었다.
하지만 드림씨티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98명 중 53명(54.5%)은 '드림씨티에서 받는 지원을 다른 기관에서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드림씨티가 이전할 경우 대체할 지원기관을 묻는 질문에는 '없다' 34명(35.1%), '모른다' 20명(20.6%)으로 집계됐다.
드림씨티 이전 이후 필요한 지원으로는 '쉬거나 머물러 있기'가 83명(85.1%)으로 가장 많았다. 아울러 "그 많은 노숙인들이 어디가겠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서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시간 보낼 곳이 없어졌다. 없어지면 돌아다닐 생각을 하고 있다", "서울역 광장 나가서 햇빛 쐬는 정도만 하게 될 것" 등 반응도 나왔다.
홈리스행동은 "서울역 인근에 홈리스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새로 마련하고 시설이 마련되기 전까지 따스한채움터의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며 "물품 보관과 식수 공급 등 현장 밀착형 생활 지원을 강화하고, 월세 지원 중심의 임시주거지원도 직접 주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난 15년간 민간이 떠안았던 책임을 마땅히 이어받아야 할 서울시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서울시에 드림씨티 폐쇄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했다.
드림씨티는 선교 활동을 하는 동시에 노숙인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쉼터다. 지난 2011년 4월 설립 이후 휴식과 여가 활동뿐 아니라 정보 탐색, 전기 이용, 식수, 물품 보관, 이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드림씨티는 지난 7월 580만원 가량의 월세가 9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오르자 부천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서울시는 "드림씨티 이전에 대비해 서울시립 실내 무료급식장 '따스한채움터'의 급식 전 개방시간을 점심·저녁 각각 2시간 연장하고 기존 노숙인 지원시설 이용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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