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부채, 7조7564억원…무임수송 손실 가장 커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만성 적자에 따른 재정 부담 속에서 노후시설 개량과 전동차 교체 등 대규모 안전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일부 시설은 성능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거나 내구 연한을 넘긴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인력 효율화와 비용 절감까지 추진하면서 재정과 안전의 균형이 과제로 떠올랐다.
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주요 시설 가운데 성능평가에서 C등급 이하를 받은 곳과 내구연한을 넘긴 시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1~4호선의 경우 전기분야 시설의 28%가 C등급 이하였으며 11.2%는 내구연한을 넘겼다. 신호분야도 C등급 이하가 38.4%, 내구연한 경과 시설이 17.5%였다. 전자 분야는 C등급 이하가 43.6%였으며 내구연한 경과율은 95%에 달했다.
5~8호선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 분야의 C등급 이하 비율은 48.3%, 내구연한 경과율은 74.3%였으며 신호 분야는 각각 57.2%, 51.3%였다. 전자 분야의 C등급 이하 비율은 60.6%에 달했다. 승강장안전문 역시 1~4호선은 95%, 5~8호선은 63%가 C등급 이하로 분류됐다.
이중 1~4호선 건축분야와 기계분야의 노후 시설 완화에 필요한 예산은 2027~2030년 기준 각각 3303억원과 1985억원이다. 5~8호선의 경우 같은 기간 전기분야에 필요한 예산은 4171억원에 달한다.
앞서 공사는 노후시설 개량과 노후 전동차 교체 등을 위해 올해 7671억원, 2027년 9617억원의 안전투자를 계획했다. 다만 공사 관계자는 해당 금액이 지난해 9월 작성한 중장기 경영계획상의 수치로 실제 예산 집행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사 재정 여건이다. 공사의 총 부채는 2021년 6조6072억원에서 지난해 7조7564억원으로 17.4% 늘었다. 채무도 같은 기간 3조5983억원에서 4조5344억원으로 26%가 부채비율은 77.9%에서 96.6%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총수익 2조3728억원, 총비용 3조1996억원으로 826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공익서비스 비용은 8167억원으로 순손실 규모와 비슷했으며 이 가운데 무임수송 손실이 4488억원으로 가장 컸다.

운임만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해 승객 1명이 낸 평균 운임은 1036원이었지만 1명을 수송하는 데 드는 원가는 1817원으로 원가 보전율은 57%에 머물렀다.
인력 역시 비용 절감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서울 양천구 신정차량기지를 찾아 차량 한 대가 들어오면 여러 명의 노동자가 투입돼 점검하는 현장 상황을 언급하며 인력 감축이 안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사는 현재 노사 합의에 따라 올해 5월부터 조직 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인력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사는 재정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용 절감과 수익 다변화에 나선 상태다. 비운수 수익 확대와 비업무용 자산 매각, 투자비·운영경비 절감 등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하철 냉방 제어를 통해 운영 효율화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사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대한교통학회 및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 공동으로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지속 가능 방안 마련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공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운영 재원은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이 41.7%로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날 김태균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무임 수송 손실 보전을 단순 적자 보전이 아닌 국가적 가치 창출을 위한 공공투자로 인식하고 국회와 정부가 안정적인 재원 분담 체계 마련에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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