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 급등에 채권 평가손실·자본 변동성 확대…2027년 기본자본 K-ICS 규제까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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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과 국내 장기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금리 상승시 보험사가 수혜를 입는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미국과 국내 장기금리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면서 보험업계의 자본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신규 채권의 운용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급격한 금리 상승은 기존 보유채권 가격을 떨어뜨려 평가손실과 자본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여기에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이후 금리 변동이 자산·부채와 자본에 즉각 반영되는 데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K-ICS 규제까지 시행되는 만큼 보험사들의 자본관리 부담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2%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내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 28일 오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112%, 10년물은 4.542%까지 올라 각각 전 거래일보다 10.6bp, 15.0bp 상승했다. 이달 초와 비교해도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수준이 빠르게 높아진 모습이다.
보험사는 보험계약에서 발생할 장기 부채에 대응하기 위해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 등 장기채권을 대규모로 보유한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기존 보유채권의 평가가격은 떨어진다. 특히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높아 기타포괄손익(OCI)과 자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금리 상승이 보험사에 일방적인 악재인 것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를 경우 자본관리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FRS17과 K-ICS 체계에서는 자산과 부채가 시가평가되는 만큼 금리 변동폭이 커질수록 자산·부채 간 듀레이션 차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장기채 보유 규모가 크거나 자산·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충분히 맞춰지지 않은 보험사는 단기간의 금리 급등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 있다.
올해 6월 말 보험사 평균 K-ICS 비율은 215.2%로 3월 말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생명보험사는 206.8%, 손해보험사는 230.9%를 기록했다. 전체 K-ICS 비율은 규제 수준을 충분히 웃돌고 있지만 기본자본 기준으로는 보험사별 격차가 적지 않다.
여기에 2027년부터 기본자본 K-ICS 규제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의 자본관리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존 K-ICS는 자본금·이익잉여금뿐 아니라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까지 포함하지만 기본자본 K-ICS는 손실흡수력이 높은 자본을 별도로 관리한다. 그동안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전체 K-ICS를 방어해온 보험사 입장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이익유보나 증자 등 질 높은 자본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기본자본 K-ICS를 높이려면 보험사는 이익을 내부에 쌓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한편 위험자산을 줄여 요구자본을 낮추는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익유보 확대는 배당 등 주주환원 여력을 낮추고 유상증자는 대주주나 모회사에 추가 자금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위험자산 축소 역시 투자수익률이나 사업 성장성을 낮출 수 있다. 특히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경우 보험사 증자에 자본을 투입하면 지주사의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주주환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자본배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업권 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2023년 3조2000억원에서 2024년 8조7000억원, 지난해 9조원으로 급증했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신규 자본성증권 발행이나 기존 발행분 차환 시 조달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기본자본 확충 부담에 조달비용 상승까지 겹칠 경우 기본자본 여력이 낮거나 보완자본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자본관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향후 금리 수준 자체보다 금리가 움직이는 속도와 보험사별 자산부채관리(ALM) 구조, 기본자본 여력이 자본건전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신규 채권의 투자수익률 개선과 보험부채 감소 효과가 점차 나타날 수 있지만 단기간 급등하면 기존 장기채 평가손실과 기타포괄손익 변동이 먼저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기본자본 K-ICS가 낮은 보험사는 이익유보나 증자를 통한 기본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자본성증권 발행이나 차환이 필요한 보험사는 높은 시장금리로 조달비용까지 늘어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 자체가 보험사에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 차이 때문에 자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기본자본 K-ICS가 낮거나 보완자본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일수록 자본 확충과 조달 측면에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