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최초 히스 헤지스 전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3년 뒤 헤지스 설명 없이 떠오르는 브랜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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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LF 헤지스 서브 라인인 '히스 헤지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합류한 벤자민 브라운이 LF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LF |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미국 뉴욕에서 커리어를 쌓은 디자이너 벤자민 브라운(Benjamin Brown)이 생활문화기업 LF의 대표 브랜드 헤지스를 통해 새로운 감각의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다. 헤지스는 지난 2000년 탄생한 국내 토종 브랜드로, 지난해 연간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28일 LF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벤자민 브라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1990년생 한국계 미국인인 벤자민 브라운은 뉴욕에서 '키스(KITH)', '에메레온도르(Aimé Leon Dore)', '챔피온' 등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를 거쳤다.
벤자민 브라운은 지난해 LF 헤지스의 서브 라인인 '히스 헤지스(HIS HAZZYS)'의 첫 전담 CD로 합류했다. 뉴욕 패션계에서 독창적인 감각을 다져온 그가 26년 전통의 헤지스 영(Young) 라인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벤자민 CD는 영상에서 "뉴욕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을 입는다"며 "스타일이나 형태 모든 것이 달랐던 뉴욕과 달리 한국은 상대적으로 비슷한 스타일을 공유한다고 느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컬러도 뉴욕보다 어둡고 다소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한국 패션 특유의 심플함을 하나의 도전 과제로 받아들였는데, 그 안에서도 새롭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심플함을 추구하면서도 깔끔하고 정제되어 있으며 누구나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뉴욕에서 자라며 다양성에 익숙했던 그에게 한국 패션 시장은 완전히 새로운 무대였던 셈이다.
벤자민 CD는 "처음에는 뉴욕에서 해오던 방식으로 접근했다"며 "한국에서 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그때부터 한국 소비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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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자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한국 소비자가 찾는 패션 스타일을 받아들이며 이를 26FW 컬렉션에서 표현했다. 벤자민 CD는 3년 뒤 히스 헤지스가 헤지스의 서브 라인이라는 부연 설명 없이 독자적 이미지를 구축하길 희망한다. /LF |
실제로 그가 히스 헤지스를 통해 처음 선보인 25FW 컬렉션은 뉴욕에서 체득한 감각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는 당시 컬렉션의 무드를 '웨스턴 뉴욕 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이 모두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다. 국내 소비자들의 냉정한 평가를 마주한 그는 디자이너로서의 고집을 앞세우기보다 현지 시장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첫 컬렉션 중에는 한국 고객에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제품도 있었다"며 "왜 그런지 지속해서 살피며 (한국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고 어떤 실루엣에 반응하는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고민은 이후 컬렉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뉴욕 감성을 일방적으로 이식하는 대신 한국 소비자의 취향과 데이터를 녹여낸 히스 헤지스만의 디자인을 구축해 나간 것이다.
벤자민 CD는 "과거에는 기존에 알던 방식으로 먼저 다가갔다면 지금은 훨씬 더 열려 있다"며 "디자이너로서 고유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지점 사이의 균형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고민의 흔적은 올해 베일을 벗은 26FW 컬렉션에서 결실을 맺었다. 히스 헤지스의 별도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며 기존 제품 대비 소재와 실루엣, 디테일의 완성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특히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마주하는 매개체가 '사진 한 장'이라는 점에 착안해 시각적 완성도에 집중했다.
벤자민 CD는 "프리미엄은 단순히 가격이 높은 제품만을 뜻하지 않는다"며 "패브릭이나 실루엣의 차별화는 기본이고, 디자인을 넘어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까지 모두 포함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사진 한 장으로도 다양한 질감과 소재감이 고스란히 전달되도록 공을 들였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색감은 한층 차분하고 톤 다운된 계열로 무게감을 잡았으며, 차별화된 소재와 실루엣으로 히스 헤지스만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가격 책정을 두고는 장시간 내부 논의를 거쳤다. 소비자가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지 않게 하려는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른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을 히스 헤지스만의 지향점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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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자민 브라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26FW를 통해 시각적 요소에 공을 들였다.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접하는 매개체가 사진인 만큼, 이를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LF |
히스 헤지스의 변화는 모브랜드 헤지스가 직면한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올해 26주년을 맞은 헤지스는 클래식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2030세대에게 새로운 브랜드로 다가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21년 론칭한 히스 헤지스가 그 첨병 역할을 맡았다. LF는 지난해 최초로 전담 CD를 영입한 데 이어, 기존 남성 사업부 소속이던 히스를 독립된 태스크포스(TFT) 체제로 전환해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콘텐츠, 비주얼까지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했다.
90년대생인 벤자민 CD의 합류는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히스 헤지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늘었고, 2030세대 매출은 60%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20% 상승했다.
상품군도 점차 넓혀가는 추세다. 26FW 컬렉션에서는 약 200종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여성 라인 비중도 약 40%까지 넓혔다. LF 역시 벤자민 CD와의 협업을 기점으로, 공식 채널을 활용한 디지털 소통을 늘려가고 있다.
벤자민 CD는 "3년 뒤에는 히스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다"며 "헤지스의 젊은 라인이라는 설명도 없이 2030세대 소비자에게 히스로 특정한 이미지가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히스가 시크하면서도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며 "히스만의 이미지가 확실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