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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액 2.8조 에이블리, 세무조사 칼날…고속성장 제동 걸리나
입력: 2026.09.23 00:00 / 수정: 2026.09.23 00:00

국세청 '물가불안 탈세' 41곳 조사
에이블리 지목 속 사측 "정기조사" 일축
최근 수수료 인상·프로모션 비용 전가 의혹


국세청은 최근 물가 불안 및 탈세 혐의가 있는 41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패션 플랫폼은 2곳이며, 이 중 1곳으로 에이블리가 거론되고 있다. /에이블리
국세청은 최근 물가 불안 및 탈세 혐의가 있는 41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패션 플랫폼은 2곳이며, 이 중 1곳으로 에이블리가 거론되고 있다. /에이블리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거래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몸집을 불려온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에이블리 측은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라는 입장이지만, 최근 국세청이 '물가 불안 조장 탈세 혐의'로 동시다발 세무조사에 착수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이번 조사의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물가 불안 및 탈세 혐의가 있는 41개 업체를 대상으로 전격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대상에 패션 플랫폼 2곳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이 중 한 곳으로 에이블리를 유력하게 지목하고 있다. 다만 국세청은 구체적인 업체명과 조사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거대 플랫폼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입점업체에 과도한 수수료를 물리거나 입점 가격을 기습 인상해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변칙 회계처리를 통한 고의적 매출 누락,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광고비·용역비 과다 지급, 재고자산 고가 매입을 통한 원가 부풀리기 등의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 관계자는 "현재 정기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고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에이블리는 2015년 설립된 패션 플랫폼으로 2018년 앱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후 거래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몸집을 불려왔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거래액은 2021년 7000억원대에서 2022년 1조2000억원, 2023년 1조5000억원, 2024년 2조5000억원, 지난해 2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5년 새 약 4배 늘어난 규모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935억원에서 3697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손익은 부침을 겪었다. 2021년 694억원, 2022년 744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뒤 2023년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4년 154억원의 손실을 내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도 4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 대비 적자 폭은 110억원가량 줄였다.

외형 성장과 함께 기업 체급도 커졌다. 에이블리는 2024년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에 올랐다. 올해 4월에는 중견기업으로 편입됐다. 또한 10만여개 마켓이 입점해 있으며 패션을 중심으로 뷰티·라이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판매자가 상품 판매에 필요한 사입·물류·배송·고객관리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스'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거래액은 지난해 2조8000억원으로 4년 새 약 4배 늘었다. 거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입점업체에 적용되는 거래조건에도 관심이 쏠린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거래액은 지난해 2조8000억원으로 4년 새 약 4배 늘었다. 거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입점업체에 적용되는 거래조건에도 관심이 쏠린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국세청이 플랫폼의 가격과 수수료 정책을 들여다보는 가운데 에이블리의 구체적인 정산 체계도 주목받고 있다. 판매자가 주문부터 고객 응대(CS)까지 직접 도맡는 '셀러스'는 기본 플랫폼 수수료 4%에 결제 수수료 3.96%를 낸다. 전 상품 무료배송 정책도 의무다. 특히 에이블리가 지난해 9월 트래픽 대응과 플랫폼 투자를 내세워 기본 수수료를 3%에서 4%로 1%포인트 올리면서 셀러들의 원가 부담은 한층 가중됐다.

판매자 대상 운영 정책에 담긴 부대비용과 책임 분담 기준도 셀러들에게 적잖은 부담이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셀러는 마케팅 프로모션인 쿠폰과 적립금 비용을 각각 판매가의 최대 5%까지 떠안아야 하며, 초과분만 에이블리가 지원하는 구조다. 아울러 통합 이용약관상 구매확정 이후 발생하는 반품·교환 등의 분쟁도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해결하도록 명시해, 플랫폼이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도 사후 고객 관리 책임은 판매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막강해질수록 단순 명목 수수료뿐 아니라 배송과 프로모션 등 부가적인 거래조건이 입점업체에 실질적인 원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규모가 커지면 이용자 수와 거래 규모도 함께 늘어나면서 입점업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수수료뿐 아니라 무료배송 등 플랫폼이 정한 여러 운영 정책과 거래 조건도 판매자 입장에서는 비용이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이용자와 거래액이 빠르게 늘어난 경우 입점업체 입장에서는 해당 플랫폼이 주요 판매 경로로 자리 잡으면서 거래조건의 중요성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플랫폼 수수료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상품 원가와 물류비, 마케팅비 등 다양한 비용이 최종 판매가격에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며 "결국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에는 수수료를 둘러싼 이해관계의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경우에는 시장에서 적절한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며 "다만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정부나 제3의 기관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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