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석 8월 통과량 '0'…육상 우회에 물류비·소비자 부담 확대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원유 수송은 일부 재개되고 있지만 컨테이너선과 원자재를 실은 일반 화물선 운항은 여전히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수송을 제외한 걸프 지역의 물류 병목이 장기화하면서 기업과 소비자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해운분석업체 제네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걸프만으로 들어간 컨테이너선은 240척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98척과 비교하면 94% 감소한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전에는 글로벌 컨테이너 선단의 약 10%에 해당하는 99개 노선이 걸프만을 운항하거나 경유했지만 현재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노선은 11개에 그친다. 이 가운데 10개는 걸프만 내부 항만을 연결하고 나머지 1개는 이란과 중국을 잇는 노선이다.
일반 원자재 운송도 크게 줄었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석회석은 293만톤에 달했지만 8월에는 통과 물량이 전혀 없었다. 같은 기간 유황은 145만톤에서 12만톤, 질소비료는 110만톤에서 34만톤, 옥수수는 174만톤에서 31만톤으로 각각 감소했다.
아직 걸프 지역 전반에서 심각한 생필품 부족이 나타난 상황은 아니지만 일부 품목은 유통 차질을 겪고 있다. FT는 어린이용 자전거 헬멧과 주류 등 일부 제품이 매장에서 구하기 어려워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해상 운송이 막히면서 육상 우회로를 활용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걸프 지역 관계자는 FT에 석유와 가스 수송에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주어지는 반면 일반 화물과 원자재 운송은 충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쌀 등 일부 물자의 경우 육상 운송을 이용하면서 비용이 크게 뛰었다고도 전했다.
원유와 일반 화물 사이 운항 회복 속도가 다른 배경에는 운임 격차도 있다. 일부 유조선은 미국의 보호 아래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반면 일반 화물선 운항은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FT는 고위험 해역을 운항할 때 유조선이 얻을 수 있는 수익과 일반 화물선의 운임 차이가 커 선사들이 위험을 감수할 유인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초대형 유조선의 중동 항로 운임이 하루 100만달러 안팎까지 치솟은 반면 벌크선 등 일반 화물선이 얻는 수익은 이보다 크게 낮다는 것이다.
화주들도 물류 차질을 체감하고 있다. 두바이에서 헬스케어 사업을 운영하는 한 영국인 사업가는 제품만 항구로 들여올 수 있다면 판매에는 문제가 없지만, 컨테이너를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운송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인도 문드라항이나 스리랑카 콜롬보항 등에서 환적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kimthin@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