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3500대 계약…서울-포천 120km 시승
부드러운 승차감·높은 정숙성…운전자 상태까지 살펴
![]() |
| 볼보 ES90의 전면부 모습. /포천=황지향 기자 |
[더팩트ㅣ포천=황지향 기자]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전기 세단 'ES90'이 출시 약 두 달 만에 3500대의 계약을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출시 초반부터 적지 않은 계약이 몰렸다. 직접 타본 ES90은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감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운전자의 시선과 상태를 확인하고 위험 상황에서 개입하는 안전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에서 경기 포천시를 오가는 약 120km 구간에서 ES90을 시승했다. 시승 차량은 트윈 모터 사륜구동(AWD) 울트라다.
ES90을 처음 보면 일반적인 세단보다 차체가 높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 운전석에 앉아보면 높은 시트 포지션 덕분에 전방 시야가 넓다. 최저지상고도 최대 180mm로 중형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 |
| 볼보 ES90 트렁크에 크기가 다른 캐리어 5개를 적재한 모습. /황지향 기자 |
차체 뒤쪽은 완만하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형태다. 트렁크가 뒷유리와 함께 열리는 리프트백 방식을 적용해 입구가 넓게 열린다. 이날 현장에서 크기가 다른 캐리어 5개를 한꺼번에 실어봤다. 26인치 1개와 24인치 2개, 20인치 2개가 모두 들어갔다.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은 최대 1445L까지 늘어난다.
다만 후방 시야는 아쉬웠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차체 형태 때문에 룸미러로 보이는 후방 유리 면적이 좁게 느껴졌다. 전방 시야가 넓은 것과 비교하면 다소 답답했다.
실내는 깔끔하고 차분하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14.5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운전자 앞에는 9인치 디스플레이가 별도로 배치됐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전체적으로 간결하게 정돈한 인상이다.
![]() |
| 볼보 ES90의 측후면 모습. 패스트백 형태의 차체가 적용됐다. /황지향 기자 |
3102mm의 긴 휠베이스 덕분에 2열 공간도 여유롭다. 울트라 트림에는 뒷좌석 전동 리클라이닝과 통풍 기능이 적용된다. 일렉트로크로믹 글라스 루프는 버튼 하나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 다만 한낮 야외에 약 1시간 주차한 뒤 탑승했을 때는 차광 상태였음에도 글라스 루프 안쪽에서 상당한 열기가 느껴졌다.
운전을 해보니 정숙성이 돋보였다. 시내는 물론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여도 풍절음이나 모터 소음이 크게 들리지 않았다. 볼보는 울트라 트림 전체 유리에 어쿠스틱 글라스를 적용하고 모터 주변에도 흡음재를 넣었다. 시속 약 65km로 주행하며 측정한 실내 소음은 55.6dB다.
과속방지턱이나 고르지 않은 노면을 지날 때 충격이 크게 올라오지 않았다. 시승 차량에 적용된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의 전자 제어 댐퍼는 초당 500회 조정돼 주행 상황에 맞춰 차체 움직임을 제어한다.
![]() |
| 볼보 ES90의 운전석 모습. /황지향 기자 |
주행 설정을 세세하게 바꿀 수 있는 점도 편리했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스티어링 감도를 부드러움·표준·단단함으로 설정할 수 있고 서스펜션 감도도 조절할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브 역시 강도를 선택할 수 있다. 설정에 따라 차의 반응이 달라져 운전자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트윈 모터는 최고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68.4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4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2t이 넘는 차체가 빠르게 속도를 올렸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초반부터 출력이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느낌이 적어 다루기 편했다.
시승에서 정숙성만큼 눈에 들어온 부분은 안전 기능이었다. 운전자 앞 9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주변 차량과 차선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파일럿 어시스트를 작동하면 차량이 인식하고 있는 차선도 함께 나타났다. 점선과 실선을 구분해 표시해 차량이 주변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쉬웠다.
![]() |
| 볼보 ES90의 1·2열 실내 모습. /황지향 기자 |
파일럿 어시스트의 가감속도 자연스러웠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급하게 제동하지 않고 속도를 낮췄고 다시 가속하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옆 차로에서 차량이 끼어들 때도 빠르게 인식해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했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개입이 빠른 편이었다. 주행 중 잠시 정면에서 시선을 돌리자 운전에 집중하라는 경고가 바로 나타났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다시 잡으라는 안내가 이어졌다. 하품을 몇 차례 반복했을 때는 휴식을 취하라는 메시지도 표시됐다.
ES90에는 5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탑재된다. 이들 센서가 차량 주변을 살피고 실내에서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운전자의 주의 산만과 졸음 등을 감지한다.
![]() |
| 볼보 ES90의 2열에서 바라본 실내와 글라스 루프 모습. /황지향 기자 |
작은 부분에서도 안전을 고려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비상등 버튼이 대표적이다. 센터 디스플레이에 비상등 버튼이 있지만 천장 오버헤드 콘솔에도 별도의 물리 버튼을 하나 더 뒀다. 볼보 측은 충돌 등으로 센터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비상등을 작동할 수 있도록 이중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위험 상황에서 차량이 직접 개입하는 순간도 있었다. 주행 중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안전벨트가 순간적으로 몸을 강하게 조이는 경험도 했다. 경고음이나 화면 표시에 그치지 않고 안전벨트가 작동하면서 위험 상황에 대비했다.
이 밖에도 ES90에는 충돌 위험을 감지해 경고하거나 제동을 보조하는 충돌 회피 지원 기능을 비롯해 교차로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하는 기능 등이 적용됐다. 주차 후 문을 열 때 뒤에서 접근하는 자전거나 차량 등을 감지해 경고하는 '도어 오프닝 얼럿'도 갖췄다.
![]() |
| ES90 후면부. /황지향 기자 |
ES90 트윈 모터에는 106kWh 배터리가 탑재된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상온 복합 520km다. 800V 시스템을 적용해 350kW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22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ES90의 국내 판매 가격은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플러스 7294만원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울트라 8055만원 △트윈 모터 플러스 7960만원 △트윈 모터 울트라 8741만원 △트윈 모터 퍼포먼스 울트라 9541만원이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