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닿지 않는 아이들③] 소아청소년과 기피로 의사 부족…야간진료 양극화 불러
  • 문화영, 김명주 기자
  • 입력: 2026.09.16 00:00 / 수정: 2026.09.16 00:00
'달빛' 45억·'우리아이' 5억 투자
낮은 의료수가로 수익성 떨어져
"병원 늘리기보다 자원 적절 활용"
서울시가 아이들의 야간·휴일 진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과 우리아이안심의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자치구별로 의료 격차는 여전하다. 자치구의 노력만으로는 소아 야간진료망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서울시가 아이들의 야간·휴일 진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과 우리아이안심의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자치구별로 의료 격차는 여전하다. 자치구의 노력만으로는 소아 야간진료망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 이상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야간·휴일 등 사각지대 시간에 아이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부모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이를 위해 소아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 등이 운영 중이지만 많은 보완점이 지적된다. <더팩트>는 3회에 걸쳐 서울의 소아 야간 진료망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짚어본다.<편집자주>

[더팩트ㅣ문화영·김명주 기자] 서울시가 아이들의 야간·휴일 진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과 우리아이안심의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자치구별로 의료 격차는 여전하다. 일부 자치구는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야간진료 기관을 확보한 반면 의료진 부족으로 단 한 곳도 유치하지 못한 곳도 있다. 이에 자치구의 노력만으로는 소아 야간진료망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에는 약 45억원이 투입된다. 국비와 시비가 각각 절반(22억5500만원)씩 투입되는 구조이며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운영돼 진료 시간에 따라 별도의 수가가 지급된다.

반면 서울시 자체 사업인 우리아이안심의원은 올해 약 4억9200만원의 운영비가 편성됐다. 시와 자치구가 함꼐 부담하며 별도의 사업 전용 의료수가는 지원되지 않는다. 의료기관에는 지정시간대 운영비가 지원되지만, 평일 야간진료를 위해 추가 인력을 확보하고 진료 시간을 연장해야 하는 부담은 남는다.

현재 성동구와 중랑구는 달빛어린이병원과 우리아이안심의원을 각각 한 곳씩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도봉구는 1차(달빛어린이병원·안심의원), 2차(안심병원), 3차(전문응급센터) 모두 없다.

서울 성동구와 중랑구 등은 달빛어린이병원과 우리아이안심의원 등 의료기관 참여를 확대하는 데 어려운 점으로 인력난을 꼽았다. /뉴시스
서울 성동구와 중랑구 등은 달빛어린이병원과 우리아이안심의원 등 의료기관 참여를 확대하는 데 어려운 점으로 인력난을 꼽았다. /뉴시스

◆"의사회부터 병원까지"…의료기관 확보 사활 건 성동·중랑

성동구는 지난 2022년부터 소아 야간진료 기관 확보에 나섰다. 구는 성동구의사회 사무국 사전회의와 의사회 간담회 등을 통해 사업을 알렸으며 2023년 4월 우리아이안심지원을 지정했다.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추가 야간진료 기관 확보를 위해 관내 병원들과 협의를 진행했다.

특히 2024년에는 '야간 어린이 진료 의료기관 확보'를 주제로 민관 협치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자문단을 구성했다. 이후 세 차례 민관협치회의를 거치고 개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홍보한 뒤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야간 소아진료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는 의료기관도 사업에 대한 인지도 부족과 환자 수요 및 진료수익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웠다"며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아 사업을 홍보하고 민관 협치회의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중랑구는 구의사회 등을 통해 사업과 지원 내용을 알렸다. 지난 2023년 지정된 우리아이안심의원은 의사회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의료기관이 실제 지정으로 이어졌다. 달빛어린이병원은 공모 당시 2개 의료기관이 신청해 경쟁을 벌일 정도로 참여 의지가 높았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중랑구 관계자는 "구의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사업과 지원 내용을 의료기관에 전달했다"며 "개별 의료기관에 안내하는 것보다 협의회를 통해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두 자치구 모두 의료기관 참여 확대가 어려운 점으로 인력난을 꼽았다. 소아청소년과의 낮은 수익성과 의료진 부족, 인건비 상승 등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성동구 관계자는 "저출산과 낮은 의료수가로 소아청소년과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기피 현상이 발생했고 전문인력이 부족해졌다"고 했으며 중랑구 관계자 역시 "365일 밤낮없이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버티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정기관 수를 늘리기보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기존 의료기관을 권역별로 연결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한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정기관 수를 늘리기보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기존 의료기관을 권역별로 연결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한다. /뉴시스

◆병원 참여 독려해도 호응 없는 지역도…인력난이 걸림돌

반면 도봉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아이안심의원과 달빛어린이병원은 물론 2차 의료기관인 우리아이안심병원, 3차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까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구는 관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사업 참여와 연합운영 방법 등을 안내하는 공문을 보내고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전수 조사했다. 이후 직접 현장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현재 관내 소아청소년과 의원 12곳 모두 전문의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야간·휴일 진료를 추가로 맡기 어려운 실정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은 국비와 시비로 운영돼 자치구가 직접 예산을 부담하지 않지만 이 역시 의료기관 참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관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참여를 독려했지만 현재까지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이 없는 상황"이라며 "의료진의 건강문제와 인력난으로 참여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의사회와 관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참여기관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과 야간진료 인력난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정기관 수를 늘리기보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기존 의료기관을 권역별로 연결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한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지역별 격차의 핵심 원인으로 의료진 부족을 꼽았다. 최 회장은 "자치구마다 하나씩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왜 소아청소년과에 인력이 들어오지 않는지를 해결해야 한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 없이 시설이나 지정기관만 늘려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새 병원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미 있는 의료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투자다. 현장에 남을 수 있도록 인력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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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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