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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 선납 거절' 삼전·하닉, 반도체 주도 증시 불확실성 키울까
입력: 2026.09.15 13:58 / 수정: 2026.09.15 13:58

전날 25조 전기세 선납 협상 불발 이후 주가 급락
증권가, 단발성 보다는 거시적 요인 주목…목표가 하향도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각각 4%, 7%대 급락한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보합권에 그치고 있다. /더팩트 DB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각각 4%, 7%대 급락한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보합권에 그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전력의 25조원 규모 5년치 전기요금 선납 제안을 최종 거절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부각된 중장기 수요 불확실성이 두 종목의 주가 향방을 뒤흔들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자본시장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의 이번 거절 신호가 최근 불거진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고점 통과) 의구심과 맞물려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촉매제가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05% 급락한 24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7.41% 폭락한 169만3000원에 장을 마치며 증시 전반의 투심을 끌어 내렸다.

하루 뒤인 15일 장에서는 오후 1시 기준 단기 폭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폭 상승 중이나 각각 0.10%, 0.27% 상승에 그친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양 사의 부진은 금리 인상과 유가 불안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며 국내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투톱의 수급이 한꺼번에 이탈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두 종목의 부진과 전날 전기세 선납 거절 이슈랑 연관해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내부 검토 결과 "향후 5년간 반도체 수요의 장기 지속 여부가 불확실해 수조원대 현금을 미리 묶어두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은 대기업들의 이런 거절 사유가 단순한 비용 협상 결렬을 넘어, 시장에 강력한 보수적 실적 경고등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는 민감한 시점에 반도체 투톱이 스스로 미래 수요를 장담할 수 없다고 공식화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크아웃 우려를 정면으로 자극했다는 평가다.

재무적 유동성 압박에 대한 의구심도 주가를 누린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설과 파운드리 설비투자(CapEx) 준비가 빡빡한 상황에서 당장 전력망 인프라를 위해 대형자금을 미리 묶어두는 것이 양사의 투자 재원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지키려는 방어적 선택이 재무적 압박과 업황 둔화의 간접적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슈를 주가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 짓는 것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국전력과 협상 결과 같은 단발성 재료보다는 최근 양 사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한 국내 증권가의 분석처럼 글로벌 테크 수요 탄력 둔화 등 거시적 요인을 주가 부진의 더욱 본질적인 원인으로 짚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14일과 15일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BNK투자증권은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메모리 가격의 추가 상승이 힘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양 사 모두의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둔화 흐름이 지속돼 주가 상단이 제한적이다. 주주환원 프로그램이 주가 방향성에 영향을 주지 못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고 목표주가는 기존 30만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AI 출하 서버가 여전히 강하고 밸류에이션이 주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으나 상단도 제한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85만원에서 148만원으로 내리고 "당분간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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