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9년 만 발행어음 사업 인가…내주 1호 상품 출시
"생산적 금융 기조 속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수익 기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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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증권이 9년 만에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서 발행어음 시장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삼성증권이 9년 만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으면서 발행어음 시장이 8개사 경쟁 체제로 재편됐다. 지난해부터 신규 사업자가 잇따라 진입하며 시장 규모가 커진 가운데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 증권사 간 경쟁도 단순한 조달금리 경쟁을 넘어 우량 기업금융(IB) 발굴 경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르면 다음 주 발행어음 1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국내 거주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18일까지 '발행어음 출시알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제15차 정례회의에서 자본시장법 제360조에 따라 삼성증권의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 인가안을 심의·의결했다.
삼성증권의 발행어음업 진출은 2017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충족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인가를 받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이 회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재도전에 나섰지만, 올해는 자산관리(WM) 점포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관련한 징계 가능성으로 심사가 지연돼 속앓이를 했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합류한 삼성증권은 강점인 WM 경쟁력을 발행어음 사업과 연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1분기에만 19조7000억원 규모의 리테일 고객자산 순유입을 기록하며 총 고객자산을 495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렸는데 2분기 고객자산은 652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1.6% 증가했다. HNW(고액자산가) 고객은 57만2000명으로, 전 분기보다 27.5%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단기금융업 신규 사업자로서 모험자본 공급을 충실히 이행, 자금중개자에서 자금공급자로 역할 변화를 가속화시킬 예정"이라며 "모험자본 운용과 심사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중소·벤처기업 등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하며 생산적 금융 대전환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시장은 이미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 7개사의 발행잔액은 55조9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자가 4개사에 그쳤던 지난해 6월 말 44조3912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1조5379억원(26.0%)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신규 사업자들이 진입하면서 시장 몸집이 커졌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에서 발행어음업 인가를 승인받았고 같은 해 12월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발행어음업 인가 합격점을 받았다.
새롭게 인가를 받은 3개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앞세운 상품들을 쏟아내며 경쟁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 세전 연 4.5%(약정형 6개월물)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을 내놓았다. 총 한도는 300억원이며 최소 가입 금액은 100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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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내주 발행어음 1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외연 확장에 필수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다만 앞으로는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발행어음 조달액 가운데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하는 비중이 올해 10%에서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반면 발행어음 자금의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한도는 기존 30%에서 올해 15%로 낮아졌으며, 내년에는 10%까지 축소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익숙했던 부동산 관련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기업대출, 회사채,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영역에서 안정적인 운용처를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발행어음 사업의 경쟁축이 조달금리와 판매채널에서 자금 운용 역량, 즉 우량 기업 발굴 능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 이유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제5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를 열고 향후 5년간 민간금융 628조원과 정책금융 932조원을 합쳐 총 1560조원의 생산적 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IB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시여건 악화에도 상반기 중복상장 이슈로 미뤄졌던 기업공개(IPO) 물량이 대기 중인데 금리 상승에 대비한 회사들의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인공지능(AI) 관련 업종 성장성 부각 등으로 인수주선 수수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 기조 하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수익 기회는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