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그루밍' 누명 벗은 김수현…이제는 '배우 김수현'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09.15 00:00 / 수정: 2026.09.15 00:36
형사 사건 사실상 종결…'그루밍' 의혹 마침표
혹독했던 공백 끝…활동 재개 시동
배우 김수현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그루밍 의혹에 마침표를 찍었다. /더팩트 DB
배우 김수현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그루밍' 의혹에 마침표를 찍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경찰이 불송치한 데 이어 검찰도 재수사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김수현을 짓눌렀던 '그루밍' 의혹에 마침표가 찍혔다. 약 1년 반 동안 따라붙었던 '가해자' 프레임에서 벗어난 김수현, 이제 대중이 바라봐야 할 것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아닌 '배우 김수현' 그 자체다.

지난 3일 검찰은 성동경찰서로부터 송부받은 김수현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음행강요 등) 및 무고 혐의 사건 수사 기록을 경찰에 최종 반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29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이 해당 기록을 검토한 뒤 재수사나 보완 수사를 요구하지 않은 만큼, 경찰의 불송치 판단을 뒤집을 만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사건 조회 내역에 따르면 경찰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무고,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혐의에 대해 모두 '불송치-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렸다. 제기된 의혹을 수사한 결과 김수현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후 검찰의 기록 반환으로 경찰의 불송치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로써 형사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되며 약 1년 반 동안 김수현을 따라다닌 '그루밍'과 '가해자'라는 낙인 역시 힘을 잃게 됐다. 김수현이 오랜 시간 벗어나고자 했던 프레임에서 이제야 한 걸음 벗어난 것이다.

배우 김수현이 1년 반동안 따라붙었던 그루밍 프레임을 벗었다. 형사 사건은 물론 민사 소송에서도 김수현에게 유리한 판단이 나오며 그의 입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법무법인 필
배우 김수현이 1년 반동안 따라붙었던 그루밍 프레임을 벗었다. 형사 사건은 물론 민사 소송에서도 김수현에게 유리한 판단이 나오며 그의 입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법무법인 필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5월이었다. 故 김새론 유족 측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김세의는 김수현을 아동복지법 위반 및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김수현이 김새론의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른바 '그루밍(미성년자나 취약한 상대에게 친밀감을 형성해 심리적으로 길들인 뒤 성적·정서적으로 착취하는 행위)' 학대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당시 제기된 의혹은 김수현의 배우 이미지에 직격탄이 됐다. 특히 '미성년자와 교제했다'는 주장에 '그루밍'이라는 표현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한 사생활 논란을 넘어 가해 여부를 둘러싼 문제로 확대됐다. 광고와 작품 등 김수현의 활동에도 여파가 이어졌고, 그가 그동안 쌓아온 신뢰도와 발자취 역시 의혹에 가려졌다.

김수현 측은 처음부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논란이 제기됐던 지난해 3월부터 김새론과의 교제는 성인이 된 이후 시작됐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이어 유족 측과 김세의 대표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며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결국 양측의 공방은 법적 절차로 이어지며 김수현에게는 약 1년 반 동안 '그루밍'과 '가해자'라는 프레임이 따라붙었다.

그만큼 이번 수사 결과가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혔던 김수현이 약 1년 반 만에 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의혹 자체가 아닌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김수현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민사 영역에서도 김수현에게 유리한 판단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미도가 김수현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약 5억 7700만 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미도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미도는 지난 2020년부터 김수현과 광고 모델 계약을 이어왔으나, 지난해 5월 논란이 불거지자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하고 남은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수현 측에 귀책 사유가 없어 미도 측의 계약 해지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물론 이는 현재 진행 중인 관련 민사소송 가운데 나온 첫 판단으로, 모든 민사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 다만 논란 직후 광고주들의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계약금 반환 청구가 잇따랐던 상황에서 처음 나온 법원의 판단이 김수현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혹독했던 공백기를 마친 김수현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더팩트 DB
혹독했던 공백기를 마친 김수현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더팩트 DB

이처럼 형사 사건에서 혐의를 벗은 데 이어 민사에서도 첫 승소를 거두면서 그동안 일방적인 의혹에 가려졌던 김수현의 입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김수현에게 남은 과제는 법적 판단을 다시 설명하는 일이 아니라, 배우로서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 일이다. 실제로 활동 재개에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필리핀 패션 브랜드 광고 촬영을 시작으로 기지개를 켠 김수현은 오는 19일 열리는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 시상자로 참석하며 국내 공식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차기작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디즈니+ 시리즈 '넉오프'는 지난해 논란 이후 촬영과 공개가 보류된 상태다.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을 마친 작품인 만큼 김수현의 활동 재개가 본격화되는 현시점에서 향후 공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김수현에게 지난 1년 반은 배우 인생에서 혹독한 공백으로 남았다. 작품과 광고 등 활동 전반에 제동이 걸리면서 배우로서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누명을 벗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지만, 비 온 뒤 땅은 더 굳어지기 마련이다. 이제는 섣부른 억측과 편견을 거두고 '배우 김수현'이 본업으로 다시 써 내려갈 시간을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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