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인턴' 최민식,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6.09.14 00:00 / 수정: 2026.09.14 00:00
37년 경력의 베테랑이자 실버 인턴 기호 役 맡아 열연
"배우로서 욕심 더 많아져…'인턴'은 각별한 의미 있는 작품"
배우 최민식이 영화 인턴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배우 최민식이 영화 '인턴'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양날의 검과도 같은 리메이크 작업과 그동안 주로 보여줬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 쉽지 않은 두 가지의 도전을 무사히 완주한 만큼 더욱 각별하게 남을 '인턴'이다. 데뷔 46년 차에도 끊임없이 변주를 꾀하며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최민식에게 말이다.

최민식은 영화 '인턴'(감독 김도영) 개봉을 앞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파묘'(2024)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는 리메이크작을 선보이게 된 소감부터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연기 열정까지 솔직하게 꺼내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는 16일 스크린에 걸리는 '인턴'은 론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한소희 분)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세대도 직급도 뛰어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작품으로, '82년생 김지영' '만약에 우리'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턴'은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맡아 국내에서 3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렇게 부담과 설렘이 공존하는 작업에 뛰어든 최민식은 37년 경력의 베테랑이자 우투투의 막내로 인생 2회차 출근에 나선 실버 인턴 기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최민식은 37년 경력의 베테랑이자 우투투의 막내로 인생 2회차 출근에 나선 실버 인턴 기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최민식은 37년 경력의 베테랑이자 우투투의 막내로 인생 2회차 출근에 나선 실버 인턴 기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유명한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건 다시 안 할 거예요. 배우 입장에서 비교당할 수밖에 없잖아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숙명을 짊어지겠어요. 물론 이런 생각이면 안 하면 돼요. 간단하죠. 그럼에도 제가 선택한 이유는 '내가 몇 년 차인데 이게 무서워? 비교당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영화 말고 음악과 소설 등 좋은 콘텐츠를 리메이크라는 명목하에 재해석하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가볍게 생각하고 메시지가 좋으니까 부담감을 잊고 우리 방식으로 꾸며보려고 했어요. 그래도 확실히 오리지널이 좋아요."

극 중 기호는 유학을 갔다가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린 딸과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을 그리워하며 홀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본 패션 브랜드 WOO22(우투투)의 실버 인턴 공고에 지원해 면접을 본 후 합격하며 K-오피스 생존기를 펼치는 인물이다.

그는 낯선 디지털 업무 환경과 자유분방한 조직 문화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누구 하나 그에게 선뜻 일을 맡기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은 기호는 사무실에 널브러진 옷들을 정리하고 바쁜 선배를 대신해 현장에 가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성실하게 해내고, 연륜이 묻어나는 소통으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젊은 CEO 선우와도 세대와 직급을 뛰어넘는 소통과 우정을 형성한다.

"저는 기호가 경제적으로 풍요롭다기보다 사람 자체가 긍정적이라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봤어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사람을 대할 때도 회로 자체가 여유 있고 넉넉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원작과 구체적으로 구분 지으려는 건 없었지만 서양 남자 특유의 아우라를 흉내 내기보다 한국 아저씨로 존재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마지막쯤에 직급을 내려놓고 선우에게 조언을 건네는 장면은 딸을 대하는 한국 아빠의 뉘앙스를 살리려고 했죠."

최민식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한소희를 두고 배우로서 장점이 많다. 표현하려고 하는 욕심과 이를 해내고야 마는 의지가 대견스러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최민식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한소희를 두고 "배우로서 장점이 많다. 표현하려고 하는 욕심과 이를 해내고야 마는 의지가 대견스러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그러면서 최민식은 함께 호흡을 맞춘 한소희에 관해 "그 친구 이번에 목숨 걸었다. 그게 보이지 않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가 한소희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선우와 공통분모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연기 경력이 얼마 안 됐고 배우로서 살면서 괴로움도 있고 좋은 점도 있을 텐데 밑바닥에 깔린 안정감보다는 업앤다운이 많은 게 선우와 잘 맞아떨어졌어요. 기호로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왔죠. 배우로서 장점도 많고 표현해 내려고 하는 욕심과 이를 해내고야 마는 의지가 대견스러웠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부담스럽고 책임감이 막중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김도영 감독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자신 때문에 연출 제안을 수락했다는 그를 향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떤 최민식은 "여성 감독의 섬세함과 디테일을 기대했고 편하게 작업했다. 배우 출신이라서 그런지 여유롭게 판을 깔아주더라. 그 위에서 재밌게 잘 놀았다"며 "원작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 과정을 다 봤으니까 나름대로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파묘' 김고은 이도현, 넷플릭스 '맨 끝줄 소년' 최현욱 등 꾸준히 후배들과 작업해 온 최민식은 이번에도 한소희를 비롯한 수많은 후배와 호흡을 맞추며 앙상블을 이뤘다. 나이부터 경력까지 한참 어린 후배들과 소통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동안 쌓아온 경험치와 노련함을 빛내며 자연스럽게 중심을 잡았다고.

올해로 데뷔 46년 차를 맞이한 최민식은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그는 배우로서 예전보다 더 욕심이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올해로 데뷔 46년 차를 맞이한 최민식은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그는 "배우로서 예전보다 더 욕심이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특히 이번 작품은 캐릭터들이 각기 다른 매력을 맛깔나게 살리면서도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함께 녹아드는 게 중요했기에 물처럼 잘 스며들려고 다짐했단다.

"요즘 애들은 생각하는 게 다르니까 세대 차이도 당연히 나죠. 그렇지만 영화는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파트별로 앙상블을 이뤄야 하기 때문에 서로 화합하고 조율해야 돼요. 그래서 이번에도 계급장 떼고 현장에서 재밌게 놀았어요. '인턴'은 더더욱 그래야 했거든요. 이걸 가식적으로 하면 얼굴에 다 보여요. 프로페셔널한 배우라면 동료들과 친분을 쌓고 친해지는 작업도 잘 해야돼요. 서로가 마음을 열고 자연스럽게 유대 관계가 형성되면 작품에 배어나죠."

1989년 '야망의 세월'을 통해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딘 최민식은 올해로 데뷔 46년 차가 됐다. 그동안 우직하고 꾸준하게 한 길만 걸어온 그는 영화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명량' '파묘' 등 수많은 대표작을 탄생시키며 대체 불가한 입지를 단단하게 다졌고, 전작들의 강렬한 캐릭터들이 인터넷 밈(Meme)으로 꾸준히 회자되며 친근한 이미지까지 구축했다.

그럼에도 최민식에게 만족이나 안주는 없었다. 여전히 새로운 장르의 작품과 색다른 캐릭터에 갈증을 느꼈고 시간이 흐를수록 쌓이는 내공과 비례하게 연기 열정이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인턴'은 푸근하고 인간적인 얼굴을 꺼내며 전작의 강렬한 이미지를 과감하게 지워냈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 됐다.

"제 안에 여러 모습이 있어요. 옷을 새로 입어야 할 때 하나를 극대화하는 거죠. 배우로서 욕심이 더 많아지고 있어요. 제 몸이 재료고 살아온 인생이 밑천이죠. 가공의 이야기이고 인물이더라도 결국 인생이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폭과 깊이가 생겨서 이제 세상에 이해 못 할 일이 없어요. 이런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까 이걸 총동원해서 작품에 쏟아붓고 싶어요. 자신도 있고요. 대중이 기억해 주는 작품들이 꽤 있다는 게 감사하지만 욕심이 많아진 만큼 이걸 잊고 지금부터 하나하나 다시 만들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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