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제품 반영한 성능 검증 체계 뒷받침돼야"
![]() |
| 그라스울은 섬유가 배열되는 방향에 따라 열이 이동하는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섬유가 평행하게 쌓인 제품(오른쪽)은 단열 성능이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되지만 현장에서는 수직으로 배치한 제품(왼쪽)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자 제공 |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일부 업체가 건물 단열재로 사용되고 있는 그라스울 샌드위치패널의 실제 단열 성능과 다른 시험성적서를 제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건축 현장에 공급하는 제품과 다른 조건으로 단열 성능을 시험한 뒤 더 유리한 성적서를 설계와 자재 승인 과정에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라스울 샌드위치패널의 단열 성능을 평가할 때 실제 현장에 공급되는 제품과 다른 조건에서 시험한 성적서가 설계와 자재 승인 과정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라스울은 유리 원료를 고온에서 녹여 가느다란 섬유 형태로 만든 단열재다. 단열 성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화재 안전성이 뛰어나 최근 활용도가 높아졌다. 건물 외벽과 지붕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라스울은 섬유가 배열되는 방향에 따라 열이 이동하는 특성이 달라질 수 있으며, 섬유가 패널 면과 평행하게 쌓인 가로 방향 제품은 열이 섬유층과 공기층을 통과하기 어려워 단열 성능이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구조적 강도와 형태 안전성을 위해 섬유를 패널 면과 수직으로 배치한 제품이 사용되면서 실제 사용되는 제품의 특성을 반영해 단열 성능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험에 사용된 제품과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제품의 조건이 다르면 실제 적용 환경에서 나타나는 단열 성능을 시험성적서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냉난방 에너지 사용 증가와 유지관리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녹색건축인증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등 건축물 에너지 성능 평가 제도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시험 방법을 둘러싼 기술적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제품이 설계 단계에서 약속한 성능을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며 "소비자와 시공사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 제품을 반영한 성능 검증 체계와 업계의 책임 있는 기준 준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