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위원장 장인 업체 수의계약, 노조 간 공방으로
최대노조, 반도체 전용 전환 표결…교섭 앞두고 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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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지난 6월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오전 회의를 마친 뒤 식사를 위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 사이 대치가 넉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성과급 재원을 둘러싼 이견으로 노조를 사업부별로 나누는 표결까지 추진되는 가운데 최대 노조 위원장의 도덕성 논란도 겹쳤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의 장인 업체 계약을 두고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참여한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3월부터 집회용 조끼 등을 최 위원장의 장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서 사들였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거래 규모는 3억700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조합원 채팅방에 올린 글에서 해당 거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이익을 취한 바 없다고 밝혔다. 복수 업체의 가격과 납품 일정을 비교해 선정했고 공동투쟁본부 집행부 모두의 동의를 거쳤다는 설명이다. 전삼노는 곧바로 반박했다. 중앙집행부 차원에서 보고를 받거나 사전에 인지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물품 구매를 맡은 조직은 별도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였고, 당시 실무를 맡았던 인원 대부분이 현재 초기업노조로 옮겨간 상태라고도 했다.
최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지난 4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최 위원장과 노조 간부 등 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총파업이 추진되던 3월을 전후해 임직원 10만여명의 개인정보로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명단을 작성한 혐의다. 위원장이 조합비의 최대 10% 안에서 임원 직책수당을 편성할 수 있도록 규약이 바뀐 점도 도마에 올랐고 최 위원장은 5월 500만원가량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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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DX 부문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대에서 DS부문과 보상 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 가운데, 무대에 '이재용 회장님 DX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어주세요'라는 벽보가 붙어 있다. /김성렬 기자 |
초기업노조 안에서도 대립이 표면화했다. 최근 공개된 지도부 대화 녹취록에는 최 위원장이 감사를 요구한 이송이 부위원장에게 근로시간 면제 박탈과 현업 복귀를 통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기업노조는 이 부위원장과 이원일 광주지회장을 외부 제보자로 지목하고 16일 오후 2시부터 22일 오전 10시까지 불신임 표결을 진행한다. 두 사람이 반도체 중심 규약 개정을 막기 위해 최 위원장을 끌어내리는 방안을 논의한 대화를 확인했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같은 투표에는 조합원 가입 자격을 DS부문 근로자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안도 올랐다. 현재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99%가 DS 소속이어서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과되면 남아 있는 DX부문 조합원은 탈퇴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6일 총회에서는 △성과급 분배 전사기준 통합 요구안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적자 패널티 개선 요구안을 다룬다.
노조 간 갈등은 지난 5월 임금교섭에서 시작됐다.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부문 성과급 산정 방식 개선에 요구안을 집중하자 DX부문에서 반발이 나왔고, 동행노조는 공동투쟁본부 참여를 철회했다. 조합원 이동도 이어졌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9일 기준 5만3131명으로 4월 말 7만6270명에서 2만3000명 넘게 줄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단일 과반 노조에 올랐으나 6월 초 그 지위를 잃었다. 반면 동행노조는 4월까지 2000명대에 그쳤던 조합원이 3만명 안팎까지 늘며 전삼노를 제치고 2대 노조가 됐다.
동행노조는 오는 18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발대식을 열고 종료 기한 없이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과 기본급 인상률 전사 동일 적용 등이 요구안이다.
관건은 2027년 2월이다. 지난 2024년 9월 창구 단일화로 확보한 전삼노의 교섭대표노조 지위가 끝나면 세 노조는 다시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 어느 곳도 과반에 이르지 못하면 조합원 수에 비례해 공동교섭대표단을 꾸리게 되는데, 성과급 재원을 두고 요구가 엇갈려 단일한 교섭안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계에서는 노조가 사업부별로 갈라지면서 교섭력이 함께 약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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