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업체 수의계약 '일감 몰아주기' 논란
내부 감사 거론한 부위원장에게 현업 복귀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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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지난 5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이 본인 장인의 업체와 맺은 수의계약을 감사하겠다는 부위원장에게 노조 활동 중단과 현업 복귀를 통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비위 의혹을 제기한 간부를 위원장 권한으로 밀어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초기업노조 단체 채팅방을 통해 공개된 지도부 대화 녹취록에는 최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의 대치 상황이 담겼다. 최 위원장이 사임을 요구하자 이 부위원장은 "사임이 아니라 내부 감사할 것"이라고 맞섰고, 최 위원장은 "위원장 권한으로 근로 면제 빼드릴 테니 광주로 가셔서 대응하시라"고 답했다.
근로시간 면제는 노조 간부가 임금을 받으며 조합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면제 시간이 사라지면 이 부위원장은 상근 활동을 접고 원래 근무지인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최 위원장은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일 당장 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 숙소를 비우고 차량도 정리하라고 요구했으며, 이 부위원장이 "본인은 감사 안 받으시냐"고 되묻자 "지금 부위원장님은 직무 정지 상태"라고 답했다.
발단은 최 위원장의 장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노조가 맺은 수의계약이다. 이 부위원장이 "장인어른과 수의계약을 한 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자 최 위원장은 "8500원에 싸게 계약했다"고 맞받았다. 초기업노조가 지난 3~4월 총파업 준비 과정에서 이 업체로부터 사들인 조끼·우의·앰프 등 집회용 물품 규모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3억7000만원 상당이다.
최 위원장은 녹취록 유출을 두고 "임명직에서 제외된 전 사무국장이 자료를 반출해 이슈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행노조를 함께 지목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조합원 채팅방에서 거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족관계만을 이유로 업체가 선정됐거나 자신이 개인적 이익을 취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조끼 발주 당시 1벌에 1만2000원을 제시한 업체는 보류하고 8500원과 1만원을 제시한 두 곳에서 구매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최 위원장은 "위원장 개인에게 리베이트, 수수료, 환급 등 어떠한 금전적 이익도 귀속된 사실이 없다"며 "현재는 이런 계약조차 조합원들 입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원천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해명은 단가에 관한 것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계약을 경쟁 절차 없이 맺은 이유는 설명하지 않는다. 감사 요구를 막을 목적으로 현업 복귀 등 불이익을 통보한 것으로 인정되면 강요죄 성립 여부가 법률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2026년 5차 총회'를 공고하고 오는 16일 오후 2시부터 22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한다. 안건은 △이송이 부위원장 불신임 △이원일 광주지회장 불신임 △조합원 가입 자격을 DS부문으로 한정하는 규약 개정 등 3건이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녹취록에 드러난 발언은 조합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외부 회계법인을 포함한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index@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