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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명가' KB증권의 굴욕…부실 실사·고평가 논란에 신뢰도 시험대
입력: 2026.09.11 00:00 / 수정: 2026.09.11 00:00

공모주 냉각 속 주관 종목 연쇄 부진
무신사·리벨리온 등 하반기 대어 검증 시험대


11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IPO 주관 실적 1위 KB증권은 올해 상장을 주관한 기업들의 주가 부진 등이 연이어 속출하면서 실사 의무 수홀과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더팩트 DB
11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IPO 주관 실적 1위 KB증권은 올해 상장을 주관한 기업들의 주가 부진 등이 연이어 속출하면서 실사 의무 수홀과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관 순위 1위를 기록하며 IPO 명가로 우뚝 선 KB증권이 올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KB증권이 주관해 증시에 입성시킨 신규 상장사들이 잇따라 거래정지 처분을 받거나 상장 첫날부터 하한가로 직행하는 등 부실 실사와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겪고 있어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27곳 중 24곳이 공모가를 밑돌고 평균 수익률은 공모가보다 30%가량 낮았다. 이중 낙폭이 70% 이상을 밑돌거나 출시 효과를 누려야 할 상장 당일 하한가를 맞은 종목도 등장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공모주 시장 침체가 글로벌 금리 변동성 확대나 중동 정세 불안 등 단순히 대외 악재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흐름을 주도해야 할 대형 공모주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거나 흥행에 실패한 데다, 대형 증권사들이 주관한 신규 상장 종목들마저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직면하면서 주관사들의 공모가 산정 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투자자들도 대형 주관사의 이름값이나 심리적 보증을 믿고 공모에 참여했지만, 상장 후 주가 부진으로 손실을 보면서 대형사 주관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도 급격히 냉각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부진이 가장 도드라진 곳은 지난해 주관 실적 1위를 달성했던 KB증권이다. KB증권은 이날 기준 올해 3191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해 국내 증권사 중 3위에 올라 있다. 상반기 내내 대형 딜 부재로 6위권까지 처지며 고전했으나, 6월 말부터 스트라드비젼, 레몬헬스케어, 레메디, 에이치엘지노믹스 등 중형급 공모주들을 한 달 사이에 집중적으로 연이어 상장시키면서 실적을 빠르게 스퍼트해 3위까지 회복한 상태다. 다만 최근 상장기업 중 레메디를 제외하면 모두 상장 첫날 하락했고, 현재 주가도 공모가 대비 최대 50% 넘게 하락하며 부진 중이다. 지난해 레코드를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지만 올해 주관한 종목들마저 실패 사례를 연이어 노출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월 말 KB증권이 단독 주관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라드비전이다. 스트라드비전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0% 폭락하며 하한가로 직행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적자 상태인 기업 몸값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고평가 논란이 주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상장 전 기관투자자들의 대금 미납 사태도 겹치면서 공모가 기준 약 7억6000만원 규모의 실권주를 주관사인 KB증권이 전량 인수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KB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아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던 아이티켐은 지난 4월 상장 8개월 만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거래정지 처분을 받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KB증권이 이익미실현 트랙으로 상장시켰던 2차전지 장비기업 제일엠앤에스 역시 올해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후 자본잠식과 채무 부담을 이기지 못해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에서는 상장 직후 너무 이른 시점에 새내기주들의 치명적인 회계 문제가 연달아 터지자 발행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주관사로서 실사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책임론도 나온다.

특히 지난 4월 4일 이후 16개월째 거래 정지 중인 제일앰엔에스의 경우, 상장 전인 과거 감사 과정에서도 공사진행률 계상 오류로 재무제표를 재발행한 이력이 있었는데도 주관사인 KB증권이 심사 과정에서 이런 재무 리스크를 충분히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적 가시성이 낮은 특례 상장기업들을 IPO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관사가 실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시선은 KB증권이 주관사를 맡고 있는 하반기 상장 대기 중 대어들로 향한다. 상반기 주관 종목들의 연쇄 부진으로 평판이 하락한 시점에 하반기 예고된 초대형 파이프라인의 향방이 KB증권의 올해 기업 검증 역량을 증명할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KB증권은 하반기 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최대 10조원대 몸값이 거론되는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비롯해 역시 조 단위 기대주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밸리온의 상장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생성형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라이너, 국내 최초 클라우드 유니콘기업을 노리는 메가존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분야 대어급 예비 상장사들이 KB증권의 하반기 파이프라인에 포진해 있다.

다만 무신사를 제외한 주관 기업들은 업종 특성상 당장 가시적인 재무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몸값을 평가받아야 하는 특례상장 구조가 주를 이룬다. 앞서 스트라드비젼이나 제일앰엔에스 사태에서 지적받은 고평가 논란과 실사 검증 우려가 재현될 여지도 남아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당사도 IPO 전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와 기업 검증의 중요성을 더욱 높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업 및 재무 현황에 대한 실사와 검증을 강화하고,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 간 검토와 사후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등 내부 프로세스를 고도화 하고 있다"며 "하반기·내년에 예정된 IPO 역시 개별 기업의 특성과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주관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관 순위 1위를 기록하며 IPO 명가로 우뚝 선 KB증권이 올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KB증권이 주관해 증시에 입성시킨 신규 상장사들이 잇따라 거래정지 처분을 받거나 상장 첫날부터 하한가로 직행하는 등 부실 실사와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겪고 있어서다.

9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27곳 중 24곳이 공모가를 밑돌고 평균 수익률은 공모가보다 30%가량 낮았다. 이중 낙폭이 70% 이상을 밑돌거나 출시 효과를 누려야 할 상장 당일 하한가를 맞은 종목도 등장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공모주 시장 침체가 글로벌 금리 변동성 확대나 중동 정세 불안 등 단순히 대외 악재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흐름을 주도해야 할 대형 공모주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거나 흥행에 실패한 데다, 대형 증권사들이 주관한 신규 상장 종목들마저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직면하면서 주관사들의 공모가 산정 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투자자들도 대형 주관사의 이름값이나 심리적 보증을 믿고 공모에 참여했지만, 상장 후 주가 부진으로 손실을 보면서 대형사 주관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도 급격히 냉각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부진이 가장 도드라진 곳은 지난해 주관 실적 1위를 달성했던 KB증권이다. KB증권은 이날 기준 올해 3191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해 국내 증권사 중 3위에 올라 있다. 상반기 내내 대형 딜 부재로 6위권까지 처지며 고전했으나, 6월 말부터 스트라드비젼, 레몬헬스케어, 레메디, 에이치엘지노믹스 등 중형급 공모주들을 한 달 사이에 집중적으로 연이어 상장시키면서 실적을 빠르게 스퍼트해 3위까지 회복한 상태다. 다만 최근 상장기업 중 레메디를 제외하면 모두 상장 첫날 하락했고, 현재 주가도 공모가 대비 최대 50% 넘게 하락하며 부진 중이다. 지난해 레코드를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지만 올해 주관한 종목들마저 실패 사례를 연이어 노출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월 말 KB증권이 단독 주관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라드비전이다. 스트라드비전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0% 폭락하며 하한가로 직행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적자 상태인 기업 몸값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고평가 논란이 주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상장 전 기관투자자들의 대금 미납 사태도 겹치면서 공모가 기준 약 7억6000만원 규모의 실권주를 주관사인 KB증권이 전량 인수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KB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아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던 아이티켐은 지난 4월 상장 8개월 만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거래정지 처분을 받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KB증권이 이익미실현 트랙으로 상장시켰던 2차전지 장비기업 제일엠앤에스 역시 올해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후 자본잠식과 채무 부담을 이기지 못해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에서는 상장 직후 너무 이른 시점에 새내기주들의 치명적인 회계 문제가 연달아 터지자 발행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 주관사로서 실사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책임론도 나온다.

특히 지난 4월 4일 이후 16개월째 거래 정지 중인 제일앰엔에스의 경우, 상장 전인 과거 감사 과정에서도 공사진행률 계상 오류로 재무제표를 재발행한 이력이 있었는데도 주관사인 KB증권이 심사 과정에서 이런 재무 리스크를 충분히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적 가시성이 낮은 특례 상장기업들을 IPO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관사가 실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시선은 KB증권이 주관사를 맡고 있는 하반기 상장 대기 중 대어들로 향한다. 상반기 주관 종목들의 연쇄 부진으로 평판이 하락한 시점에 하반기 예고된 초대형 파이프라인의 향방이 KB증권의 올해 기업 검증 역량을 증명할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KB증권은 하반기 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최대 10조원대 몸값이 거론되는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비롯해 역시 조 단위 기대주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밸리온의 상장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생성형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라이너, 국내 최초 클라우드 유니콘기업을 노리는 메가존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 분야 대어급 예비 상장사들이 KB증권의 하반기 파이프라인에 포진해 있다.

다만 무신사를 제외한 주관 기업들은 업종 특성상 당장 가시적인 재무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몸값을 평가받아야 하는 특례상장 구조가 주를 이룬다. 앞서 스트라드비젼이나 제일앰엔에스 사태에서 지적받은 고평가 논란과 실사 검증 우려가 재현될 여지도 남아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당사도 IPO 전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와 기업 검증의 중요성을 더욱 높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업 및 재무 현황에 대한 실사와 검증을 강화하고,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 간 검토와 사후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등 내부 프로세스를 고도화 하고 있다"며 "하반기·내년에 예정된 IPO 역시 개별 기업의 특성과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주관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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