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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버튼만 강조하고, 거절해도 또 팝업…온라인 금융 다크패턴 775건 적발
입력: 2026.09.10 07:42 / 수정: 2026.09.10 07:42

금감원, 268개사 점검 결과 발표…은행 198건·증권 159건 등
오도형·방해형이 87.5%…"눈속임 상술 근절" 상시협의체 운영키로


금융감독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8개 금융협회·중앙회 소비자보호 담당임원들과 다크패턴 예방을 위한 상시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더팩트 DB
금융감독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8개 금융협회·중앙회 소비자보호 담당임원들과 '다크패턴 예방을 위한 상시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서 금융소비자의 착각을 유도하거나 비합리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이른바 '다크패턴(눈속임 상술)' 사례가 금융권에서 700건 넘게 적발됐다. 금융당국은 금융업계와 손잡고 적발 사례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과 함께 상시 점검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9일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8개 금융협회·중앙회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들과 '다크패턴 예방을 위한 상시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열고, 지난 4월 시행된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관련 다크패턴 가이드라인'에 따른 업계 자체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탈·저축은행·핀테크 등 268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775건의 다크패턴 사례가 확인됐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198건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159건), 카드(118건), 저축은행(91건), 생명보험(81건), 손해보험(63건), 캐피탈(49건), 핀테크(9건), 신협(7건)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소비자의 착각과 실수를 유도하는 '오도형'이 455건(58.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보 수집 및 해지 절차를 어렵게 만드는 '방해형'은 223건으로, 두 유형이 전체의 87.5%에 달했다. 이어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압박형'이 87건, 예상치 못한 지출을 유발하는 '편취유도형'이 10건으로 집계됐다.

실제 현장에서는 화면 구성이나 수순을 정교하게 다듬어 소비자에게 불리한 선택을 유도하는 기만적 기법들이 다수 포착됐다.

우선 시각적 차이를 이용해 금융사에 유리한 결정을 유도하는 '잘못된 계층구조'가 대표적이다.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나 선택적 항목을 제시할 때, '동의하고 진행' 버튼은 눈에 띄는 화려한 색상으로 강조한 반면 '동의 안 함'이나 '닫기(X)' 표시 등은 흐릿하고 작은 글씨로 처리해 소비자가 무심코 동의를 누르도록 유도했다.

소비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동의를 강요하는 '반복 간섭' 사례도 확인됐다. 소비자가 선택적 동의 항목이나 부가서비스 가입을 '동의하지 않음'으로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갈 때 재확인 팝업창을 다시 띄워 특정 선택을 지속해서 요구하는 방식이다.

또한, 금융상품 가입 과정에 다른 서비스를 슬쩍 끼워 넣는 '기습 광고'도 다수 나타났다. 신용카드 발급 신청을 완료하기 직전 단계에서 간편결제나 휴대폰 요금 정기결제 서비스 신청 안내를 노출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서비스가 카드 발급에 필수적인 절차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 사례다.

금감원은 이 같은 적발 사례들에 대해 선택 버튼의 색상과 크기를 동일하게 맞추도록 교정 조치했다. 아울러 거절 의사를 밝힌 소비자에게 동의를 재차 요구하는 팝업 절차를 즉각 삭제하도록 했으며, 기습 광고는 삭제하거나 상품 가입이 완료된 이후에만 노출되도록 개선했다.

금감원은 자체 점검을 통해 금융회사의 다크패턴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여전히 다크패턴이 개입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특히 회사와 업권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해석·적용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어 일관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향후 8개 금융협회와 운영하는 상시협의체를 통해 시정 현황을 지속 점검하는 한편, 업계 자율규제를 위한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사례 중심의 질의응답(Q&A)집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욱배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 부원장보는 "금융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해 비합리적인 결정을 유도하는 다크패턴은 금융회사의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금융업계 전체가 인식 전환을 통해 신속히 시정하고 근절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가 스스로 다크패턴을 예방하고 시정하는 내부통제체계의 구축·운영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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