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0.48%·기업 0.58%·전체 0.53%…5대 은행 중 가장 높아
주담대 연체잔액 5117억, 3년 반 새 3.8배…지역 경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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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이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NH농협은행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NH농협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이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건전성 관리가 하반기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농협은행은 농업·지역금융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두고 있어 지방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 등 지역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여신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이 지역·취약차주에 대한 금융공급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온 만큼, 포용금융 역할을 유지하면서 건전성까지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올해 2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48%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KB국민은행은 0.27%, 신한은행 0.25%, 하나은행 0.32%, 우리은행 0.31%였다.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43%에서 올해 1분기 0.46%, 2분기 0.48%로 상승했다. 2014년 2분기 0.54%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여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2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58%로 KB국민은행 0.26%, 신한은행 0.40%, 하나은행 0.46%, 우리은행 0.56%보다 높았다.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 역시 농협은행이 0.53%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기업대출 가운데서는 중소기업의 건전성 부담이 두드러진다. 농협은행의 2분기 중소기업 연체율은 0.71%로 우리은행 0.75%에 이어 5대 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대기업 연체율은 0.07%에 그쳤다. 농협은행의 기업여신 건전성 부담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지역 기반 차주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연체 증가도 농협은행의 건전성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올해 6월 말 농협은행의 주담대 연체잔액은 5117억3000만원으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22년 말 1346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약 3.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연체율도 0.14%에서 0.43%로 0.29%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은행은 이 같은 건전성 지표에 농업·지역금융 중심의 사업구조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금융을 주요 영업영역으로 두고 있는 만큼 수도권 중심으로 영업하는 다른 시중은행보다 지방 주택시장과 지역 중소기업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시장의 회복 속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는 이런 사업구조가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방 주택가격과 거래 회복이 더딜 경우 주담대 차주의 상환여력이 약화될 수 있고, 내수와 지역경제 부진이 장기화하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여신의 연체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역시 농협은행이 관리해야 할 별도의 위험요인이다. 다만 PF와 가계 주담대는 서로 다른 여신인 만큼 주담대 연체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묶기보다는, 지방 부동산시장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농협은행의 전체 포트폴리오 특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건전성 부담은 충당금에서도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9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82억원보다 57.9% 증가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2분기에만 충당금 전입액이 2024억원으로 1분기보다 113.5% 늘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6월 말 0.52%로 지난해 같은 기간 0.47%보다 0.05%포인트 높아졌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같은 기간 214% 수준에서 172.07%로 낮아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역금융 활성화라는 농협은행의 역할상 지방 PF나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지방 경기와 부동산시장 영향을 구조적으로 받을 수밖에 있는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농협은행은 농업인과 소상공인, 지역 중소기업 등 금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를 대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는만큼, 포용금융 측면에서는 농협은행의 차별화된 역할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농협은행은 서민·취약차주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책금융과 자체 금융지원, 사전 채무조정 등을 운영하며 포용금융을 확대해왔다. 이 때문에 단순히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지역·취약차주 금융공급을 축소하기보다는, 금융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춘 심사와 사후관리, 연체 전 채무조정 등을 강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결국 지역금융이라는 농협은행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지역 경기 부진에서 발생하는 신용위험을 얼마나 선제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향후 건전성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며 "부실채권 상·매각과 충당금 적립뿐 아니라 신규 여신 심사 강화, 취약업종·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등 보다 세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