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흥행의 명암③] 스크린쿼터, 변화가 필요할까요?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6.09.09 00:00 / 수정: 2026.09.09 00:00
의무 상영 기간 73일 중 35일 채워…'듄3'·'어벤져스' 연말 출격
"개별관이 아닌 지점으로 일수를 계산하는 것도 좋은 방법"
스크린쿼터는 극장의 총 상영일수 중 일정 일수 이상을 자국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제도로, 국산영화 의무 상영제라고도 한다. /서예원 기자
스크린쿼터는 극장의 총 상영일수 중 일정 일수 이상을 자국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제도로, 국산영화 의무 상영제라고도 한다. /서예원 기자

해외 대작들의 흥행과 특별관 열풍이 관객을 사로잡으며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뜨거운 흥행 열기 뒤에는 치열한 티켓팅 전쟁과 암표 문제 그리고 한국영화의 입지를 둘러싼 스크린쿼터제 논쟁이 맞물려 있다. <더팩트>는 다시 한번 되살아난 극장가의 흥행 현장을 들여다보고, 그 이면에 자리한 문제와 이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도 짚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오디세이' 개봉으로 특별관 열풍이 다시 불붙으면서 치열한 티켓팅과 암표 문제에 이어 스크린쿼터까지 영화계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크린쿼터는 극장의 총 상영일수 중 일정 일수 이상을 자국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제도로, 국산영화 의무 상영제라고도 한다. 1966년 2차 영화법 개정으로 영화진흥법 제19조에 의거해 '영화를 상영하는 공연장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외국영화와의 상영 비율에 따라 국산영화를 상영해야 한다'는 골자의 스크린쿼터가 도입됐고, 할리우드 영화 등 해외 영상물의 유입으로 인한 시장 잠식으로부터 국내 영상산업을 보호 및 육성하기 위해 1967년부터 시행됐다.

이후 2006년 1월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의 개시를 위해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73일(365일 운영 기준)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영화관은 한국영화를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1일 상영해야 한다. 극장 전체나 지점이 아닌 개별 스크린에 적용되고 있으며 한국영화 상영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하루에 6회차 이상을 모두 한국영화로만 채워야 한다. 같은 작품이 아니어도 되지만 외화를 틀 수는 없다.

이 가운데 '스파이더맨4'을 시작으로 '오디세이'까지 연달아 두 편의 외화를 IMAX관을 비롯한 특별관에서 보고자 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스크린쿼터를 향한 업계와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오디세이'는 개봉 6주 차까지 높은 예매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연말 개봉작들과 한국영화 상영일수를 고려했을 때 마냥 계속 특별관에 걸 수 없기 떄문이다.

올해 용아맥에서 상영된 한국영화는 휴민트 군체 호프(위쪽 사진 왼쪽부터)단 3편뿐이고 한국영화 의무 상영 기간 73일 중 35일을 채웠다. 약 4개월 간 38일을 한국영화만 걸어야 한다. /작품 포스터
올해 '용아맥'에서 상영된 한국영화는 '휴민트' '군체' '호프'(위쪽 사진 왼쪽부터)단 3편뿐이고 한국영화 의무 상영 기간 73일 중 35일을 채웠다. 약 4개월 간 38일을 한국영화만 걸어야 한다. /작품 포스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용아맥'에서 상영된 영화 30편 중 한국영화는 '휴민트' '군체' '호프' 단 3편뿐이다. 또한 한국영화 의무 상영 기간 73일 중 35일을 채웠고, '듄: 파트3'(감독 드니 빌뇌브)와 '어벤져스: 둠스데이'(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 등 특수 포맷에 최적화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개봉하는 연말을 포함한 약 4개월 간 38일을 한국영화만 걸어야 한다.

물론 그동안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가 외국영화와 경쟁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국내 영화산업을 보호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영화산업의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만큼 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오직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관람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며 특별관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이는 관객들의 소비 패턴을 충족할 만한 한국영화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변화한 영화산업과 관객들의 소비 행태를 현행 스크린쿼터제가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IMAX처럼 촬영 단계부터 특별관 상영을 염두에 둔 작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스크린쿼터를 충족하기 위해 일반 한국영화가 특별관에 편셩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국영화의 상영 기회를 보장한다는 제도의 취지와 관객 수요를 반영해 원하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상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IMAX관 같은 경우 IMAX 필름으로 찍은 작품을 우선순위로 상영하는 등 특수관에 맞게 특화된 작품들이 먼저 상영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민 기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IMAX관 같은 경우 IMAX 필름으로 찍은 작품을 우선순위로 상영하는 등 특수관에 맞게 특화된 작품들이 먼저 상영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민 기

이를 두고 극장 관계자는 <더팩트>에 "IMAX관에서 상영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매년 제공되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러니까 스크린쿼터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개봉 특가 이벤트를 하는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하고 있다"며 "외화 같은 경우 개봉일이 1년 전부터 잡혀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서 한 해의 상영 스케줄을 대략적으로 계산하면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영화산업이 발전했고 관객들의 소비패턴이 변화하는 등 시대가 바뀐 만큼 스크린쿼터도 이에 발맞춰야 된다는 의견을 냈다. 관계자는 "영화관은 IMAX 작품을 만드는 입장이 아니다 보니까 일반 영화도 해당 관에 걸 수 있지만 관객들이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IMAX 포맷이 아닌 일반 영화를 보는 것"이라며 "개별관이 아닌 지점으로 계산할 수 있게 바뀐다면 조금 더 나은 상황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73일이라는 날짜 자체가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숫자가 다르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되는 제도이고 극장 상황이 좋지 않고 영화 산업이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도 정책적으로 유지해야 된다고 본다. 유지해야 된다고 본다"며 "특수관 전체를 논의하기에는 숫자가 많아질 것 같고 IMAX관 정도는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예를 들어 IMAX 필름으로 찍은 작품은 관객들이 IMAX에서 보고 싶어 하는 데 그렇지 않은 작품까지 포함하는 건 관객의 숫자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렇기에 IMAX관 같은 경우 IMAX 필름으로 찍은 작품을 우선순위로 상영하는 등 특수관에 맞게 특화된 작품들이 먼저 상영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도 한국영화의 상영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관객 수요가 확실한 특별관의 특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시선이었다. 이와 함께 "더 나아가 한국영화가 얼마나 다양한 포맷으로 제작되고 있는가의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특별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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