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사 15곳 중 순자본비율 8%대 안정권 3곳
이천신협 수익성 악화…중흥·강진은 외형 확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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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취임한 이후 조합의 상반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사진은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지난 1월 중앙회장 당선 후 소감을 말하는 모습. /신협중앙회 |
지난 1월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당선된 이후 신협에는 전국 15개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이사제도가 처음 도입됐다. 지역이사는 각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회에 전달하고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지역 대표다. 고 회장이 취임 후 신협의 정상화를 강조한 만큼 새롭게 출범한 지역이사들이 이끄는 신협의 건전성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고영철 신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지역이사 15명이 이끄는 신협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처음 공개된 가운데 건전성이 안정적으로 관리된 곳은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조합은 순자본비율이 8% 안팎을 유지하는 가운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수익성과 조달구조, 외형 성장 등에서는 각기 다른 과제가 확인됐다. 고 회장이 신협의 정상화와 건전성 회복을 강조하는 만큼, 이번 첫 성적표는 지역이사제 출범 이후 각 지역 대표 조합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분석이다.
◆ 중흥신협, 연체율·자본 모두 안정권
9일 신협중앙회에 따르면 지역이사가 이끄는 15개 신협 가운데 건전성이 안정적으로 관리된 곳은 이옥규 이사장이 이끄는 광주광역시 중흥신협을 비롯해 전남 강진신협, 경기 이천신협 등 3곳이다.
중흥신협의 순자본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8.21%로 지난해 상반기 8.2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연체율은 2.25%로 전년 동기 3.11%보다 0.86%포인트 낮아졌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03%로 같은 기간 0.66%포인트 하락했다.
유동성비율은 120.93%로 100%를 웃돌아 단기적인 자금 대응 여력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보다 7.09%포인트 낮아진 만큼 유동성 추이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전성 지표는 양호하지만 수익성과 조달 기반에서는 과제가 나타났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0.30%로 전년보다 0.09%포인트 하락했고, 순이익도 2억9700만원으로 2억1100만원 감소했다.
조달 기반도 축소됐다. 예수금은 전년보다 33.45% 급감한 반면 대출은 6.86% 증가했다. 예금을 통한 자금 조달은 줄었는데 대출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총자산 역시 0.35% 감소해 외형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 강진신협, 건전성 개선 뚜렷…조달구조는 부담
문경환 이사장이 이끄는 전남 강진신협도 건전성 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순자본비율은 8.31%로 지난해보다 0.73%포인트 상승했다. 총자본비율과 단순자기자본비율 역시 개선됐다. 자본완충력이 약화된 일부 조합과 달리 자본 여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산건전성 개선 폭도 컸다. 연체율은 3.63%로 전년보다 4.59%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손실위험도가중여신비율도 각각 2.11%, 5.26%로 낮아졌다. 연체율뿐 아니라 주요 건전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다만 강진신협 역시 낙관하긴 이르다는 진단이다. 대출 취급액이 연간 8.42% 증가했지만 예수금은 0.22% 감소했다. 유동성비율도 23.05%포인트 하락했고, 차입금은 2억800만원에서 32억7700만원으로 급증했다. 대출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예수금보다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건전성 개선과 별개로 안정적인 조달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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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손'으로 분류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직장 새마을금고를 별도로 운영중이다. 지역 내 우량 차주의 상당수는 직장 금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팩트 DB |
◆ 이천신협, 건전성 양호하지만 수익성 과제
경기도에서는 전찬구 이사장이 이끄는 이천신협이 안정권으로 분류됐다. 순자본비율은 8.68%로 8%를 웃돌았고, 연체율은 4.13%로 전년 6.25%보다 2.12%포인트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37%로 1.50%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대손충당금적립률이 지난해 82.97%에서 올해 상반기 135.26%로 크게 상승했다. 부실 가능성이 있는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늘리면서 향후 손실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익성 악화는 뚜렷하다. 이천신협은 올해 상반기 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억3000만원의 순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외형도 줄었다. 총자산은 6124억원으로 전년보다 1.33% 감소했지만 여신잔액은 4.82% 증가했다. 전체 자산 규모는 줄어드는 가운데 대출만 늘어난 만큼 수익성 개선과 함께 자산 운용의 질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지역 영업환경도 만만치 않다. 상호금융의 특성상 조합원 가입은 조합 소재지 인근 거주자나 직장인 등으로 가입 대상이 제한된다. 이천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생산시설이 밀집한 지역으로 우량 조합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경우 직장 새마을금고를 별도로 운영중이다. SK하이닉스새마을금고의 올해 상반기 총자산은 2조2950억원으로 반년 사이 4907억원 증가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천새마을금고 역시 총자산 438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이천신협이 이천새마을금고보다 1.4배가량 크지만, 증가세만 놓고 보면 이천새마을금고가 앞선다. 올 상반기 대출채권이 30.7%, 예수부채가 22.3% 늘며 단기간에 외형을 키웠다.
자본 여력에서는 이천신협이 앞선다. 이천신협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은 9.15%로 이천새마을금고의 4.93%보다 높다. 다만 이천 지역 내 상호금융 간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건전성뿐 아니라 수익성과 영업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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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흥신협과 강진신협 모두 건전성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조합 규모가 중소형에 속하는 만큼 중장기적인 외형 확대와 성장성 확보 발판 마련이 과제로 남는다. /뉴시스 |
◆ 건전성 앞섰지만 성장의 질이 과제
신협 3곳 모두 순자본비율이 8%를 상회하면서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중 중흥신협과 강진신협은 자산건전성만 놓고 보면 전국 신협 중에서도 상위권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세부적으로 보면 과제는 서로 다르다. 중흥신협은 예수금 감소에 따른 조달 기반 약화, 강진신협은 차입금 증가에 따른 조달구조 부담, 이천신협은 수익성 악화가 각각 약점으로 나타났다.
다만 광주·전남 지역의 시장 여건과 조합 규모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광주광역시 소재 신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12조9530억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7위, 전라남도는 10조9733억원으로 9위에 그쳤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잔액을 취급한 경기도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중흥신협과 강진신협은 조합 규모 자체도 상대적으로 작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중흥신협의 총자산은 2680억원, 강진신협은 3238억원이다. 강진신협은 전년보다 44억원 늘었지만 중흥신협은 9억2800만원 감소했다. 조합 규모가 작다고 해서 건전성 관리 성과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형 조합과 동일한 기준으로 성장성과 경영 경쟁력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조달 기반과 수익원을 확보해 외형을 키울 수 있는지가 중장기 과제로 남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합 규모가 작을수록 자산과 건전성을 관리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한 측면이 있다"라며 "현재처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기에는 무리한 외형 확대를 지양할 필요가 있지만, 시장 상황이 개선된 이후에도 성장이 정체된다면 경쟁력 측면에서 또 다른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