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카드 이미 출산·육아 관련 수요 담당
대형 유통 플랫폼 부재 제휴 부담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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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출산율이 우상향하면서 육아용품 관련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관련 시장을 공략하려는 카드사의 움직임은 미온적이다. /더팩트DB |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올해 출생아 수가 증가하면서 육아용품 관련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신중하다. 임신·출산부터 육아까지 관련 소비를 한데 묶을 만한 대형 플랫폼이 부재한 데다 이미 국민행복카드와 대형 유통·이커머스 제휴카드가 시장을 상당 부분 선점하고 있어서다. 특정 육아 브랜드와 손잡기보다 기존 유통망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편이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이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14만58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했다. 출생아 수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육아 관련 소비시장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의 분유 매출은 35% 증가했으며 남양유업의 분유 매출도 11% 늘었다.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 매출 역시 약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육아 먹거리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성장기용 조제식 국내 판매액은 917억4600만원으로 전년보다 27.44% 증가했다. 영·유아용 이유식과 영아용 조제식 판매액도 각각 10.66%, 8.20% 늘었다. 특수영양식품 전체 국내 판매액은 2931억6500만원으로 18.32% 증가했다.
이처럼 육아 관련 소비가 살아나고 있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육아 특화 신용카드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출시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임신·출산 과정에서 정책금융 성격의 국민행복카드가 이미 자리 잡은 데다 대형 이커머스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제휴카드도 충분히 구축돼 있어 별도의 특화 상품을 내놓을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상품이 국민행복카드다. 국민행복카드는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을 비롯해 보육료와 유아학비 등 정부 지원 사업에 활용되는 카드다.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가정에서 사실상 필수적으로 발급하는 카드인 만큼 별도의 육아 특화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더라도 관련 소비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
대형 유통·플랫폼 업체와의 기존 제휴가 확대된 점도 특화카드의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개별 육아 브랜드를 공략하기보다 쿠팡·G마켓 등 대형 이커머스와 제휴해 육아용품을 포함한 폭넓은 소비에 혜택을 제공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역시 카드사와 할인·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육아 소비만 별도로 묶어 새로운 카드를 출시하기보다 기존 유통망을 활용하는 편이 비용과 고객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의미다.
육아용품 시장의 유행이 빠르게 바뀐다는 점도 장기 제휴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카드사가 특정 브랜드와 PLCC를 출시하려면 카드 발급과 마케팅 등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 유행이 바뀌면서 제휴사의 고객 기반이나 소비 빈도가 줄어들 경우 카드 이용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사들이 특정 육아 브랜드와 장기적인 제휴를 맺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현재 육아 소비시장에서 카드사와 제휴할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한 통합 플랫폼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최근 카드업계가 PLCC 협약을 맺은 기업을 보면 네이버페이, 쿠팡, 다이소, 올리브영 등 각 분야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기반을 확보한 플랫폼·브랜드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육아 관련 시장 선점을 고민해볼 시기가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간 육아용품 시장에서 생존하며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한 기업을 중심으로 제휴처를 발굴한다면 시장 초기 진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출생아 수 증가가 일시적인 반등을 넘어 구조적인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 경우 육아 특화 PLCC 역시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저출생 대응 기조와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출산·육아 지원 정책이 확대되고 관련 소비가 꾸준히 늘어난다면 카드사 역시 정책 방향에 맞춰 할인·적립 등 혜택을 설계할 수 있다.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제휴처를 선점할 경우 향후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소비 공식을 만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를 통해 해외여행과 카드 혜택을 결합하며 여행 특화 금융상품 시장을 확대한 것처럼, 육아 소비에서도 차별화된 혜택과 제휴처를 선점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육아 관련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특정 브랜드 하나만으로 카드 상품을 만들 만큼 시장이 집중돼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플랫폼이나 브랜드가 등장하고 안정적인 이용량이 확보된다면 장기적으로 육아 특화 상품을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