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단골 레이카캐리어스, 中 GSI에 10억달러 PCTC 10척 발주
올해 PCTC 37척 중 35척 中 수주…K 조선 '고부가 방어'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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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의 20년 단골로 알려진 이스라엘 선주 레이카캐리어스(Ray Car Carriers)가 최근 중국에 PCTC 10척을 발주하며 국내 조선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올해 들어 중국의 '물량 공세'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까지 침범하며 국내 조선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HD현대를 20년 가까이 찾아온 단골 선주까지 중국 조선소에 대형 발주를 맡기면서 '기술 해자'로 여겨졌던 K-조선의 고부가 선종 방어선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위기감을 키운 것은 국내 조선업체 '단골 선주'의 중국 발주 소식이다. 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선주 레이카캐리어스(Ray Car Carriers)는 중국 광저우조선국제(GSI)에 8200CEU급 LNG 이중연료 PCTC 10척을 발주했다. 계약 금액은 10억달러를 웃돌며, 인도 시기는 2029~2031년 순차 인도된다.
레이카캐리어스는 약 20년간 HD현대를 중심으로 PCTC 발주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한국 조선소 단골 고객이다. 현재도 HD현대중공업에서 레이의 LNG 이중연료 PCTC 7척을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계약상 약정으로 발주사 명칭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업계에선 레이로 거의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10대 PCTC 선주 중 하나로 꼽히는 레이가 첫 대규모 중국 발주를 단행하면서 중국 조선업계의 독점이 PCTC 시장으로도 강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국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LNG운반선·LPG운반선 등 수익성이 높은 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며 물량 열세를 수익성으로 상쇄해 왔다. 하지만 PCTC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80% 이상으로 올라서면서 '고부가 방어' 전략에도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클락슨 계약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까지 올해 발주된 PCTC 37척 중 35척을 중국이 수주했다. 벤슨 노티컬 집계를 보면 2021~2025년 전 세계 PCTC 신조 발주 252척 중 80% 이상을 중국 조선소가 가져갔고 일본 47척, 한국 10척에 그쳤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8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5972만CGT(2128척)로 전년 동기보다 61% 증가했다. 이 중 중국은 4539만CGT(1672척)를 수주해 76.0%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한국은 938만CGT(243척)로 16%에 그쳤다. 8월 한 달만 보면 한국 점유율은 7%까지 떨어졌고, 중국은 85%를 독식하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수주잔량(미인도 물량) 기준으로도 중국이 1억4539만CGT(67%)로 압도적 1위, 한국은 3796만CGT(18%)로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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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
중국이 PCTC 같은 선종에서도 해외 선주를 끌어오기 시작했다는 점은 '기술 추격의 신호탄'으로 읽힐 수 있다.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 위주로 저부가 선종에서 물량을 쓸어담던 중국이 이제는 LNG 이중연료 PCTC 같은 상대적으로 기술 난도가 높은 선종에서도 10억 달러급 대형 계약을 따내며 기술과 가격이 합쳐진 양면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 조선사들은 그간 LNG·LPG 등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로 수익성을 방어해왔으나 중국이 PCTC 같은 선종에서도 대규모 해외 수주를 따내며 중장기적 경쟁 구도 변화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당장 국내 조선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내 주요 조선사는 3년 넘는 일감을 확보한 상태에서 LNG·LPG선 등 수익성이 높은 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고 있어 저가 경쟁보다는 수익성 방어 전략이 여전히 가능한 구조다. 업계에선 LNG·LPG·초대형 컨테이너선·차량운반선 등 핵심 선종에서 설계·건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납기와 품질 신뢰도를 강조하는 기술 우위 사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3년 치 도크가 꽉 찬 상황에서 해외 선주들이 가격이나 발주 시기를 고려해 타 업체에 수주를 맡기는 상황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에 수주가 들어갔다고 국내 조선업계 수주를 뺏겼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