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 교육클러스터·생활SOC 확충
명동 관광객 을지로·신당동까지 연결

민선 9기가 시작됐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지 31년이다. 지방자치는 뚜렷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한편 서울은 주거 문제를 비롯해 복지 수요의 증가 등 민생 현안이 첨예해지고 있다. 6월 지방선거 결과 탄생한 3선 4명, 재선 8명, 초선 13명의 서울 구청장들에게 앞으로 4년의 구상을 들어본다.<편집자주>
[더팩트 | 김명주·문화영 기자] "중구를 어르신들이 많은 도라고 오해하는데 실상은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청년도시 중구'로 불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살 집이 많아야 합니다. 그게 첫 번째입니다."
민선 9기 재선에 성공한 김길성 중구청장은 지난달 24일 중구청장 집무실에서 진행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주거환경 개선과 생활 인프라 확충을 민선 9기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주택을 늘리고 교육·문화·생활SOC까지 함께 확충해 '살고 싶은 중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구의 청년층 비율은 30%를 넘어섰지만 노후 주택이 많아 정착할 만한 주거공간이 부족하다는 게 김 구청장의 진단이다. 이에 2035년까지 1만4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임기 동안 신규주택 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1000호 공급할 계획이다.
주거환경 개선은 교육 경쟁력으로도 연결된다. 대규모 주거지가 들어서면 학원 등 교육 인프라도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당권 정비사업과 연계해 다산로 일대를 교육클러스터로 조성하고 대형 학원과 특화 교육시설, 대안교육시설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낙후된 생활SOC 확충도 이끈다. 장충체육관을 스포츠와 공연, 주민 체육활동이 가능한 복합시설로 재편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하고 장충동에는 연면적 약 3000평 규모의 대형 도서관을 추진한다.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지역 상권으로 소비를 확산하는 것도 목표다. 명동·남산에 몰리는 관광객을 을지로와 동대문, 중앙시장까지 끌어들여 중구 전역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다음은 일문일답.
-재선에 성공한 가장 큰 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4년 동안 성실하게 일한다는 신뢰를 구민들에게 얻었다고 생각한다. 결과뿐 아니라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함께 공유하면서 신뢰가 쌓였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정당보다는 우리 지역에 필요한 사람을 뽑자는 구민들의 판단도 작용했다고 본다.
-민선 9기에는 무엇이 달라지나.
민선 8기에는 남산 고도제한 완화, 남산자락숲길 등 제도적 성과를 거두면서 굵직한 현안을 다뤘다면 앞으로는 구민들이 느끼는 세세한 불편을 챙기려고 한다. 도서관과 체육시설 같은 생활SOC도 확충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 제도를 개선해서 예산을 확보하고 구민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공급하겠다.
-신당 8·9·10구역 등 정비사업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아파트를 지으면 단지를 중심으로 자기들만의 성을 쌓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입주민 보안과 만족도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웃과 소통하는 데는 장애요소가 된다. 인허가 과정에서 아파트 입주민뿐 아니라 동네 주민들도 개발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여당이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구청장에게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서울시가 제기하는 난개발 우려도 타당하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서도 TF를 꾸려 논의하기로 한 만큼 충분한 협의가 우선이다. 이런 과정 없이 정부·여당이 곧바로 법 개정에 나서는 것은 순서가 아니며 정치적 의도로 비칠 수 있다.
-중구는 청년층 비율이 30% 이상인 지역이다. 이들이 중구에 정착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첫 번째가 살 집이다. 중구는 오래된 주택이 많아 젊은 사람들이 독립해 선택할 만한 주거가 부족하다. 재개발·재건축을 빠르게 추진해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울에서 새로운 부지를 찾기는 어렵다. 용산공원 등 후대를 위해 남겨둔 부지를 개발하려면 사회적 협의를 해야한다. 낡은 도심을 개편하면서 새로운 주거 공간을 공급하는 것이 우선이다.
-30대 인구가 많지만 40대 이후는 줄어든다. 교육환경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데.
학부모들에게 왜 이사를 가느냐고 물으면 '학원이 없다', '보낼 만한 학교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려면 기본적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주거 밀집지역이 필요하다. 주거지가 늘어나면 교육 수요와 사교육 시장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신당권에 약 4500세대가 들어서는 것과 연계해 다산로 일대를 교육클러스터로 만들고 좋은 학원 프로그램과 특화 교육시설을 유치하겠다. 신당권역 한양중학교의 IB(국제 바칼로레아) 도입도 지원할 생각이다.
-어르신 정책 가운데 민선 9기에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중구는 다른 자치구보다 인구가 적기 때문에 어르신 정책을 보다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다. 앞으로는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의 한 끼 식사를 챙기는 데 집중하려 한다. 경로당에서 중식을 제공하지만 못 가시는 분도 있다. 직접 와서 식사할 수 있는 '내편밥상'과 도시락을 배달하는 '내편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생활 인프라 사업도 추진 중인데 구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할 사업은.
장충체육관은 지어진 지 60년이 넘은 만큼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 주민 체육활동 등을 아우르는 복합시설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상업시설이나 청년주택을 함께 조성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싶다. 충무아트센터도 주변과 연계해 복합개발하고 장충동 인근에는 연면적 약 3000평 규모의 대형 도서관을 조성해 주민들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가 야간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효과가 중구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명동과 남대문, 남산만 보고 떠나는 관광객을 을지로와 신당동, 중앙시장까지 끌어와야 한다. 2~3시간 관광을 반나절 관광으로 늘리면 식사하고 카페에 가는 소비도 중구에서 이뤄진다. 관광객이 중구 전역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2030년 민선 9기를 마칠 때 중구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또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업적으로 평가받기보다는 구민들에게 "덕분에 삶이 편안해졌다", "중구에 사는 게 자랑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구민들은 구청에 큰 기대를 하기보다 '생활을 더 편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기대가 크다. 거창한 구호보다 보도블록이나 쓰레기, 방제처럼 주민 삶과 맞닿은 일을 세세하게 챙겨 항상 구민의 삶과 함께하는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김길성 중구청장 프로필
△1966년생 △광희초·동북중·성동고 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국회의원 보좌관 △이명박 대통령실 행정관 △용인도시공사 사장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센터장 △민선 8·9기 서울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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