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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만 눈멀었나'…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민원 829% 폭증에 금감원 역할론
입력: 2026.09.04 00:00 / 수정: 2026.09.04 00:00

상반기 영업익 407%↑…민원은 14건→130건 '9배'
MTS 장애 42건 공동 1위·4년 연속 증가 '유일'


카카오페이증권이 가파른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고객 민원 급증과 MTS 장애, 주식 축의금 지급 오류, 담보비율 오안내 등 소비자보호를 둘러싼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신호철(오른쪽)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이 가파른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고객 민원 급증과 MTS 장애, '주식 축의금' 지급 오류, 담보비율 오안내 등 소비자보호를 둘러싼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신호철(오른쪽)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카카오페이증권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가파른 외형 성장과 달리 전산 안정성과 소비자보호에서는 잇따라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7% 증가하고 예탁자산은 21조원을 넘어섰지만, 고객 민원은 같은 기간 829% 가까이 폭증했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선보인 '주식 축의금' 캠페인은 약 40일 만에 신청자 5만명을 끌어모았지만 혼인 인증과 주식 지급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는 최근 4년 연속 증가했고 고객센터가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한 담보비율을 잘못 안내한 사례도 확인됐다.

신호철 대표가 인공지능(AI)과 투자은행(IB), 해외사업 확대에 이어 3년 내 국내 주식 투자 인구 2000만명이라는 성장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외형 확대에 치우친 나머지 전산 인프라와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반복된 전산장애를 겪은 토스증권을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에 나선 만큼 급성장한 플랫폼 증권사에 대한 선제적 관리·감독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 영업익 407% 늘 때 민원 829% 폭증…외형 성장과 엇갈린 소비자보호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카오페이증권에 접수된 민원은 13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건 대비 116건 늘었다. 증가율은 828.6%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53건에서 210건으로 296.2%, KB증권은 32건에서 109건으로 240.6%, 삼성증권은 43건에서 103건으로 139.5%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74건에서 125건으로 68.9% 늘었다.

절대적인 민원 건수도 상위권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상반기 민원 130건은 한국투자증권(227건), 미래에셋증권(210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증권업계 전체와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전체 민원은 15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2% 감소했다. 지난해 대규모 MTS 장애로 민원이 급증한 키움증권을 제외하면 민원은 2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증권의 외형 성장 지표는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2%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28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2분기 영업이익은 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5.5% 늘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예탁자산은 2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2분기 주식 거래대금은 139조9000억원으로 497% 늘었고 거래 건수와 월 거래고객 수도 각각 191%, 98% 증가했다.

고객과 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민원 증가 속도가 외형 성장 속도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에서 소비자보호 체계가 성장세를 충분히 뒷받침했는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 MTS 장애 42건 공동 1위…4년 연속 증가한 곳은 카카오페이증권 '유일'

전산 안정성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00만 계좌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 12곳에서 202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생한 MTS 장애는 총 190건이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각각 42건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에서 발생한 장애만 84건으로 전체의 44.2%를 차지했다.

특히 조사 대상 12개 증권사 가운데 4년 연속 장애 건수가 증가한 곳은 카카오페이증권이 유일했다. 고객과 거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동안 전산 안정성은 오히려 악화한 셈이다.

IT 투자 규모에서도 대형 증권사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카카오페이증권의 연평균 IT 투자액은 395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스증권은 42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의 연평균 IT 투자액은 각각 1585억원, 1587억원으로 카카오페이증권의 약 4배 수준이었다. 두 증권사는 같은 집계 기준에서 MTS 장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회사별 사업 규모가 다른 만큼 IT 투자액만으로 전산 안정성을 단순 비교하거나 투자 규모와 장애 발생 간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예탁자산과 거래량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MTS 장애 역시 4년 연속 증가했다는 점은 외형 성장에 걸맞은 IT 인프라 투자가 이뤄졌는지 살펴볼 대목이다.

◆ 전산 이어 고객 응대도 '구멍'…담보비율 120%로 잘못 안내

소비자보호 문제는 전산장애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 자산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담 과정에서도 잘못된 안내가 발생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이용자 A씨는 지난 7월 28일 신용융자로 매수한 주식 가격이 급락해 담보비율이 유지 기준 아래로 떨어지자 고객센터에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담보비율을 문의했다.

당시 상담원은 A씨에게 담보비율을 120% 이상으로 맞추면 반대매매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A씨는 이를 믿고 상담 직후 계좌에 7600만원을 추가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튿날 보유 주식에 대한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A씨가 고객센터에 다시 문의한 결과 실제 유지해야 할 담보비율은 120%가 아닌 140%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SK하이닉스·네이버·금호건설·대우건설·주성엔지니어링 등 5개 종목에서 약 15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며 상담원의 잘못된 안내로 이를 피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이후 카카오페이증권 측이 백화점 상품권 20만원을 보상안으로 제시했다고도 주장했다.

빠른 고객 확대 과정에서 운영상 허점도 드러났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지난 7월 선보인 '주식 축의금' 캠페인에서도 일부 고객에게 주식이 정상 지급되지 않아 현금으로 보전하는 사례가 있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후 지급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고객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오류 발생 원인과 대상 고객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더팩트>는 반대매매 여부를 좌우하는 담보비율 오안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증권 측에 오안내 경위와 피해 규모, 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 내부통제 점검 여부 등을 질의했지만 보도 시점까지 별도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카카오페이증권 고객센터가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한 담보비율을 잘못 안내해 실제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고객보호 체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가 공개한 반대매매 당한 계좌 수익률. /카카오페이증권 이용자
카카오페이증권 고객센터가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한 담보비율을 잘못 안내해 실제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고객보호 체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가 공개한 반대매매 당한 계좌 수익률. /카카오페이증권 이용자

◆ 민원·장애 늘었는데…신호철은 AI·IB·해외사업 '성장 드라이브' 집중

소비자보호를 둘러싼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 대표가 최근 제시한 중장기 경영전략은 추가적인 외형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신 대표는 지난 7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국민의 자본시장 참여', 'K-주식의 세계화', '따뜻한 자본주의'를 세 가지 중장기 전략으로 제시했다.

현재 약 1400만명인 국내 주식 투자 인구를 3년 안에 2000만명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이를 위해 개인별 자산과 투자 성향, 생애주기를 반영하는 '1인 1 AI 투자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카카오톡·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생태계와의 연계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업 영역도 리테일을 넘어 IB로 확대한다. 공모주 청약과 기업공개(IPO) 주관에 진출하고 중장기적으로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사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과 고객 증가세를 고려하면 사업 확장 자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문제는 외형 확대에 걸맞은 전산 안정성과 소비자보호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다.

카카오페이증권에는 현재 매달 약 20만개의 신규 계좌가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고객이 빠르게 증가하는 동안 민원은 1년 새 9배 넘게 불어났고 MTS 장애는 4년 연속 증가했다. 고객센터 오안내 사례까지 잇따르면서 신규 고객 확보 못지않게 기존 고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기반을 갖추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 토스증권은 금감원이 직접 점검…플랫폼 증권사 '역할론' 커진다

금융당국도 플랫폼 증권사의 전산 안정성과 내부통제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토스증권을 대상으로 전산장애 관련 현장 컨설팅을 진행했다.

반복되는 전산장애 원인과 IT 내부통제 체계를 진단하는 한편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경영진과도 면담해 인력과 시스템 투자, 내부 의사결정 및 지원체계가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이번 컨설팅은 법규 위반을 확인해 제재하는 검사와 달리 문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토스증권에 대한 금감원의 조치는 카카오페이증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회사는 2022년 이후 MTS 장애가 각각 42건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은 조사 대상 증권사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장애 건수가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민원마저 828.6% 급증했다.

금감원이 토스증권에 대해 장애 원인뿐 아니라 IT 투자와 내부통제, 경영진의 지원체계까지 들여다본 만큼 유사한 전산 안정성 문제를 노출한 카카오페이증권을 비롯한 플랫폼 증권사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플랫폼 증권사는 단기간에 고객과 거래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 뒤 제재하는 사후 감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산과 소비자보호 체계가 외형 성장 속도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를 사전에 점검하는 금감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IT 기반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플랫폼 증권사는 문제가 반복돼도 자체적인 개선보다 금감원이 점검이나 검사에 나서야 뒤늦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산장애와 소비자 민원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자율적인 개선만 기다리기보다 금감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반복된 전산장애를 겪은 토스증권을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에 나서면서 카카오페이증권을 비롯한 플랫폼 증권사의 전산 안정성과 내부통제에 대한 선제적 감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
금융감독원이 반복된 전산장애를 겪은 토스증권을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에 나서면서 카카오페이증권을 비롯한 플랫폼 증권사의 전산 안정성과 내부통제에 대한 선제적 감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

◆ '고객 편' 강조한 신호철…성장보다 '신뢰' 먼저

신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똑똑한 AI보다 신뢰할 수 있는 AI가 중요하다"며 "증권사 편이 아니라 고객 편에서 투자 판단을 돕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페이증권이 마주한 과제 역시 고객의 '신뢰'다. 영업이익이 407% 증가하는 동안 민원은 829% 늘었다. MTS 장애는 업계 공동 1위를 기록했고 4년 연속 증가했다. 5만명을 끌어모은 주식 축의금 캠페인에서는 인증과 지급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고 고객센터에서는 반대매매와 직결되는 담보비율을 잘못 안내했다.

반면 신 대표가 제시한 중장기 전략은 AI와 IB, 해외사업, 투자자 2000만명 등 추가적인 외형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외형과 수익성 확대를 이뤄낸 만큼 성장 속도에 걸맞은 전산 안정성과 소비자보호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 대표가 강조한 '고객 편'이라는 경영 방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AI 서비스에 앞서 기존 고객이 매일 이용하는 MTS와 고객센터에서부터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2000만명의 투자자를 논하기에 앞서 이미 확보한 고객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카카오페이증권의 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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