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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급증 피하자"…압구정 재건축 이주 속도 낸다
입력: 2026.09.03 11:04 / 수정: 2026.09.03 11:04

4구역, 시공사 선정 3개월 만 도급계약
2028년 상반기 이주 목표
46억 초과 주택 종부세 부담↑…구역별 속도 경쟁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제 개편 이후 고가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다. /황준익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제 개편 이후 고가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다. /황준익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제 개편 이후 고가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도 나오기 시작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31일 삼성물산과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9월 수주한 압구정2구역이 지난 3월 6개월 만에 계약을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조합은 오는 11월 서울시에 통합심의를 접수하고 내년 2월 통과를 예상한다. 이어 내년 6월 사업시행인가, 12월 관리처분인가 후 2028년 상반기 이주 완료를 목표로 한다.

조합이 속도를 내는 데는 지난달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압구정4구역 조합장은 "모든 조합원 염원인 인허가를 조속히 해결하고 이주를 앞당겨 각종 세금을 덜어내는 윈윈 전략을 택했다"며 "2028년 상반기 이주 완료를 통해 종부세를 피하면서 압구정 구역 중 가장 빠른 이주와 2035년 1월 가장 빠른 입주 목표를 향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맨 셈"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종부세는 시가 46억원(공시가격 32억원)부터 크게 증가한다. 종부세 세율에 따르면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부터 세율이 현재 1.0%에서 내년 1.3%로 오른다. 12억~25억원은 1.5%가 적용된다. 2028년에는 2.0%로 인상된다.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됐다.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60%에서 내년 70%로 오른다.

이 기준으로 시가 46억원 과세표준은 12억6000만원이다. 세율 1.5%가 적용된다. 기존 1.0%에서 내년 1.5%, 2028년 2.0%로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시가 46억원 종부세는 내년 현행보다 27.4%, 2028년에는 29.6%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강남권 고가주택들 호가도 낮아지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진 강남권 집주인들이 양도소득세가 오르기 전에 처분하기 위해서다. /황준익 기자
강남권 고가주택들 호가도 낮아지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진 강남권 집주인들이 양도소득세가 오르기 전에 처분하기 위해서다. /황준익 기자

압구정 재건축 단지는 이번 종부세 개편 영향을 받은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인 현대8차 전용 107㎡는 지난 7월 57억원에, 한양6차 106㎡는 지난 4월 5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결국 가격이 오를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율 격차는 빠르게 벌어진다. 압구정 재건축 조합들이 이주를 빨리 마무리하고 철거에 들어가 종부세 폭탄을 피하려는 이유다.

압구정3구역도 지난달 31일 통합심의 접수를 완료했다. 지난 5월 시공사 선정 이후 3개월 만이다. 압구정2구역은 지난 7월 가정 먼저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압구정5구역도 이달 안으로 통합심의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를 마무리해 철거에 들어가면 종부세 폭탄을 피할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재건축은 부동산 정책 변화와 세제개편 등으로 속도가 빨라졌다"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사업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구역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남권 고가주택들 호가도 낮아지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진 강남권 집주인들이 양도소득세가 오르기 전에 처분하기 위해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8910건으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6만409건)보다 14.1% 증가했다. 매물 증가는 강남권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증가율은 성북구가 21.3%로 1위를 기록했고 서초구(18.5%), 강남구(18.4%), 송파구(18.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는 현재 매물 건수가 1만1194건으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어 서초구 9048건, 송파구 6026건 등으로 강남 3구가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강남권 매물 증가는 호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11·12차) 전용 107㎡은 55억원에 나왔다. 지난 2월 63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세 부담을 의식한 매물이 늘고 있다"며 "매수 대기자들은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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