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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은 조이고 PF는 풀고…은행권, 주택공급 확대 속 '건전성 시험대'
입력: 2026.09.01 00:00 / 수정: 2026.09.01 00:00

금융당국, 은행에 "확실한 자금공급" 주문…금융지원 47.8조+α
PF 익스포저 줄었지만 연체율 상승…"정상사업장 선별 중요"


정부가 은행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금융 공급 확대를 주문하는 가운데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뉴시스
정부가 은행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금융 공급 확대를 주문하는 가운데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뉴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정부가 은행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금융 공급 확대를 주문하면서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전체 PF 익스포저는 줄고 있지만 PF대출 연체율은 오르고 있고,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여신도 증가하고 있다.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동시에 사업성이 있는 주택 사업장에는 신규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은행권이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금공급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PF 취급 상위 증권사 등을 불러 주택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건설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권에 주택공급을 위한 "확실한 자금공급"을 주문했다. 회의에 참석한 5대 은행 등도 주택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자금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최근 부동산 금융정책은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라는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6·27 대책 이후 가계대출에 대한 수요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지난 13일 발표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주택공급 관련 금융지원 규모를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도 이번 대책의 취지를 '일관된 수요관리 기조 하에서 주택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정상 PF 사업장의 착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PF 보증은 올해 23조원, 내년 33조원까지 공급한다. 캠코 PF 정상화펀드도 3조원으로 확대하고 이를 마중물로 은행·보험권 PF 신디케이트론을 최대 5조원, 금융업권 자체 PF 펀드를 10조원 규모로 확충하기로 했다. 주거 사업장에 적용할 예정이던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시점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늦췄다.

은행권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은행·보험권 PF 신디케이트론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정상 사업장에 대한 신규 자금공급과 함께 부실 사업장에는 캠코 펀드, 신디케이트론 등을 활용한 재구조화·정리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PF 익스포저를 다시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업성이 확인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PF 시장에서도 '부실 정리와 신규 공급'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금융권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169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74조3000억원보다 4조5000억원 감소했다. 2024년 6월 말 216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46조7000억원 줄었다.

반면 신규 PF 자금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금융권의 신규 PF 취급액은 1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조2000억원보다 5조6000억원, 50%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사업성이 양호하고 사업 진행도가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규 자금이 공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익스포저는 축소하면서도 우량 사업장에는 새로 돈을 넣는 선별적 자금공급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아직 남아 있는 PF 부실 위험이다. 3월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115조5000억원으로, 연체율은 4.6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3.88%보다 0.77%포인트 상승했다.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C)' 또는 '부실우려(D)'로 분류된 여신도 1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PF 익스포저의 9.6%에 해당한다.

이에 금융당국도 자금공급 확대가 무분별한 PF 확대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상사업장에는 신규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되 부실 사업장은 재구조화·매각을 통해 정리하는 기존의 '투트랙' 정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PF 신규자금 공급과 재구조화 과정에서 금융회사 임직원의 책임을 면제하고 신규자금에 기존 사업장의 건전성과 다른 자산건전성 분류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시적 규제완화도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현장의 자금공급을 가로막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한 창구도 가동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기존 부동산PF 총괄지원센터를 'PF 금융애로 해소센터'로 확대·개편하고 평가관리·신디케이트론·제도개선 등을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한다. 산업은행도 건설사 금융애로 해소센터를 설치해 건설사의 자금조달 애로를 금융권에 전달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공급 금융에는 반대로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PF 연체율과 부실 사업장 증가에 따른 리스크를 외면하기 어렵다"면서 "보증부 PF와 신디케이트론, 우량 시공사·사업장 등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 공급을 늘리는 선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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