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경주기행' 공효진, '흥행퀸'의 도전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6.08.30 09:00 / 수정: 2026.08.30 09:00
집안의 든든한 첫째 딸 장주 役 맡아 활약
"흥행 섣불리 기대할 수 없지만 다른 배우들과 이야기의 힘 믿는다"
배우 공효진이 영화 경주기행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공효진이 영화 '경주기행'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더팩트|박지윤 기자] '유부녀 킬러'로 안방을 매료시키고 있는 배우 공효진이 '경주기행'으로 늦여름 극장가에 출격한다. 그동안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서는 굵직한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작품을 향한 확신과 흥행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은 그는 '흥행퀸'의 저력을 스크린에서도 증명할 준비를 마쳤다.

공효진은 영화 '경주기행'(감독 김미조) 개봉을 앞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촬영을 끝내고 2년이 지난 후에 관객들을 찾게 된 그는 "흥행은 신의 영역이지만 작품이 너무 좋고 지금껏 본 적 없는 장르의 이야기라서 기대가 된다"고 말문을 열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6일 스크린에 걸린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을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으로, 데뷔작 '갈매기'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미조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당초 스케줄 문제로 인해 한 차례 '경주기행'을 고사했던 공효진은 시나리오가 주는 깊은 울림과 잔상이 오래도록 남아 다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그에게 다시 출연을 제안한 김 감독의 뚝심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이에 공효진은 "정말 저를 원했다는 게 느껴졌고 그만한 대본도 없었다. 타이밍이 늘어져 온 것도 운명 같았다"고 회상했다.

공효진은 든든한 첫째 딸 장주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공효진은 든든한 첫째 딸 장주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옥실(이정은 분)의 수선집 '옥패션' 일을 도우면서 동생 일을 건사해온 첫째 딸인 장주는 가정을 꾸린 뒤에도 엄마를 1순위로 생각하며 그의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 복수 여행에 동참하는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공효진은 캐릭터의 다층적인 감정을 켜켜이 쌓고, 엄마의 멘탈을 챙기고 싸우는 동생들을 말리는 장녀로서 작품의 정서적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저는 장주가 가장 관객의 마음과 가깝다고 바라봤어요. 그래서 주인공들의 기행이 이해되도록, 다소 말이 안 되는 상상들이 쉽게 넘어갈 수 있게끔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인물이려고 했죠. 네 모녀가 '빨리 죽이자'라고 내뱉는 말이 코미디 장치이면서도 '실제로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고민에 함께 빠지게 만드는 대사거든요. 이들의 기행이 관객들에게 이해가 가도록 톤을 잡는 데 집중했죠."

그러면서도 장주는 일이 잘못되면 내 가족은 어쩌나라는 불안함을 한편에 숨겨두다가 아빠와 동생을 잃은 슬픔에 매몰되기보다는 앞으로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진심을 엄마에게 폭발시키면서 보는 K-장녀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며 끝내 이들을 울리고 만다.

"장주는 동생들이 의지할 수 있는 언니가 아니라 엄마한테 모든 걸 다 얘기할지도 모르는 언니죠. 감독님께서 엄마의 사령탑이자 오른팔이라고 표현해 주셨어요. 누구보다 엄마가 안쓰럽고 자신도 엄마이기에 그 마음을 가장 깊이 공감하고 상처도 잘 알고 있는 딸이죠. 그렇지만 그도 딸과 남편이 있고 그동안 엄마를 잘 따라왔기에 폭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의 각성이 커진 거죠."

공효진은 경주기행의 이야기와 함께 작업한 다른 배우들의 힘을 믿어보려고 한다. 이번에 스코어가 올라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는 살떨리는 경험을 하고 싶다고 흥행 욕심을 드러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공효진은 "'경주기행'의 이야기와 함께 작업한 다른 배우들의 힘을 믿어보려고 한다. 이번에 스코어가 올라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는 살떨리는 경험을 하고 싶다"고 흥행 욕심을 드러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2019년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 이후 7년 만에 다시 딸과 엄마로 만난 이정은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공효진은 "이미 한 번 같이 해봤으니까 어떤 식으로 현장에 있는지 파악이 되고 글만 보고도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 예측이 되니까 소통이 수월했고 훨씬 편안했다"고 이유 있는 신뢰를 내비쳤다.

"이정은 선배님은 늘 변함없이 따뜻하세요. 누구나 만나보면 다 좋아할 만한 분이시죠. 비슷한 연기 결을 갖고 있어서 장면을 두고 디테일한 얘기들이 잘 통해요. 대본에 없는 것도 잘 받아주시고요. 제가 코미디를 던지는데 상대가 코미디로 못 받으면 살릴 수 없거든요. 연기는 같이하는 거니까 상대가 어떻게 받는지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데 이런 부분이 정말 잘 맞았어요."

노개런티로 작품에 힘을 보탠 변요한의 열연을 향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효진은 "백성현 역을 변요한이 해줘서 영화가 더 풍성해졌다. 처음에는 관객들이 얼굴을 모르는 신인 배우를 찾으려고 했는데 그 누군가가 저희를 긴장하게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며 "그러다가 변요한이 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합류하게 됐지만 신의 한 수였다"고 강조했다.

공효진은 경주기행은 제 필모그래피에 아주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공효진은 "'경주기행'은 제 필모그래피에 아주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동안 드라마 '고맙습니다' '파스타'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괜찮아, 사랑이야' '프로듀사' '질투의 화신' 등으로 수많은 대표작과 인생캐를 탄생시켰고, '동백꽃 필 무렵'으로는 연기대상을 품에 안으며 안방극장에서 대체 불가한 입지를 다진 공효진이다.

물론 지난 2월 종영한 tvN '별들에게 물어봐'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현재 방영 중인 MBC '유부녀 킬러'가 10%를 넘고 상승세를 타면서 '흥행퀸'의 저력을 다시 입증하고 있다. 다만 이와 반대로 극장가에서는 이렇다할 굵직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제가 지금까지 찍은 영화들을 합쳐도 천만이 될까 싶어요. 흥행은 신의 영역이더라고요. 지금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나 '오디세이' 등 좋은 작품들이 극장에 많이 걸려있지만 저희 영화도 흐름상 궁금증을 유발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흥행을 섣불리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와 다른 배우들의 힘을 믿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스코어가 올라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는 살 떨리는 경험하고 싶어요(웃음)."

이날 공효진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완성본을 두고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고 동료들에게는 각별한 애정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경주기행'은 제 필모그래피에 아주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의미를 되새겼고, "이 영화의 핵심은 엄마다. 나에게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복수해 주는, 100% 믿음이 가는 존재와 가족의 유대를 관객들도 극장에서 느껴달라"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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