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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철회율 62.5% '최고' 불명예…키움증권, 신규 예심도 '0'
입력: 2026.08.28 10:00 / 수정: 2026.08.28 10:00

2024~2025년 일반기업 8곳 중 5곳 예심 철회
엄주성 체제 IB 확대에도 IPO는 뒷걸음


엄주성 대표가 이끄는 키움증권이 2024~2025년 주관한 일반기업 신규상장 예비심사 8건 가운데 5건이 철회된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주요 9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62.5%의 철회율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엄주성 대표가 이끄는 키움증권이 2024~2025년 주관한 일반기업 신규상장 예비심사 8건 가운데 5건이 철회된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주요 9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62.5%의 철회율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엄주성 대표 취임 이후 기업금융(IB) 외연을 넓혀온 키움증권이 유독 기업공개(IPO)에서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관 기업의 예비심사 철회가 잇따른 데 이어 올해는 신규 청구까지 끊기면서 IPO 경쟁력에 물음표가 붙었다.

◆ 8곳 중 5곳 중도하차…2위보다 29.2%p 높았다

28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 등을 토대로 2024~2025년 국내 주요 증권사 9곳의 일반기업 신규상장 예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키움증권의 청구 건수는 8건, 심사철회는 5건으로 나타났다. 철회율은 62.5%로 비교 대상 가운데 가장 높았다. 2위인 신한투자증권은 21건 중 7건이 철회돼 33.3%를 기록했다. 키움증권과의 격차는 29.2%포인트에 달했다.

대신증권은 26건 중 8건으로 철회율이 30.8%, 한국투자증권은 33건 중 10건으로 30.3%였다. NH투자증권은 37건 중 11건(29.7%), 삼성증권은 28건 중 8건(28.6%), 미래에셋증권은 44건 중 11건(25.0%)이었다. 하나증권은 4건 중 1건으로 25.0%, KB증권은 25건 중 5건으로 20.0%를 기록했다.

집계는 청구일을 기준으로 일반기업 신규상장 가운데 대표·공동대표·공동주관사로 참여한 건만 대상으로 했다. 단순 인수단으로 참여한 사례는 제외했다. 2025년에 청구한 뒤 2026년에 심사를 철회한 에코크레이션도 2025년 청구분의 철회로 포함했다. 스팩합병과 리츠, 재상장, 이전상장은 제외했으며 철회는 KIND상 심사철회로 확인된 사례만 반영했다. 예심 승인을 받은 뒤 공모나 상장 절차를 철회한 사례와 심사 미승인 건은 철회 건수에 넣지 않았다.

키움증권의 전체 청구 건수가 8건으로 다른 대형 하우스보다 적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절반이 넘는 기업이 예심 단계에서 이탈했다는 점은 부담이다. 엄 대표 취임 이후 키움증권이 전통 IB 강화에 힘을 실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IPO 부진은 더 도드라진다.

대우증권 주식인수부 등을 거친 엄 대표는 2024년 1월 취임한 뒤 IB 조직과 영업 기반 확대에 나섰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기준 키움증권의 DCM 주관실적은 2024년 8조7800억원에서 2025년 12조2583억원으로 39.6% 증가했다. 순위도 11위에서 4위로 뛰었지만, IPO에서는 같은 기간 주요 하우스 중 가장 높은 예심 철회율을 기록했다.

◆ 코스피 대표주관 딜도 철회…기술특례 딜도 잇단 제동

키움증권이 2024년 예심을 청구한 일반기업은 도우인시스·아른·에이스엔지니어링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아른과 에이스엔지니어링이 심사를 철회했다. 2025년에는 숨비·제이피아이헬스케어·아이나비시스템즈·큐리오시스·에코크레이션 등 5곳이 도전했지만 숨비와 아이나비시스템즈, 에코크레이션이 중도 하차했다. 결과적으로 2024~2025년 키움증권이 주관해 예심을 청구한 곳 가운데 상장까지 마친 곳은 도우인시스와 제이피아이헬스케어, 큐리오시스 등 3곳뿐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일반기업 신규상장 예비심사를 한 건도 청구하지 않았다. 회사는 하반기 중 기술평가를 통과한 주관 기업을 중심으로 예심청구를 재개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키움증권은 올해 일반기업 신규상장 예비심사를 한 건도 청구하지 않았다. 회사는 하반기 중 기술평가를 통과한 주관 기업을 중심으로 예심청구를 재개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철회 배경은 기업마다 달랐다. 코스피 상장 심사부터 공모시장 침체, 기술특례 기업의 사업성과와 실적 입증까지 서로 다른 지점에서 제동이 걸렸다. 특정 업종이나 하나의 변수로 묶기 어려울 만큼 이탈 사유가 분산돼 있었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키움증권이 코스피 신규상장 대표주관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공들여온 딜이다. 2024년 8월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두고 예심을 청구했지만 약 두 달 만에 철회했다. 회사는 급격한 외형 성장 이후 상장에 앞서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서는 외주 생산처가 일부 업체에 편중된 데 따른 생산 안정성 문제가 심사 과정에서 쟁점이 됐고, 까다로운 심사에 직면한 것이 철회의 배경으로 전해졌다.

철회 이후 주관사단도 재편됐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새 공동대표주관사를 맡았고, 키움증권은 공동주관사로 역할이 바뀌었다. NH투자증권은 주관사단에서 빠졌다. 코스피 대표주관 실적을 노렸던 키움증권으로서는 주관 지위까지 한 단계 내려간 셈이다.

아른은 심사 과정의 문제보다 공모시장 상황을 이유로 상장을 접었다. 유아용 마이크로킥보드 국내 유통사인 아른은 2023년 매출 421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한 흑자 기업이었지만 2024년 10월 예심을 청구한 뒤 이듬해 2월 철회했다. 모회사 에이치피오는 IPO시장 악화로 당초 목표했던 해외 진출 자금을 충분히 모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상장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느냐와 별개로 공모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시기를 다시 택한 사례다.

기술특례를 택한 기업들은 기술력보다 사업성과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드론 기업 숨비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뒤 2025년 1월 예심을 청구했지만 석 달여 만에 철회했다. 숨비는 드론산업 환경과 회사의 성장 단계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며 매출 안정성을 확보한 뒤 상장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서는 기술력과 별개로 실제 수주 물량이 충분한지, 수주가 향후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심사 과정에서 쟁점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숨비의 2024년 매출은 27억원, 영업손실은 69억원이었다.

아이나비시스템즈도 2025년 4월 기술특례 방식으로 예심을 청구했다가 같은 해 7월 자진 철회했다. 회사는 기술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지만 거래소가 명확한 사업성과와 매출 실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심사 기조를 강화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서는 회사가 기술력으로 내세운 자율주행 부문에서 아직 뚜렷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기술특례가 아닌 일반상장 방식으로 재도전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아이나비시스템즈의 2024년 매출은 약 163억원, 영업손실은 약 24억원이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 플랜트 기업 에코크레이션은 심사 장기화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예심을 청구한 뒤 6개월 넘게 심사를 받다가 올해 1월 상장 절차를 멈췄다. 에코크레이션의 2024년 매출은 전년 4억원에서 196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심사 과정에서는 단기간 크게 늘어난 매출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지가 주요 검증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마다 시장 상황과 재무 상태, 거래소 심사 변수가 달랐던 만큼 5건의 철회를 모두 키움증권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다만 대표주관사는 상장 전 실사를 통해 기업의 사업성과 재무구조를 점검하고, 적절한 상장 방식과 시기를 정해 거래소 심사에 대응한다. 서로 다른 이유로 주관 기업의 이탈이 반복됐다는 점에서는 키움증권의 딜 선별과 사전 준비 과정도 함께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 올해 신규 청구까지 전무…키움증권 "예심 일정 조율"

상장을 마친 딜이라고 과정이 모두 순탄했던 것도 아니다. 도우인시스는 거래소 예심 승인을 받은 뒤 증권신고서를 네 차례나 정정했다. 최대주주와 과거 주주 사이의 수익공유 계약 등이 신고서에서 빠진 사실이 기관 수요예측 도중 확인되면서 수요예측이 한 차례 중단됐고, 상장 일정도 약 3주 미뤄졌다.

최근 2년간 높은 철회율에 이어 올해는 신규 청구까지 끊겼다. 이달 27일 기준 키움증권이 대표·공동대표·공동주관사로 참여해 새로 예심을 청구한 일반기업은 한 곳도 없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16건, 한국투자증권은 13건의 일반기업 신규상장 예심을 청구했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10건, NH투자증권은 9건을 냈고 KB증권은 5건, 하나증권은 4건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도 1건을 청구했다.

키움증권은 IPO 시장 자체가 침체된 이유도 있고, 파이프라인 자체가 비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신규 청구한 기업은 없다"며 "일부 섹터 중심의 시장 분위기로 올해 진행 예정이던 업체들의 상장 시기를 전략적으로 조정한 데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주관 기업에 프리IPO(Pre-IPO) 투자까지 병행하는 만큼 단기적인 상장 건수보다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점을 선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측은 일반기업 IPO와 별개로 스팩에서는 주관 실적을 쌓았다고도 부연했다. 회사가 주관 실적으로 제시한 에르코스와 SMCG는 지난해 각각 키움제6호·제7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코넥스 상장사였던 지슨은 키움제8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올해 4월에는 키움히어로제2호스팩이 코스닥에 상장했다.

키움증권은 하반기 일반기업 신규상장 예심청구를 재개할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주관 기업 가운데 상반기 기술평가에서 심사 요건을 충족한 업체들이 있어 청구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이르면 연말 상장까지 목표로 했지만 하반기 예심청구가 몰리면서 실제 상장 시점은 내년 상반기를 현실적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당장의 상장 건수보다는 발행사에 최적의 상장 시기를 제공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살피며 예비심사 청구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며 "유망 기업 발굴과 투자를 지속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상장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청구와 상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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