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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SKIET '헐값' 재합병에 주주 불만 고조
입력: 2026.08.27 15:15 / 수정: 2026.08.27 15:15

공모가 7분의 1 합병가액에 소액주주 반발
주가도 합병가액보다 낮아져
증권가 우려·기대 교차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흡수합병 발표 직후 11.04% 급락한 11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더팩트 DB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흡수합병 발표 직후 11.04% 급락한 11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9년 물적분할해 외형을 키웠던 배터리 분리막 전문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7년 만에 다시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최종 산정된 합병가액이 상장 당시 공모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소액주주들의 자산 가치가 훼손됐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SKIET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합병비율은 SKIET 보통주 1주당 SK이노베이션 보통주 0.1174540주이며, SKIET 보통주 주주들에게는 신주 유상증자 형태로 SK이노베이션 주식이 교환 지급될 예정이다.

논란이 된 대목은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인 합병가액이다. 이번에 산정된 SKIET의 합병가액은 주당 1만4783원으로, 지난 2021년 5월 상장 당시 일반투자자 청약 증거금 80조원을 돌파하며 기록한 공모가(10만5000원)의 고작 14%에 불과한 수준이다.

공모가보다 7분의 1이나 줄어든 가격은 물론 한때 주당 24만원을 넘나들던 시기를 고려하면 장기 투자를 진행한 소액주주들은 사실상 막대한 손실을 강제로 확정당하는 구조다.

문제는 SKIET 주주 중 99.9%가 소액주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보유 지분율은 30.72%(2512만6335주) 수준이나, 사업 재편에 따른 기업의 자금 부담을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 평가도 부정적이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합병 발표 직후인 전날 코스피에서 전 거래일 대비 11.04% 급락한 11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SKIET 주주들이 향후 교환하게 될 주식의 시장가치는 약 1만3058원으로 공식 산정된 합병가액보다 더 낮아진 상태다. 다음 날인 27일 장에서는 장 초반 보합권에 그친다. 전날 상한가에 마감한 SKIET도 같은 날 장 초반 7%대 급락 중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주주들 사이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역력하다. 주주들은 온라인 종목 토론방 등을 통해 "성장성이 높을 때는 물적분할로 알맹이만 쏙 빼서 따로 상장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더니,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 등으로 업황이 나빠지자 대주주 편의대로 저점에서 다시 합병해 소액주주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자회사 물적분할과 상장 과정에서 누적된 SK이노베이션의 주주 가치 훼손이 이번 재합병으로 심화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가 지원의 불확실성을 낮췄다는 긍정적 해석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SKIET 물적분할 시 SK이노베이션의 기존 주주들은 분할 법인에 대한 주식을 받을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고, SKIET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역시 중복 상장 할인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현재는 분리막 사업 부진과 재무위험을 신주 희석과 자금 부담 형태로 다시 떠안게 됐다. 기존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자산가치가 크게 훼손된 시점에 생산능력 구조조정과 손상처리를 선행하고 잔여 지분을 흡수함으로써 추가 지원의 불확실성은 낮추고, 향후 업황 정상화 가치는 모회사 주주에게 집중시키는 거래에 가깝다"며 "합병 자체보다 SKIET의 분기 적자 축소 속도, 폴란드 가동률 상승, 추가 자본지출 억제와 에너지저장장치(ESS)·유럽 고객을 중심으로 한 신규 수주 가시성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의 최종 성사 여부가 오는 11월로 예정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에 달렸다고 평가도 나온다. 회사 측이 제시한 SKIET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한도 금액은 총 3500억원이다. 만약 합병에 반대해 현금 청산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청구 가액이 한도를 넘는다면 합병 계약 자체가 해제되거나 조건이 전면 재조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자회사 흡수합병을 통해 조직 통합과 중복 비용 절감 등 효과로 볼 이익을 연간 약 600억원으로 추산하고, 분리막 사업을 2년 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공시했다. 또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내달 14일 소액주주 대상 대면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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