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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은 대형사 쏠림·IB는 경쟁력 약화…중소형 증권사 하반기 '비상'
입력: 2026.08.25 00:00 / 수정: 2026.08.25 00:00

중소형사 상반기 순익 63% 늘었지만 대형사는 129% 급증
거래대금·예탁금 감소 전환…브로커리지 호황 지속 불투명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지만, 대형사와의 실적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하반기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의 수익성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팩트DB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지만, 대형사와의 실적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하반기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의 수익성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지만 대형 증권사와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과 투자자예탁금까지 감소하면서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리테일 시장의 대형사 쏠림에 더해 상대적으로 약한 투자은행(IB) 경쟁력을 보완할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시급하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현대차증권, SK증권, iM증권, 다올투자증권, 한양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등 주요 중소형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대체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의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2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00% 급증했다. SK증권은 569억원으로 266.4%, 유진투자증권은 1202억원으로 203.7% 늘었다. 교보증권(1585억원)과 현대차증권(593억원)도 각각 49.5%, 48.2% 증가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브로커리지였다. 증시 강세로 주식 거래가 급증하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 유안타증권의 상반기 수탁수수료는 35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1.6% 증가했고 SK증권도 318억원에서 966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상반기에만 수탁수수료 1421억원을 거뒀다.

다만 증시 호황의 과실은 대형 증권사에 더욱 집중됐다. 자기자본 기준 대형 증권사 10곳의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0조268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조4858억원보다 128.9% 증가했다. 중소형 증권사 12곳의 순이익 증가율 62.94%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대형사 10곳 가운데 6곳이 반년 만에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중소형사 역시 증시 활황의 수혜를 입었지만 대형사의 이익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던 셈이다. 대형사들이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리테일뿐 아니라 IB와 트레이딩 등에서 고르게 수익을 확대하면서 실적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하반기 들어 중소형사의 실적을 지탱했던 브로커리지 환경마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99조5000억원으로 전월 137조5000억원보다 27.6%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14일 기준 100조7103억원으로 지난 6월 중순 역대 최고치인 139조6948억원보다 약 28% 줄었다.

거래대금 자체가 감소하는 가운데 리테일 시장에서는 자본력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해외주식 서비스 등을 앞세운 대형 증권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로서는 거래 감소와 고객 확보 경쟁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과 신용융자, 고객예탁금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과거 추이를 감안하면 추세적인 하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사 실적은 2분기가 고점으로 평가되며 하반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상반기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브로커리지 둔화를 보완해야 할 IB 부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소형 증권사 10곳의 올해 상반기 IB 관련 수수료수익은 2084억원으로 전년 동기 2057억원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10곳 가운데 7곳의 IB 관련 수수료가 감소했다.

교보증권은 4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감소했고 현대차증권은 27.5% 줄어든 22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46.7% 감소한 156억원에 그쳤다. iM증권과 BNK투자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등도 감소했다.

반면 자본 확충에 나선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163억원이었던 IB 관련 수수료가 올해 457억원으로 180.3% 급증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5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후 인수금융 등으로 영업 영역을 넓힌 결과다.

결국 중소형 증권사 사이에서도 자본력에 따른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사는 풍부한 자기자본을 활용해 대규모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자본 규모와 딜 소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크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와 전통적인 IB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교보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은 코스콤과 공동 토큰증권(STO)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화에 앞서 관련 시장에 진입해 새로운 수수료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자체 디지털자산 플랫폼(DAP)을 출시하고 실물자산(RWA)의 토큰화부터 발행·유통, 담보금융까지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두나무 지분율을 기존 5.94%에서 9.84%로 확대하며 디지털자산 사업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한양증권은 장외파생상품업 인가 취득을 준비하면서 대차중개와 신용공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iM증권도 지난 7월 1500억원에 이어 이달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을 결정하며 자본 여력을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익구조에 따른 실적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는 증시 활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동반 증가했지만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국면에서는 IB와 WM, 트레이딩 등 비브로커리지 부문의 경쟁력이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중소형 증권사들도 브로커리지 수혜를 누렸지만 대형 증권사의 이익 증가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빨랐다"며 "하반기 거래대금까지 감소하면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리테일 경쟁력을 지키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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