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테슬라 300만대 리콜…9개 업체 총 427만대
美도 비상 탈출 기준 강화 착수·글로벌 도어 설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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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대규모 리콜에 이어 미국도 안전기준 강화에 나서면서 테슬라가 확산시킨 매립형 도어 손잡이가 퇴출 기로에 섰다. /뉴시스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테슬라가 확산시킨 매립형 전동식 도어 손잡이가 안전 문제로 중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규제 대상에 오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테슬라 차량 300만대가 리콜 대상에 포함됐고 미국 정부도 사고 시 차량에서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안전기준 개정에 착수했다.
24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에서 매립형 도어 손잡이 안전 문제로 차량 300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충돌 사고 등으로 전력 공급이 끊길 경우 전동식 손잡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을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매립형 도어 손잡이는 평소 차체 안쪽에 들어가 있다가 탑승자가 차량에 접근하거나 손잡이를 누르면 밖으로 나오는 방식이다. 차체 밖으로 손잡이가 돌출되지 않아 공기저항을 줄이고 디자인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테슬라가 선도적으로 적용한 이후 전기차를 중심으로 여러 완성차 업체가 비슷한 구조를 채택했다.
문제는 사고로 차량 전력이 끊겼을 때다. 전자식 개폐 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외부에서 문을 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탑승자가 내부 수동 개폐 장치의 위치나 사용법을 알지 못하면 탈출이 늦어질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테슬라 차량의 충돌 사고 이후 문이 열리지 않아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충돌 후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차량에서 탑승자나 구조대원이 문을 열지 못한 사고가 최소 12건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15명이 숨졌다.
테슬라는 중국 리콜을 통해 사고 발생 후 창문을 자동으로 내리는 소프트웨어를 추가하고 비상용 수동 개폐 장치 위치를 알리는 라벨을 부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샤오미 등 현지 전기차에서도 관련 사고가 이어지면서 매립형 손잡이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졌다. 이에 테슬라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 9곳이 관련 리콜에 나섰으며 대상 차량은 총 427만대에 달한다. 중국에서 동일한 품질 문제로 진행된 리콜 가운데 최대 규모다.
중국 정부는 매립형 도어 손잡이에 대한 안전기준도 강화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차량 내·외부에 기계식 문 열림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자동차 문손잡이 안전 기술 요구'를 마련했다. 새 기준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며 기존 판매 차량과 출시 예정 차량도 2029년 1월까지 기준에 맞춰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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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사이버트럭 /뉴시스 |
새 기준에 따르면 차량 외부에는 전원이 끊겨도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실내에도 탑승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물리식 개폐 장치를 설치하고 문을 여는 방법을 안내하는 표지를 부착해야 한다.
미국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모든 자동차에 쉽게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는 비상 탈출용 도어 시스템을 의무화해 달라는 청원을 받아들이고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 개정을 위한 규정 제정 절차에 착수했다.
새 기준이 최종 확정되면 테슬라뿐 아니라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가 적용 대상이 된다. 전동식 도어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에서 사고로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탑승자가 쉽게 문을 열고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논의는 지난해 11월 실리콘밸리의 한 엔지니어가 NHTSA에 청원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청원인은 전자식 또는 숨겨진 방식의 도어 잠금·해제 시스템이 안전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며 모든 차량에 직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비상 탈출 장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규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NHTSA는 규정 제정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 자료와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안전기준 도입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할 계획이다. 미국 소비자단체 자동차안전센터는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완성차 업체의 의무 준수 시점은 2030년 이전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관련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도어 설계에도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미국 모두 주요 자동차 시장인 만큼 국가별 규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만큼 안전 기준을 강화하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별 사양 대응이 필요해질 경우 제조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완성차 업체들이 공기저항 감소와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립형 손잡이를 도입해 왔지만 전기차는 전자식 도어 개폐 구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로 배터리나 전력 공급이 차단되면 문을 열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계식 개폐 장치 의무화 등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향후 신차 설계 과정에서도 관련 안전 설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