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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 같은 권리"…삼전 DX 노조, 반도체 성과급에 성난 목소리
입력: 2026.08.21 18:01 / 수정: 2026.08.21 18:01

동행노조, 자사주 1000주, 교섭 백지화 요구
이미 이행 끝난 임금협약, 집회 명분 논란도


삼성전자 DX 부문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대에서 DS부문과 보상 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 가운데, 무대에 이재용 회장님 DX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어주세요라는 벽보가 붙어 있다. /김성렬 기자
삼성전자 DX 부문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대에서 DS부문과 보상 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 가운데, 무대에 '이재용 회장님 DX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어주세요'라는 벽보가 붙어 있다. /김성렬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이 노동조합 조끼를 입은 인파로 가득 채워졌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이 주축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이날 오후 3시부터 보상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면서다. 오후 5시 30분 기준 추산 3000명가량이 모였다.

동행노조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의 보상 격차 해소를 요구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타결·이행이 끝난 임금협약을 다시 흔드는 집회라는 시각도 나왔다.

동행노조의 요구는 △DX 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 보상안 마련 △2026년 임금교섭 전면 백지화와 실질 교섭 △2027년 성과급 공통재원 사전 확보와 규모 공개 등이다.

무대 정면에는 '같은 회사 같은 권리, DX 차별 멈춰라'라는 문구가 걸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을 배경으로 "DX 직원들의 목소리라도 들어달라"는 메시지도 내걸렸다. 무대 한편에는 'DX 부문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를 붙인 조화가 놓였다.

요구 수준은 회사가 지급한 물량을 웃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DX 부문과 CSS사업팀 직원 4만9345명에게 1인당 600만원 상당인 22.65주를 지급했다. 총 108만3434주, 7월 6일 종가 기준 3445억원 규모다. 노조 요구인 1000주는 44배 수준으로, 현재 주가를 적용하면 12조원을 넘는다.

동행노조는 DS 부문에 사업성과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이 신설된 반면 DX 부문은 일회성 자사주 지급에 그쳤다고 주장한다. 금액 차이가 아니라 성과를 보상받는 제도와 기회 자체가 차등 설계된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산정 근거로는 과거 기여분을 든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DX 부문이 올린 실적이 반도체 시설투자 재원으로 전환됐고, 이를 1인당으로 환산하면 1000주 이상에 상응한다는 주장이다. 회사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제시하면 함께 검증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삼성전자 DX 부문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렬 기자
삼성전자 DX 부문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DS부문과 보상격차 해소'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렬 기자

가두행진에서는 경영진 책임론이 전면에 나왔다. 조합원들은 강남역에서 서초사옥 구간을 이동하며 "인력감축 중단하라", "직원들과 소통하라" 등을 외쳤다. 손에 든 슬로건에는 "직원은 권고사직, 임원은 호의호식" 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AI 전환(AX)을 둘러싼 고용 불안도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회사가 업무를 세부 단위로 쪼개 자동화 절감 시간을 측정하고 있으며, 이 자료가 인력 감축 근거로 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행노조는 앞서 법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수원지법 민사31부는 지난 6월 동행노조 측이 교섭대표노조인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낸 임금협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각하·기각했다. 5월 찬반투표는 투표율 95.5%에 찬성률 73.7%로 가결됐다.

쟁의권도 쟁점이다. 동행노조는 교섭 결렬 선언과 찬반투표 등 노동조합법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근무시간인 오후 3시부터 참여를 독려한 만큼 불법 쟁의행위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금협약 효력이 유지되는 내년 2월 28일까지는 쟁의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평화의무' 위반이라는 해석도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연차와 사내 휴무 제도인 '디데이'를 활용해 자발적으로 참석한 만큼 쟁의행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행노조 몸집은 임금협상 이후 급격히 불어났다. 4월까지 2000명대였던 조합원은 이달 3만400여명으로 늘어 전삼노(2만4000여명)를 제치고 2대 노조가 됐다. DX 부문 직원 4만90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가입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노사 합의에 따른 자사주 지급을 완료했다. 임금 6.2% 인상과 복리후생 확대도 시행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적자의 고통을 분담해야 할 시기에 합의마저 뒤집는 집회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행노조는 회사가 답하지 않으면 행동 수위를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다음 집회는 이재용 회장 자택이 있는 한남동에서 열겠다고 언급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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