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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질서 수호(?)"…이중근 부영 회장의 두 번째 '한강뷰 전쟁'
입력: 2026.08.22 00:00 / 수정: 2026.08.22 00:00

신세계 일가 이어 조정호 메리츠 회장 상대로 가처분 소송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울 한남동 자택 맞은편에 단독주택을 짓고 있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조망권 침해를 주장하며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 DB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울 한남동 자택 맞은편에 단독주택을 짓고 있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조망권 침해를 주장하며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 DB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주변의 '한강 조망권'을 지키기 위한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17년 전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일가와 조망권을 두고 맞붙은 데 이어 이번에는 또 다른 이웃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신축주택을 문제 삼았다.

이중근 회장 측은 한강 조망권과 더불어 이웃 간 주거 질서와 공동체의 규범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의 부지 주변 신축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선이 엇갈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5월 14일 조 회장과 시공사를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지난달 2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기각됐다. 이후 즉시항고에 나서는 한편 용산구청을 상대로 건축허가무효확인 소송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단독주택이 조 회장이 단독주택을 신축하는 터(왼쪽)는 이 회장의 집(오른쪽 빨간 벽돌)과 남동쪽 방향으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이새롬 기자
단독주택이 조 회장이 단독주택을 신축하는 터(왼쪽)는 이 회장의 집(오른쪽 빨간 벽돌)과 남동쪽 방향으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이새롬 기자

갈등은 조 회장이 1992년부터 보유한 한남동 부지에 최근 단독주택을 짓기 시작하며 불거졌다. 이곳에 짓고 있는 집은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2014㎡ 규모로,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조 회장이 주택을 짓고 있는 부지와 도로 약 5m를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는 이 회장 소유 부지가 자리한다. 이 회장 측은 해당 부지를 "주택 건축을 목적으로 매입했다"고 밝혔지만, 2015년 매입 이후 현재까지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나대지 상태다.

이 회장 측은 조 회장의 주택이 계획대로 완공되면 조망권이 크게 침해받는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단순한 개인 조망권을 넘어 한남동 일대의 건축 질서와 공동체의 주거환경을 지키기 위한 소송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 측은 "조 회장은 건축법을 위반해 높이 제한을 회피하는 방식 등으로 건축을 강행했고, 그 결과 이 회장은 조망권을 심대하게 침해받게 됐다"며 "이러한 위법한 건축이 허용되면 인접 주택 소유자들이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높이려는 유인이 생겨 기존 건축 질서가 훼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 회장 주택으로 이 회장 측 조망이 일부 제한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이 회장 소유 부지가 현재 나대지인 점과 조 회장 역시 자신의 토지를 이용할 재산권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공사를 중단할 정도의 사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미 골조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공사 중단에 따른 안전상 피해 가능성도 고려됐다.

이 회장 측은 건축허가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 주택이 건물 높이를 산정하는 전면도로를 잘못 설정해 높이 제한을 사실상 회피했다는 주장이다. 지표면과 성토 방식, 옥탑 면적, 지하층 용도 등에서도 법규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는 현재 이 회장 측의 주장으로, 실제 위법 여부는 진행 중인 행정소송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한남동 이웃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 등과도 한강 조망권을 두고 다툰 적이 있다. 사진은 조 회장 주택 공사현장 너머로 보이는 이 회장의 집. /이새롬 기자
이 회장은 한남동 이웃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 등과도 한강 조망권을 두고 다툰 적이 있다. 사진은 조 회장 주택 공사현장 너머로 보이는 이 회장의 집. /이새롬 기자

한남동에서 이 회장이 한강 조망권 등을 이유로 이웃과 법정 다툼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장 측은 2009년 인근에 주택을 짓던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측을 상대로도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을 제기했다. 당시에는 법원이 조망이익 침해가 수인한도를 넘어선다고 판단해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신세계 측이 당초 계획보다 건물 층수를 낮추면서 갈등은 마무리됐다.

17년 만에 다시 시작된 조망권 분쟁에서는 일단 법원이 과거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항고와 행정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조 회장 측과의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회장 측은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상식에 기반한 원칙과 법령에 따라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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