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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여력 30조 늘었는데…KB '주담대 3억' 빗장 풀릴까
입력: 2026.08.24 00:00 / 수정: 2026.08.24 00:00

농협 변동형 주담대 재개…KB는 주택구입자금 최대 3억원 유지
은행별 목표 아직 미확정…집단대출·청년·실수요자 우선 공급


NH농협은행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재개한 반면 KB국민은행의 주담대 3억원 한도를 비롯한 신한·하나·우리은행의 자체 규제는 그대로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KB국민은행 디지털밸리종합금융센터. /이선영 기자
NH농협은행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재개한 반면 KB국민은행의 주담대 3억원 한도를 비롯한 신한·하나·우리은행의 자체 규제는 그대로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KB국민은행 디지털밸리종합금융센터.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NH농협은행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규 취급을 재개하며 은행권의 대출 빗장이 일부 풀리기 시작했지만 KB국민은행은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 3억원 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하나·우리은행도 자체적인 가계대출 관리 조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의 가계대출 공급 여력 확대를 계기로 은행 규제가 완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n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10일부터 시행 중인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 3억원 제한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 적용하는 한도보다 자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더 높인 조치다.

국민은행은 신용대출도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하고 신규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최대 5000만원으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동시에 조이는 자체 총량 관리 조치를 이어가는 셈이다.

다만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과 정책대출 등은 일반적인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와 성격이 다른 만큼 별도로 관리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실수요자와 주택공급 관련 자금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국민은행 역시 향후 추가 대출 여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자체 규제의 조정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정부가 가계대출 공급 여력을 확대하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전체의 연간 가계대출 공급 여력은 기존 약 30조원에서 50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추가로 확보되는 여력은 약 26조~30조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금융권 전체 목표가 3%로 높아졌다고 해서 은행별 대출 한도가 일률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각 금융회사의 기존 총량 목표와 올해 들어 실제 취급한 대출 규모, 향후 주택 관련 자금 수요 등을 고려해 회사별 목표를 다시 정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계획 관련 은행권 실무회의'를 열고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 목표 조정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을 비롯해 기업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의 가계대출 담당 실무자가 참석했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3억원 한도 완화 여부 역시 이 같은 은행별 추가 여력 배분 결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이 추가 가계대출 한도를 충분히 확보할 경우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자체 규제를 일부 조정할 여지가 생길 수 있지만 새 총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집단대출이나 청년·실수요자 지원에 배정된다면 일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곧바로 완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5대 은행에 돌아갈 추가 주담대 공급 여력은 약 7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5대 은행에 돌아갈 추가 주담대 공급 여력은 약 7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농협은 먼저 풀었지만…KB는 새 총량 기다린다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20일부터 변동금리형 주담대인 'NH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재개했다. 지난 6월 1일부터 총량 관리를 위해 신규 취급을 제한한 지 약 두 달 반 만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상향한 이후 5대 은행 가운데 나온 첫 자체 규제 완화 조치다. 다만 농협은행 역시 MCI·MCG 가입 제한과 신용대출 관련 규제 등 다른 총량 관리 조치는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아직 3억원 주담대 한도를 포함한 기존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당장 정부가 전체 금융권의 대출 공급 여력을 확대했더라도 국민은행에 실제로 배정되는 추가 한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먼저 규제를 풀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신한·하나·우리은행 역시 자체 관리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 등을 통해 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일부 주담대 신규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영업점별 주택 관련 대출 취급 물량 등을 조절하며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5대 은행에 돌아갈 추가 주담대 공급 여력이 약 7조5000억원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다만 실제 규모는 당국이 각 은행의 기존 목표와 대출 증가 실적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늘어난 여력을 일반적인 주택구입 자금보다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축 단지 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 관련 자금, 청년·중저신용자 등 실수요자 대출에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높은 점도 주담대 한도가 단기간에 풀릴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전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어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 관련 대출은 12조2000억원,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도 대출 총량 확대가 가계대출 규제를 전면적으로 완화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열린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도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실수요 자금을 적기에 공급하는 동시에 가계부채와 투기적 대출에 대한 관리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이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다시 확대할지는 이달 중 은행별 가계대출 관리 목표가 확정된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변경된 총량 목표를 통지받지 못해 현재까지 제한 조치에 대한 변경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추후 변경된 목표를 통지받은 뒤 가계대출 추이와 당국의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추가적인 대출 공급 여력이 확보될 경우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와 실수요자 지원 정책 취지에 맞춰 이주비·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과 청년·실수요자 대상 자금 공급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배분 방식은 향후 자금 수요와 가계대출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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